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두 모녀에 대한 이야기다.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랐던 딸의 인생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자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엄마.

이 속에서 엄마는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 있는 통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고민에 빠져든다.

 

녹록치 않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었고

특별하다기보다는 조금 뚜렷하게 개성적인 생을 살아내는 이들의 에피소드가

담담하게 작가의 문장에 녹아 있어

이로 인해 깊은 인상이 남는 작품이 되었다.

 

평생을 핏줄로 맺어진 엄마와 딸.

 

그러나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보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더 많음을 알기에

이 책의 이야기는 그것을 생각하고 곱씹어 내기에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엄마와 딸,

모두가 읽어봐야 할 작품임이 분명하다.

 

 

 

 

 

 

 

 

 

 

 

 

 

 

 

전건우의 소용돌이는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된 악연을 끊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온전히 행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다섯 친구가

독수리 오형제로 활약하며 우정을 이어나가다

마을에 존재하는 솥뚜껑이란 이름의 저수지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빠져드는 내용을 담았다.

 

물귀신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는 아이들과

그로 인해 25년만에 다시 만나게 됨으로써

사건 해결에 힘을 쏟는 이들의 우정과

그 속에 담긴 비극이 안타까우면서도 눈물겹게 펼쳐졌다.

 

기대치 않았던 이야기에 담겨 있던 놀라움이 충격을 전했고,

이로 인해 흥미로움이 결말까지 이어져

소용돌이가 휘몰아친 순간을 책을 읽는 내내 경험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이제는 더 이상 슬프지 않기를,

행복 가득한 삶을 마주할 수 있기를.

 

친구들 모두가 그렇게 되기를 바랐다.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는 깊은 절망에 빠진 세상 속 인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바이러스가 만연함으로써 살기 좋은 세계를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들 속에서

굶주리고 고통받고 싸워나가며 버티는 생의 이면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도리와 지나의 사랑이 애처로웠고

류의 인생이 안쓰러움을 경험하게 했으며

건지가 굳건하게 삶을 유지하기를 내내 바랐다.

 

종말을 향해 가는 세계의 마지막 찰나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사랑이 있어 다행스러웠고

온전한 해피엔딩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라도

그들에게 있어 평화가 찾아온 것이라고 믿어 보련다.

 

씁쓸한 과거와 현재를 녹여내

이로 인한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해가 떠오르는 곳이 아니라

해가 지는 곳을 찾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 존재했던 삶의 메시지가 무겁게 다가온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