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여 신청하였다. 여행서적이나 티비 프로그램 등에서 아시아나 유럽은 자주 소개되지만 그에 비해 접하기 어려운 북유럽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다니 기대가 되었다. 책 표지부터 깔끔한 어느 집의 사진과 빨간색, 파란색 글씨로 어우러진 제목 그리고 파란 하늘과 숲이 있는 사진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작가 박성일은 작곡가라고 한다.우리에게 익숙한 드라마OST도 여러 곡 만든 유명한 사람이라는데 음악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아서인지 조금은 이름이 낯설다. 여행을 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 작가의 말에 아직 젊고 솔로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작곡가이기에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으니 새로운 곳에서 창의적인 생각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취미와 함께 참 좋은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도 잠깐 해 보았다. 아무런 제약 없이 이곳 저곳 여행할 수 있는 작가에게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노르딕 라운지는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북유럽 라운지 음악을 일컫는단다. ‘라운지 음악은 또 무엇인가?’호텔 라운지에서 들릴 것 같은 음악. 재즈가 될 수도 있고, 클래식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음악이 라운지 음악이라고 한다. 역시 작곡가답게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쓰여있어 대중음악이나 클래식만 익숙한 내게 새로운 장르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여느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듯한 노르딕 라운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와 스웨덴의 스톡홀롬 두 도시를 여행하면서 본 건축, 디자인, 음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헬싱키에서는 눈 덮인 길, 미술관, 서점, 작은 소품들, 노천상점, 아파트, 식당, 슈퍼마켓에서 산 청어절임 등 여행자가 아닌 그곳의 거주민인 듯 소소한 기쁨과 경치를 보여주고 있다. 휴일에는 상점뿐만이 아니라 개들도 쉰다고 거리에 사람들이 없다고 재미있는 표현을 해놓아 웃으며 책장을 넘겼다. 스웨덴의 스톡홀롬에서는 비싼 교통비에 비해 표 검사를 하지 않아 낯설어하는 모습, 유모차를 소지하고 있는 엄마와 아이에게는 어디서든 할인을 해주니 유모차 끄는 엄마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이야기, 전쟁난민이나 망명자들을 무조건 국민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실직급여만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고아들을 연간 100명이 넘게 입양하는 곳이 바로 스웨덴이라는 것, 그리고 예쁘게 디자인 된 간판과 소품들, 여러 박물관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사진과 음악이야기가 어우러진 노르딕 라운지는 새롭게도 책의 여러 곳에 QR카드가 첨부되어 있어 여행하면서 작곡한 라운지 곡들과 여행정보를 스마트 폰으로 듣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스마트 폰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이것들을 활용할 수 없어 참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