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쇼고의 소설인 달의 영휴는 환생이 소재가 되어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계속해서 환생을 거듭하는 인물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경험하는 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한 사람의 마음은 분주히 같은 곳을 향해 움직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진실이 담긴 책이었기에

한 번의 완독만으로도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고,

페이지를 읽어 내려가는 일 조차 만만한 책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해 환생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돼서 흥미롭긴 했다.

 

우리 삶의 이유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에 대해

깊이 파헤치며 내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충분히 오래도록 곱씹어 볼만한 이야기였다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인정할 수 있다.

 

달의 영휴라는 제목이 지닌 뜻 또한

책을 통해 접하며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더 좋겠다.

 

스스로가 택한 길이기에

그곳이 사랑이기에,

후회 없이 계속되는 시간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기를 바라는 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작품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고,

다시금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게 되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신작은 연애의 행방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고,

그리하여 연애소설의 장르를 보유한 소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얼마 전에 먼저 읽게 된 미스터리 소설인 눈보라 체이스와의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스키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었다.

 

연애소설로 남녀 사이의 얽히고 설킨 기묘한 관계가

스키장과 함께 드러나는데

각각의 에피소드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작으로 연결고리가 계속되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추리소설이 아닌 연애소설을 발매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강점을 살림으로써

놀라운 이야기를 구성해낸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눈보라 체이스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 만나는 게 가능했던 등장인물들과의 반가운 만남도

예정되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겨울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설산 시리즈가 이어져

마음만이라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어 즐거웠다.

 

 

'현남 오빠에게'라는 제목의 작품집은

7명의 작가가 의기투합해 집필한 페미니즘 소설이다.

 

그들이 펼쳐낸 이야기 속에 담긴 에피소드는,

우리가 익숙하게 만나왔던 현실을 반영한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놀라운 상상을 통해 탄생된

판타지의 세계 속으로도 우리를 안내하며

흥미로운 전개와 흐름으로 재미를 전하기도 했다.

 

제목과 같은 에피소드로 첫 번째 작품으로 선을 보인

조남의 '현남 오빠에게'는 결혼을 앞둔 주인공이 현남 오빠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편지글 형식으로 구성됐는데

너무나도 리얼하게 생생함이 전해져 흥미로웠다.

 

최은영의 '당신의 평화'와 김이설의 '경년', 최정화의 '모든 것을 제자리에' 또한

현재를 되돌아 보게 했고,

손보미의 '이방인'과 구병모의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김성중의 '화성의 아이'는 상상력을 가미해 읽으면 더욱 좋다.

 

의미있는 단편집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집을

보다 많은 독자들이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