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넨 미키토의 가면병동은 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의 밀실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내세워도 무방하겠다.

 

선배의 부탁으로 병원에서 당직을 서게 됨으로써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슈고는,

피에로 가면을 쓴 괴한과 마주한다.

 

자신이 총으로 쏴버린 여자의 치료를 부탁함으로써 수술을 감행,

그 이후에 다음날 새벽까지 이곳에서 나가지 않고

얌전히 있어준다면 무사히 풀려날 것임을 강요당해

병원 자체가 밀실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병원이긴 하지만 요양원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괴한이 이곳을 점거한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한 슈고는

그럼에도 안전을 위해 머리를 굴리며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힘쓴다.

 

의사가 주인공인 만큼,

병원의 세밀한 구조와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캐릭터를 십분 활용한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로웠다.

 

나름대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놀라움을 자아냈는데,

가면병동이라는 제목이 특히나 공감을 불러 일으켜

시선을 뗄 수 없었던 게 특징이 아니었나 싶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들 속에서

더 놀라운 진실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가

심도 있게 펼쳐지는 것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작가 이수연으로 인해

작년 한해가 정말 즐거웠다.

 

드라마 비밀의 숲은

대한민국 장르 드라마의 한획을 그으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중이다.

 

나 역시 이 작품을 직접 마주하며

어마어마한 장르물이 나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의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탄탄한 대본 안에서 매끄러운 흐름을 보여줬기에

비밀의 숲 대본집 패키지 역시

흥미로움을 선사하지 않았나 싶다.

 

소장하고픈 대본집이 아닐 수 없는 것은,

드라마의 추억을 오래도록 책으로 간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이유가 가장 크다.

 

놀라운 장르물의 세계를 또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시즌 2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하니

일단은 대본집으로 그때까지 기다려 볼까 한다.

 

제목과 잘 어울리는 스릴러의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다시금 tv로 하루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신이 없는 달은 시대소설 작품집으로는 세번째로써

달력의 열두 달에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발매된 에도 시대 관련 소설집도 좋아했는데,

신이 없는 달 역시나 시선을 집중시키며

책으로의 깊이있는 몰입을 돕기에 충분해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삶이

미스터리하게 흘러가는 작품 속 일상이

미야베 미유키다운 마법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소설적인 재미를 배가시켰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연작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색다른 흥미를 자아내는데,

마음이 쓰이는 사람들이 전하는 일상과 메시지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아서

더더욱 친근하게 공감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신이 없는 달이라는 제목의 의미와

시대소설에 따른 색다른 강점을 확인하는 게 가능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