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이토 작가의 책은 오랜만이었다.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 이라는 제목이

슬픈 일을 겪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는데

미처 접하지 못한 방식으로 치유를 해 나가는 상황이

때때로 놀라움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책표지가 흥미로웠으나

단순히 신비로운 감정을 갖고 책을 읽어나가기 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겪는 것이 가능한 슬픔을 통해

그들이 맞닥뜨려야 했던 순간과

그 이후의 시간을 확인하게 해줘서 그 점이 눈에 들어왔다.

 

책 속의 모든 에피소드에 감정을 이입하기는 힘들었지만

각기 다른 사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이로 인해 달라지는 삶 속에서 적응하는 방법 또한 차이가 있기에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함께,

언젠가는 오로라를 만나러 떠날 수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해 보는 날이었음을 인정한다.

장 자끄 상뻬의 겹겹의 의도는 쌓이고 쌓여버린 이야기의 결정체를 만나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그림 안에 담긴 의미가 짧은 글과 함께 어우러짐으로써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며 경험하게 하는 것이

너무나도 흥미로운 작품이었는데,

생각보다 그 뜻을 유추하는 쉽지 않아서

한참을 들여다 보게 만들며 꼼꼼하게 살펴보게 만드는 재미가 없지 않았다.

 

해학이 가득 담긴 작가만의 유머러스함이

멋진 그림 안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 즐거웠던 시간.

 

사이즈가 큰 책 안에 채워진 그림들은

언제 봐도 마음을 쉬게 해주는 매력이 존재해 나쁘지 않다.

 

작가가 숨겨둔 겹겹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그림 곳곳을 구석구석 들여다 보는 것이

의외의 힐링을 제공하기도 하니,

이것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부드럽게 스케치된 그림과 적당한 채색의 어울림이

조화로웠던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실크웜은 코모란 스트라이크 사립탐정과 그의 조수 로빈이 파헤치는 미스터리 시리즈 2편이다.

지난 번에 시리즈 1편인 쿠쿠스 콜링에서 톱모델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짓게 되어

일이 많이 들어왔고, 예전보단 풍족한 생활을 경험하던 찰나에 다시금 의뢰가 들어오고

두 사람은 예상치 못했던 시간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번에 마주해야 했던 사건은 작가 오언 퀸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일생일대의 대작을 출판하기에 앞서 실종된 작가를 찾아내기 위해

아내가 코모란에게 의뢰를 부탁했고, 이를 위해 하나 둘씩 실마리를 찾아나가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들이 꽤나 놀라웠다.

 

작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로버트 갤브레이스 역시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에

보다 익숙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얽히고 설킨 인연의 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긴 했지만

긴장감은 조금 덜해서 이 점은 아쉬웠다.

 

가장 좋았던 건 실크웜이라는 제목의 의미.

누에를 뜻하는 단어가 지닌 폭발력이 어마어마했던 작품이었기에

작명 센스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와 더불어 조금씩 변해가는 코모란과 로빈의 관계 또한 주목해 볼만 했다.

그러한 이유로 다음 시리즈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