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왜 기억이 나지 않는지 모르겠다. 얽혀있는 실마리를 찾아 거침없이 풀어나가는 추리소설을 읽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그런데 오랜만에 흥미로운 추리소설을 만났다. 그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은 신작 [탐정클럽]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책은 다섯 편의 <위장의 밤>,<덫의 내부>,<의뢰인의 딸>,<탐정활용법>,<장미와 나이프>로 엮여 있다. 조사기관인 탐정클럽은 VIP들의 의뢰만 받는 기관으로 이름도, 나이도, 출신도 아무 것도 알려진 게 없는 곳이다. 의뢰인들이 부르면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남녀가 등장할 뿐이다. 이 탐정클럽 요원들은 경찰보다 사건을 더 정확하게 해결한다. 현실에서도 이런 곳이 있다면 거침없이 부르고 싶다. VIP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걸리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모든 내용이 누군가 살해되고, 알고 보면 불륜과 연관되어 있어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위장의 밤> 대형 마트 체인의 사장인 마사키 도지로는 자신의 희수 축하연에서 목매달아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나리타, 다카아키, 에리코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도지로의 시체를 숨기고 실종으로 처리하려 하나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시체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다 풀렸다고 생각한 사건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이런 재미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일 게다.
<덫의 내부> 야마우치 가의 파티날 밤 가장인 고조가 목욕탕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심장마비로 죽은 것으로 결론이 나는 듯 했으나 가정부 또한 자살한 사체로 발견된다. 고조의 아내는 남편이 살해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고 은밀히 탐정클럽에 사건을 의뢰하는데 고조를 죽인 범인들은 뜻밖에도 다른 사람을 노린 것이었다. 반전의 묘미가 있는 작품이다.
<의뢰인의 딸> 집에 돌아온 미유키는 엄마가 살해된 것을 알게 된다. 경찰이 동원되지만 미유키는 언니와 아빠, 이모가 자신에게만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아 탐정클럽을 부른다. 그러나 탐정클럽의 회원은 미유키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미유키에게 진실과 다른 것을 알려준다.
<탐정활용법> 두 남편이 호텔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그 전에 외도가 의심되는 남편 뒷조사를 의뢰한 후미코. 그리고 그녀의 친구 아키코 이 둘은 교묘하게 일을 벌이는데 거기에 이용당하는 탐정클럽. 황당하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결말이었다.
<장미와 나이프> 다이조의 둘째딸이 임신을 하였다. 다이조는 상대남자를 밝혀내기 위해 탐정클럽에 의뢰하는데, 진상과정을 조사하는 동안 큰 딸이 살해되고, 상대남자로 지목된 남자가 죽은 채 발견된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할 쯤 탐정클럽의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깬다.
궁금하여 빨리 읽게 되었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또 반전의 묘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재미있고 스릴 있는 히가시노 게이노의 또 다른 작품을 벌써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