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라고 하면 머리 아픈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철학은 어려워도, 위대한 철학자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면 재미있지 않을까? 란 생각으로집어든 책이다. 

학창시절부터 익숙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을 포함하여 생전 처음 들어보는 라몬 유이 등의 다양한 철학자들의 삶과 성향, 죽음의 이유까지 알려주니 참으로 유익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는 동안은 철학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죽음에는 장사가 없듯이, 그러나 죽음마저도 예사롭지 않은 이들이 다수여서 책을 읽는 동안 흥미로웠다. 철학 관련 서적인지라 끝까지 읽어내는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말이다.

책 곳곳에 작가 특유의 유머를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이 양념처럼 버무러져 있어서 페이지를 넘기면서 킥킥거리는 웃음을 멈출 수 없을 때도 있었다. 물론, 살짝 졸음이 밀려올 때도 있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동서양을 막론하였지만, 서양의 철학자들 이야기가 훨씬 많았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관련 내용이 단 한 페이지도 없었다는 거다.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우리나라에도 분명, 고뇌하는 철학자들이 많았을 텐데!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철학자들 관련 서적을 꼭 읽어봐야겠다.

나로부터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끌어내는 것은 실패했지만, 아주 필요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사건임을 밝혀둔다. 

함께 거리를 걸어주는 것만으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당신은, 그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자신을 쫓던 빚쟁이가 돈을 갚아주겠다고 내건 조건이 단지 그것 뿐이라서 망설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것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거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사채업자와 빚쟁이의 다소 어색한 도보여행은 의외로 나에게 자극제가 되어서 책을 덮을 때쯤엔 통쾌함마저 느끼게 해 주었다.
추리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추리하게 만들고 내 추리가 맞다고 생각하게 될 때쯤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그들은 여행의 마지막 장소에 도착하고야 말았으니...... 
 다 읽고 난 뒤엔 괜히 한번 더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아쉬움과 스토리상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말끔히 날려버리는 엉뚱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끔은 나도 누군가와 오랫동안 걷고 싶어진다.
아무 생각없이 지껄이는 얘기들에 웃어줘도 좋고, 맞장구를 쳐줘도 좋고,  대화를 이끄는 주인공이 되든, 들어주는 주인공이 되든 그거야말로 상관없다.  
지금의 내 삶을 조금은 바꾸어준다는 조건이면 더 좋겠다. 

함께 걷는다면 결코 외롭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텐텐

레코드 점에서 들었을 때

'이거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음반.

복잡한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듯한,

나에게 있어서 이 음반은 치유의 마법을 선사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