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재 사이트 문피아에서 총조회수 250만회를 기록한 작품. 
생과 사의 중간에 있는 망량 유진과, 수명을 대가로 시간을 되돌려주는 사신(死神) 이안의 시간의 계약 이야기. 

“너같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년들은 뒈져야 돼!”
아무런 이유 없이 지하철역에서 떠밀려 정신을 잃은 여대생 유진에게, 사신이라 주장하는 남자는 무덤덤하게 선고한다. 
“너는 그 때 죽었어.”
아직 대학교 1학년의 어린 나이.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몸이라는 사실은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다. 하지만 노숙자에게 짓밟혀 난 오른손에 든 멍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녀는 더 이상, 살아있는 몸이 아니기에. 

유진은 사신, 이안과 함께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유진은 곧 그가 인간들에게 수명을 대가로 시간을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들의 거처인 폐허가 된 백화점, 오페레타에는 끊임없이 ‘손님’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왜 여기 오는 거죠?”
“자기 인생을 얕잡아 보니까.”

여성향이면서 국내작품을 출간하는 몇 안되는 나비노블의 대표작이다. 책 가격 자체는 꽤 비싼편. 이북 등에 조금더 집중한 케이스랄까. 이북 전문 브랜드 노블오즈를 바탕으로하여 완결작품을 펀딩으로 내고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여성향'이라는 분야와 '국내작'이라는 두가지가 합쳐졌으니 다소 안정적인 루트를 찾아가는게 맞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다.

사신과 죽지못한 인간인 망량,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이 둘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명을 대가로 시간을 돌리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얽힌 이야기. 얼핏보기엔 [사신의 발라드]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 내용과 결과는 다르다. 행복을 위해 사신의 룰을 깨뜨리면서 사건에 개입하는 모모와는 다르게 이 책의 유진과 이안은 사건에 결코 개입하지 않는다.

사건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며 그들이 계약에 어긋나는 것이 있지않나, 무언가 다른 존재가 개입되지 않는가 그저 지켜보면서 묵묵히 지켜볼뿐이다. 그렇기에 이책은 단순히 사신과 망량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권 한권 에피소드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다.

다만 그 가운데 발을 디미는 망량, 유진의 존재가 이야기를 천천히 진행시켜 나간다. 사건의 결말에는 개입하지 않으나, 어째든 사건에 발을 디미는 유진은 종종 위기에 처하고 결과론적으론 이안이 개입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구조는 결과론적으로 남의 이야기로 끝날 뻔 했던 이책의 내용을 가까스로 두사람의 이야기로 되돌려 놓는다. 둘이 좋아하는건가? 이걸 독자가 눈치 채는데만 몇권이 소요되고 둘이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는데 또 몇권이 쓰인다.

개인적인 사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참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글이 별로라거나 그래서는 아니다. 글은 충실하며, 작가의 스토리텔링능력 역시 매우 출중하다. 하지만 그것이 불러일으킨 문제랄까, 보통 로맨스 소설이라면 몇권만에 파박 끝내버렸을 이야기를 너무 서서히 돌려서 진행하다보니 읽는데 긴장감이 없고 진이 빠진다. 다만 책을 손에서 놓고 싶은 정도는 아니고 놓을까 말까 고민되는 선 이랄까? 도저히 인터넷 연재작이라고는 보이지 않을만큼 느린 템포다.

어째든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글은 참 좋다. 다만 라이트노벨 수준의 자극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지루할 수 있을것이고, 순문학에 익숙한 독자라면 충분히 자극적인 그런 작품이니, 작품을 구입할때 고려할것

행성 마틴의 평화는 돌연 습격을 해온 우주함대에 의해 깨졌다. 침략자의 이름은 아브. 유전자 개조에 의해 우주공간에 적응한 인류의 자손이라고 한다. 그들의 강대한 군사력 앞에 전면항복이라는 길을 선택한 행성 정부 주석의 결단은 그의 어린 아들 진트의 장래를 크게 바꾸었다.
―운명의 장난으로 아브 성간 제국의 귀족이 된 소년의 모험을 SF 마인드로 넘치는 설정과 숨 쉴 틈도 주지 않는 스토리로 그린 초대작 스페이스 오페라.

 

작가인 모리오카 히로유키의 경우 작품도 작품이지만, 반지의 제왕의 저자인 톨킨경이새로운 언어와 하나의 신화를 창조해낸것처럼, 아브어라고하는 인공언어를 창조해낸걸로 유명하다. 물론 반지의 제왕처럼 설정만으로 책을 새로 쓸 정도는 아니다. 성계시리즈 외에도 빛과 불꽃의 전기 시리즈로 한국 독자 접했다.

