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중학교때 판타지 작가를 꿈꾸며 글에 매진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와서 생각해보거나 다시 읽어보면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을만큼 창피한 글이지만, 나름 인터넷 사이트에서 쏠쏠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판제의 1회, 조아라 베스트 다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부족하기 짝이 없는 글이 그럭저럭 인기를 끌었던것은 나름대로 자유롭게, 즐겁게 글을 썼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뭔가를 머리속에 꾸역꾸역 넣게되니 그에 얽메여서 무언가를 쓰기가 꺼려지고, 하나하나 생각을 하게되니 글이 재미가 없어지는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현재 조아라에서 야설 연재중입니다. 쓴 소설 중에서 야설만 인기가 있더라고요(?))

그런의미에서 보면 클락워크 플래닛은 제가 잃어버린 무언가를 한껏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게임 노라이프때도 그랬지만 아마 비슷한 소재와 비슷판 플롯을 주고 글을 쓰라고 해도 저는 아마 그렇게 글을 쓰진 못할겁니다. 클락워크 플래닛이나 노게임 노라이프나, 무언가에 얽메이는것 없이 무언가 키워드나 지식이 주워지면 그것을 한껏 발휘해서 글을 전개해나갑니다. 물론 치밀하다고 볼 수도 없고 배경지식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지만 그래도 자유로운만큼 그 터무니없음을 한껏 즐기게 됩니다. 1권에서는 그냥 좀 어처구니 없다고만 생각했지만 2권까지 읽다보니 그 자유분방함에 세삼 감탄하게되더군요.

무언가에 숫자를 계속 사용하는것도 좋은 하나의 접근법입니다. 터무니없는만큼 쉽게 다가오지 않을것 같은 무언가를 이 책은 구체적인 숫자를 마구잡이로 남용함으로써 독자에게 위대함을 강요해옵니다. 1권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어처구니없고 아쉽다면 아쉽지만, 애석하게도 이책에서 치밀한 구성이나 짜임세 넘치는 무언가를 기대하기엔 좀 과한듯합니다. 이책에선 이정도가 딱 좋달까... 물론 무언가 조금더 바라는 독자에게 이 책은 그다지 좋은 책이 되진 못할겁니다. 약간 중2병 스러운 느낌도 강하고요. 저도 남에게 추천해주진 않을겁니다. 그래도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을 즐기기엔 나쁘지 않네요.

 

제목 : 소설가를 만드는법 저자 : 노자키 마도 역자 : 구자용 그림 :  출판사 : 영상출판미디어 발매현황 : 단권 장르 :

 

줄거리		목차
“소설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한테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가 번뜩였습니다.” 신출내기 작가 모노미에게 처음으로 온 팬레터. 그건 소설을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의뢰였다. 약속 장소인 기묘한 찻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인물은 세상 물정에 어둡고 어딘가 어긋나 있는 여성 무라사키. 팬레터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문장을 적은 적이 없다고 하는 무라사키에게 모노미는 ‘소설을 쓰는 법’을 지도하는데……. 노자키 마도가 보내는 회심의 미스터리 노벨. 다시 말해 ‘노벨 미스터리’ 등장.		자   Ⅰ 독자 Ⅱ 원석 Ⅲ 렉처 1 Ⅳ 렉처 2 Ⅴ 렉처 3 Ⅵ 렉처 4 Ⅶ 탄생 Ⅷ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소설

감상글

노자키 마도와는 벌써 3번째 만남이다. 사실 첫번째로 접했던 암리타나, 죽지 않는 학생이나 둘다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따로 더 접할일은 없을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또 만나게됬다. 알바로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어째든 앞의 두권은 썩 맘에 들지 않았던 이유를 먼저 이야기 해보라면, 글은 그럭저럭 잘 쓴것 같은데 뭐랄까... 이야기가 나를 납득시키지 못한달까. 물론 굳이 약간의 판타지성이 가미된 소설에 무언가 완전한 인과를 따지거나 말이 되는 무언가를 따지는게 어려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그 이상으로 위화감을 느끼니 영 별로였달까. 그런의미에서 이번권은 소재가 소설을 두고 써서일지 몰라도 큰 위화감 없이 이야기가 깔끔하게 전개됬다. 여전히 강조점은 꺼려질만큼 남발하고 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술술 넘어간다. 물론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게 앞의 두 작품만큼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조차 대충 넘거버렸던 전작들과는 다르게, 필요한 부분과 필요없는 부분을 딱 나눠서 잘 짤라냈다는 느낌.

 

 

매혹적인 일러스트와 오버로드와 유사한 설정으로 인해 큰 기대를 품고 접한 흡혈희였으나, 가면갈수록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걸 굳이 완결권까지 버티고온건, 단지 이 작품이 4권 완결이였다는점 하나뿐이다. 끊을때 끊더라도 4권정돈 괜찮잖아? 게다가 일러스트가 워낙 좋았으니.

이야기 자체는 잘 마무리 했다는 느낌도 없진않다. 오버로드도 비슷한 루트를 취하는게 최선이 아닐까 싶은 깔끔한 마무리긴 했는데, 그 과정이나 글솜씨가 영 좋지 못했다. 호쾌하게 때려부수던 먼치킨의 향기가 강했던 1권은 그나마 오버로드 열화판의 느낌은 나더라도 재미가 있었다면, 2권부터는 글쎄... 이야기 진행에 급급하다는 느낌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조성했으면 뭐하는가. 그 캐릭터를 써먹질 못하는데. 괜히 쓸데 없이 시점을 돌려가면서 이야기에 대한 몰입만 못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미유키라고 하는 매력적인 주인공을 바탕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꾸준히 진행시키면서, 흘러가는대로 냅뒀으면 그럭저럭 재밌는 작품이 나왔을것같지만, 무리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여러 무리수를 두다보니 기대 이하의 작품이 완성됬다.

 

작가의 능력이 거기까지였는가, 아니면 연재 사이트 작품의 한계였을까... 역시 오버로드를 기대하는건 무리였던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