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추남, 미녀'는 아멜리 노통브가 전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었다.

지금까지 읽어 온 아멜리 노통브의 책이 잔혹함을 기반으로 했기에 의외였지만,

그래서 더 읽는 재미가 남달랐던 것도 사실이다.

 

샤를 페로의 동화 '고수머리 리케'를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새로운 동화까지 알게 돼 좋았다.

 

그리고 역시나 아멜리 노통브 특유의 문장들이 책 안에 가득해서 흥미로웠다.

 

볼품 없는 외모를 지녔지만 천재인 남자와 아름다우나 멍청해 보이는 여자의 사랑은

둘의 탄생 비화부터 성장기를 거쳐 비로소 완성되며 결말을 맺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둘이 만나 사랑을 이루기까지,

험난한 여정의 대서사시가 펼쳐져 이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몰입감이 더해졌다.

 

생각보다 철학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생각할 거리도 다분했고

제목을 뛰어넘는 엄청난 스토리가 눈에 들어와

이로 인한 메시지가 머리 속을 가득채웠던 독서 시간이었다.

 

 

요시다 마키미의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9권으로 완결이 났다. 

한 권씩 천천히 읽어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벌써 끝이라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훈훈한 결말을 확인하게 해줘서 좋았다.

 

작가가 지닌 따뜻한 감성이 그림과 글에 스며들어

주인공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즐거웠다.

 

배다른 네 자매의 사랑과 삶을 바탕으로 펼쳐졌던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조금씩 성장해 나가며 자신의 길을 찾아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이 눈부셨던 작품이었다.

 

10년 만에 완결이 됐다는 점도 놀랍지만,

그 속에서 자라나던 이들의 인생이 책을 덮는 순간에

머리에 가득 떠올라 미소 짓게 만들었다는 점도 의미있게 여겨졌다.

 

마냥 담담하지만은 않고,

때때로 격정적으로 흘러가는 순간에 몸을 맡겨야 할 때가 많았지만

이로 인해 진짜 인생의 가치를 알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집인 일러바치는 심장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고른 책이었다.

단편소설이라서 읽는데 부담이 없는 점도 좋았는데 단편마다 장르가 달라서 이 점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일러바치는 심장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책의 가장 첫부분을 차지한 이야기는 어셔가의 몰락이었는데,

첫 작품부터 의미심장한 스토리가 이어져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공포와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읽어내려갔던 단편은 짧은 내용이었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더 많은 걸 얘기해 주고 있어 재밌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일러바치는 심장은 재치있는 문장들이

마음을 움직여서 역시나 빠르게 읽어내려가게 됐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 책의 작가인 에드거 앨런 포의 뛰어난 능력이

책 속에서 살아 숨쉬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 이 점도 좋았다.

 

이번에 읽은 것이 에드거 앨런 포 단편집을 제대로 만난 첫책이라서

나머지 책들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천천히 텀을 두고 하나씩 섭렵해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