 

성계 시리즈는 성계의 문장, 성계의 전기 그리고 외전격에 해당하는 성계의 단장으로 이루어져있는 일련의 시리즈 물이다. 전기란 이름에서 대략 유추 할 수 있겠지만, 작품내에서는 거대한 두 제국이 전쟁중. 거대한 전쟁의 흐름속에서 전쟁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라피르와 진트라고 하는 두명의 모험에 중점을 맞추고 써내려가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전쟁에 소홀함이 있는건 아니다. 거대한 흐름속의 한 물결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진트와 라피르의 모험은 전쟁의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인 고찰(개인적으론 고찰이라고 보기도 뭐하다 생각하지만)등의 이유로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은영전보다 오히려 한수위.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면서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써내려나가니 독자들도 이야기속에 쉬이 몰입할 수 있으며, 캐릭터들도 훨씬 좋다.

 

인형같았던 여주인공 라피르가 진트와 만나서 서서히 인간다워지고, 덜 여문 햇병아리 같았던 남주인공 진트가 라피르와 만나서 점점 성장해나가는등, 캐릭터들의 변화가 눈에 두드러진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개연성있으며 합리적이며 매우 매력적이다. 두 사람이 역경을 겪어나가면서 성장해나가며 동시에 얽혀나가는데, 앞권의 두 주인공의 인상이 완전히 오버랩되면서 독자를 매료시킨다.

■ B.A.D   지은이 : 아야사토 케이지 일러스트 : kona 역자 : 이은주 발행처 : 대원씨아이, NT Novel 발행 정보 : 2010년 12월 ~     카테고리 : 현대 일상 전기물

 

“오다기리,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일 정도가 안 되면 미친 축에는 들지 않아.”  초콜릿을 한 손에 들고 그녀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거만하고 냉혹하며 이기적인 편식가. 그리고 빨간 종이우산을 손에 들고, 고딕 롤리타 복장을 몸에 걸치고 내 절망에 뿌리친 미소를 짓는 열네 살의 이능력을 가진 소녀, 마유즈미 아자카. 하지만 그 만개한 벚꽃 아래에서 그녀는 말했다.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제11회 엔타메 대상 우수상. 잔혹하며 애절한, 추악하고 아름다운 미스터리어스 판타지 개막!

 

일본 라이트노벨 치고 이런저런 타이틀 하나 안달고 나오는 작품은 드물지만, 엔타메 대상의 경우는 조금 눈여겨 봐야한다. 패미통문고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는 엔타메 대상의 경우 좋은 말로라도 메이져한 작품을 낸다고 보긴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패미통 문고 자체가 좀 그런 경향이 강한편인데 물론 문학소녀와 같은 케이스가 없는 건 아니니 무조건 마이너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엔타메 대상 수상작 치고 멀쩡한 작품이 드문 것 역시 사실이다.(ex 개가위, 사이코메) 

이 작품 역시 평범한 라이트노벨에서 한 발짝 물러선 작품이다. 어느 정도 모에적 요소로 사용될 법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고딕 롤리타 소녀, 그러니까 여 주인공의 존재는 단순히 어디까지나 그로테스크한 작품 내용과 대비되는 요소로 사용될 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식의 구성을 사용하는 라이트노벨의 경우 실제로 알고 보면 소녀가 귀엽다는 식의 대비적 요소도 한 번씩 쓰기 마련인데, 요 작품에선 그런 부분은 찾아 볼 수없다.

작은 에피소드 몇 개가 뭉쳐서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있는데, 완전히 다른 별개의 에피소드를 한권이라는 틀에 잘 연결시키고 있다. 문장력이나 구성력은 좋은 편이나, 가독성이 그렇게 좋은 소설은 아니다.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곁가지로 붙는 게 많은 탓에 약간 너저분한 느낌도 든다.

또한 작품 자체가 무거우면서 끈적끈적하고 그로테스크하다. 상당히 잔인하다. 더 웃긴 건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스터리소설이나 호러소설로써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르 구별을 추리로 하지 않고 현대 일상 전기물로 한 것도 사실 그 때문인데, 가면 갈수록 현대적 괴이를 해결해가는 이능물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난다.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을 두고 고식 + 단장의 그림을 언급하는데, 개인적으론 공의 경계와 더 가깝다는 느낌이다.

어째든 글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데, 글을 씹으면 씹을수록 좀 찝찝한 구석이 많아서 함부로 추천하기 어렵다. 끈적끈적하고 무거운 소설이 좋다면 필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