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아테예미의 판타지 소설인 피와 뼈의 아이들은 방대한 페이지에 걸맞는

웅장한 이야기를 통해 후속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이었다.

설마 했는데 역시나 이 한 권으로 모든 것을 풀어내지 않았기에,

이 책을 읽자마자 다음 시리즈가 어서 나오기를 고대하게 됐다.

 

실제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른 적이 있다고 해서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잃어버린 마법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인데 작가의 필력이 뛰어나서

순식간에 몰입하며 읽어내려가게 되었던 피와 뼈의 아이들이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 제일리의 피 속에 흐르는 마법,

이것을 다시 발현시키기 위한 모험 속에서 만나게 된 동료들과 적으로 인해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주인공의 대서사시를

그런 의미에서 하루 빨리, 다시 만나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뒷이야기각 궁금해지는 판타지의 서막을 확인하게 해줬던

피와 뼈의 아이들이었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는 제목만으로도 엄청난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었다.

아기를 배에 품고 다니는 시간 동안의 고충을 담아낸 임산부의 임신일기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친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임산부를 향한 세상의 시선과 회사, 가족 문제는 물론이고

본인의 마음가짐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은 기간을 살아 온

경험자의 말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문장들로 채워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열 받아서 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라는 부제가 충분히 이해되는 이야기라서

더더욱 공감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좋은 엄마이기 전에 나 자신이 되기를 원했던 작가의 마음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고,

다른 사람들의 선입견 앞에서 충돌하게 되는 순간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그런 의미에서 녹록치 않은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면서 꼼꼼하게 써내려간 임신일기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세라 워터스의 리틀 스트레인저는 엄청난 페이지를 자랑하는 장편소설이었다.

워릭셔의 대저택 헌드레즈홀을 지키는 에어즈 가문 사람들과

그곳의 주치의가 된 닥터 패러데이를 중심으로 불어지는 일들이 소름 돋게 만들 정도였다.

 

스릴러와 공포를 넘나드는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이야기였는데,

이를 알리는 시작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사건이 진행될수록 흥미로움이 생겨나긴 했지만

마음을 확 잡아끄는 매력을 확인하는 건 불가능했으므로 이 점은 좀 아쉬웠다.

 

가장 재밌었던 건 결말과 마지막 문장이었으나

그것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 순탄하지 않아 여러 번 고비를 맞닥뜨려야 했음을 인정한다. 

 

제목에 걸맞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지막 순간에 깜짝 놀랐던 건 사실이었다.

닥터 패러데이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사건의 출발점은 확실히 충격적이었으니 말이다.

기이함으로 가득한 소설이었는데 그에 반해 재미가 없었던 게 단점이라는 걸 제외한다면.

 

이 책에선 다른 것보다도 대저택 헌드레즈홀을 묘사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점이라는 점에서 세세하게 그려내듯이 펼쳐진 문장들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