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 환상 속에 현실이 있다. ’편혜영’

 

Q. 온라인 도서전 <한국문학의 미래, 그 젊은 상상>행사에 참여하게 되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젊은’이라는 형용사가 눈에 띄어 기분이 좋습니다. ^^  
문학 계간지를 통해 발표된 단편 소설 같은 경우는 소설집으로 묶이기 이전에는 일반 독자 여러분과 만날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은데, 책으로 묶이기 이전에 좀더 독자 여러분을 빨리 만날 수 있게 되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선보이실 작품 소개를 해주세요.

A. <관광버스를 타실래요?>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입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로 관광버스를 타 본 적이 없는데도 평일 도로 위에 항상 관광버스가 눈에 띄는 걸 보면서 어떤 사람들이 관광버스를 탔을까, 도대체 관광버스를 타고 어디로 갈까, 하고 궁금해 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상사의 심부름으로 자루를 옮기는 일을 맡게 된 두 사람이 평일의 관광버스에 타게 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내용물을 전혀 알 수 없는 자루를 옮기면서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서로를 조금 이해하게 되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Q. 최근 서점들 사이에 작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어떠신지요?

A. 작가를 모시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점들이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을 위해서 작품을 수월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통로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쓰고 계시거나 구상 중이신 작품도 궁금해요!

A. 가제이긴 합니다만, <아파트먼트>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발견된 시체를 기점으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속물성과 불안감에 대해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Q. 글을 쓰실 때 작가님만의 징크스가 있다면요?

A. 별로 없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한 곳에서만 쓸 수 있었는데, 혹은 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끄러운 곳에서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도 씁니다. 그럴 경우는 마감이 임박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될 때이긴 합니다만.

Q. 이제 곧 겨울인데요, 선생님만의 겨울나기 계획도 듣고 싶습니다.

A. 누구에게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계획이라면, 특별할 게 없습니다. ^^ 남들보다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옷을 더 단단히 입고, 두꺼운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끼고, 가급적 바깥에 잘 나가지 않습니다.

Q. 독자들이 한번쯤 꼭 읽었으면 좋을 책 한 권도 소개해주세요.

A. 최근에 읽은 것인데, 곁에 두고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을 책이 있습니다. 미국의 인류학자 로렌 아이슬리의 자서전 <그 모든 낯선 시간들>입니다. 이 책에는 ‘어떤 생의 발굴’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부제가 오히려 친밀하게 느껴집니다. 누군가의 ‘낯선 시간’을 확인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한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