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을 새롭게 또 만났다.

 

출간하는 작품마다 베스트 셀러가 되는 것도 모자라

다작을 통해 애독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작가인 만큼,

이번에 발매된 소설 역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듯 했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는

매스커레이드 호텔과 매스커레이드 이브에 이어지는

연작 시리즈 소설이다.

 

닛타 고스케 형사와 호텔에서 일하는 야마기시 나오미를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지고 해결되는 과정을 만나보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번 이야기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동안 확인할 수 있었던 실체가

흥미로워 역시나 놀라움을 자아냈다.

 

살인사건의 범인이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로 불리는 호텔 행사에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

그로 인해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형사들이 힘을 합쳐

합동작전을 통하여 경험하게 해주는 스토리 전개가 스릴 넘치는 시간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호텔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통해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함과 동시에

흥미로운 호텔 추리극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렵이 남달랐던 작품이었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행사가 새해 카운트다운과 연관된 이벤트인 만큼,

연말을 앞둔 지금 읽었다는 점에서

시기 또한 적절해서 더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쓰카와 소스케가 집필한 소설 신의 카르테에 대해서는 제목만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렇게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착각을 통해 가장 마지막권부터 읽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신의 카르테는 1권, 2권, 3권 이후에 0권이 발간되었는데

아무런 정보를 접하지 못한 채로 0권부터 집어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의 3권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들이 펼쳐져서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

 

의사를 직업으로 삼게 된 이들의 학창 시절과 더불어

구리하라 이치토가 일하는 곳에 처음 발을 들인 이유와

이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주인공의 직업이 의사인 만큼,

다양한 증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과

이로 인해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책의 중심을 이뤘는데 그로 인해

다시금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게 만든 점도 의미가 있었다.

 

마냥 무겁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사명과 환자의 사연이 조화를 이룸에 따라

맞닥뜨리게 되는 사건이 감동을 전했다.

 

그래서 시간 날 때

1, 2, 3권도 읽어보려고 한다.

그때는 당연히 순서대로.

자크 프레베르의 시집은 처음이었는데, 책 제목에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절망이 벤치에 앉아 있다.

 

시집이기에 함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쓰여진 시들이 많지만

그저 쭉 한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하게 만드는 시들도 적지 않아서

이로 인해 푹 빠져드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책표지에 적힌 것과 같은 제목을 지닌 시는

삶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보며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어

꽤나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벤치에 오직 절망만이 앉아 있는 것은 아닐텐데,

유독 작가에게 크게 느껴진 것이 절망이라면

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곁을 맴도는 다양한 감정의 공동체,

이를 통해 공감하게 만드는

자크 프레베르의 다양한 시들이

한참 동안이나 책의 문장들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

 

문득 벤치에 앉아 쉬고 싶어지는 하루,

자크 프레베르의 책과 함께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