’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프랑수아즈 사강 (Francoise Sagan)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했던 시절, 사강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은 나의 모토였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라고 생각하는 최대한의 자유를 추구했다. 하지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제멋대로 한 일들 또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후회와 상처만이 가슴에 보이지 않는 낙인처럼 남아있을 뿐... 구분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리면, 자신만의 생각은 자신에게 편한대로 기울게 된다.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자유로부터의 도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나약한 모습. 인생의 덧없음에 기대어 자신을 깨닫지 못하고 실존을 확인받으려 하는 존재의 몸부림. 나 따위 하나 죽어없어진다고 달라질게 있나? 라고 생각하여 생의 끈을 놓아버리려 하는 사람들.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분노에 될대로 되라지! 라며 마지막 발악처럼 자신을 내던져 버리는 사람들. 처벌을 강제하고 비난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영원히 끝이 보이지 않는 악순환. 최악의 선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하기 전에 누군가 자신을 생각해 주는 세상과 연결된 끈이 있다는 믿음을 느낄 수 있도록. 그들과 나는 하나였음을. 이제 이 말을 바꾼다면 다음과 같이 바꾸고 싶다. ’ 누군가에게 슬픔을 주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없다 ’ 존재 그 자체로의 소중함, 소멸하는 것에 대한 슬픔, 모든 이들을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