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장우재를 알게 된 것이 바로 책 제목인 환도열차 때문이었다.

 

워낙 입소문이 자자하고 호평으로 가득했던 연극이

무대 위로 다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예매했던 기억이 난다.

 

연극 환도열차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미스터리와 역사와 현재를 녹여냄으로써

공감하게 해주는 메시지가 유독 마음에 깊이 자리잡았다.

 

배우들의 열연이 멋진 대본 아래서 빛남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역시나 좋았다.

 

환도열차 외에도 다른 이야기가 가득 펼쳐지는데,

역시나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던 작품 중에

익숙한 제목인 미국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은 만나보지 못했는데 그래도 대본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

 

현실감각과 상상력 사이에서 묘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장우재.

그의 강점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새로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 또한 이것.

 

따로 발매된 햇빛샤워 역시 읽을만 하다.

공연으로 보면 더 좋겠지만.

 

대본을 읽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로 놓치지 말기를.

 

신칸센을 통해 오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단편으로 구성돼

잔잔하게 읽어 나갈 수 있었던 작품이 바로 아야세 마루의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였다.

 

책의 사이즈가 크지 않고,

천천히 여유를 두고 읽는 게 가능할 것 같아 손에 집었는데

역시나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느긋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그곳에 담긴 작가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읽어나가는 재미가 나쁘지 않았다.

 

처음엔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책의 제목 역시 마지막 챕터 속 에피도스의 제목과 같았다.

 

엄청나게 놀라운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을 녹여내

이에 대한 공감을 하게 해줘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 및 결혼을 고민하는 이들과 더불어

사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추운 날씨에 따뜻함을 선사했음은 물론이다.

 

제목 만큼 온기 가득한 책.

 

단편집만의 매력이 여기에 살아 숨쉬고 있었다.

 

 

 

 

 

 

 

 

 

미나토 가나에의 유토피아는 같은 마을에 사는 세 여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세 여자가 친해지면서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균열을 발견,

이로 인해 변화하는 시간과 인생의 흐름이

뚜렷하게 전해져 와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특히, 제목이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반어적이라고 여겨지기보다는

이상향을 꿈꾸는 이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주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누구나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이 세상이 과연 그런 곳이 존재할까 싶어

의문이 들게 하는 제목과 내용.

 

미나토 가나에 다운 문장이 돋보였던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부디 유토피아에 더 가까워져 가기를 바라면서

이러한 심정으로 천천히 작가의 책을 읽어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