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의 작품은 다양한 소재로 출간이 됩니다. 갈릴레오 시리즈 역시 재미있었고, 가가형사 시리즈 역시 그러했죠. 어떻게 이렇게 많은 소설을 낼 수 있는지..인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 이 자체만으로 대단한 작가입니다. 간간히 그저 흥미롭게 읽을 내용이 아닌 무겁고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도 있는데 오늘 읽은
<인어가 잠든 집> 후자에 속합니다.
만약 내 주위에 이런 일들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이혼을 하기로 한 부부가 어느 날 딸 아이가 사고로 뇌사에 빠지게 되고 장기기증을 하기로 했죠. 그런데, 딸이 살아날 희망이 생기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희망인지....결국, 부부는 장기기증을 거부하고 개발중인 생명연장 기계장치를 딸에게 사용하는데 동시에 실험대상이면서 부모의 희망으로 살아나기 바라는 딸이 되어버렸습니다.
절망에서 작은 희망이 보인다면 사람은 다시 일어서게 됩니다. 하물며, 생명을 다룬 상황이라면 더욱더 간절하게 되죠. 그저 뇌사와 장기기증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심심했을 텐데 이를 넘어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다시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생명을 놓아야 하나 말아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네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생명연장을 이용해서 숨을 쉬고 있는 딸인 미즈호. 어쩌면 뇌사 상태에서 모든 것을 포기했음에도 희망(?)이 보였기에 엄마는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죠. 만약,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게 가능할까? 순간 여기에서 무엇이 정상적인 것인가를 생각했어요. 놓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을 알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보내줘야 하는 것이 모두(?)에게 안전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 두 선택에서 갈등을 겪었네요.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아, 물론 기적처럼 살아난 사람들도 있지만 이건 정말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선뜻,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 라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