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책의 내용을 모른 채 제목이나 표지에 끌려 책을 신청할 때가 있다. 이 책 또한 까만 표지에 2012라는 숫자와 괴물 비석 그림이 마음에 들어 스릴과 서스펜스 넘치는 소설이 아닐까 생각하며 선택하였다. 무지하게도 에리히폰 데니켄이라는 작가를 몰랐다. 그런데 책을 펼치는 순간 소설이 아님을 알았다. 논픽션이며 선사학, 고고학, 문헌학, 언어학, 인류학, 진화론, 유전과학, 철학, 천문학, 천체물리학, 우주생물학, 우주여행, 신학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많은 학문이 등장하고 픽션이 아니라고 해서 따분하다거나 어렵지 않다. 작가가 보여주는 증거들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읽어내려 갈 수 있다.
에리히 폰 데니켄이 이 책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 천 년 전에 외계의 누군가(신들이 될 수도 있는)가 지구에 왔었고, 2012년 12월 23일 오랜 여정을 마치고 지구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증거로 볼리비아 안데스 산맥 4천 미터 고지에 있는 푸마쿤푸의 거대한 유적을 들고 있다. 돌도끼를 사용하던 석기시대 인들이 만들어낼 수 없는 정교한 홈, 수직각도, 수로관 등의 자료들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푸마쿤푸는 외계인(신들)의 기술장비의 창고(베이스캠프)였거나 또는 토착민들 중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던 학교로 쓰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장에서는 칠레의 엘 앙라드릴라를 증거로 제시한다. 2천 미터 고도에 수 백개의 거석 블록들이완벽하게 잘린 상태로 홈이 파여 있어 인공적인 건설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또 토르투게로에 있는 6번 기념비의 마야 조각을 해독하면 우리 달력으로 2012년 12월 23일 ‘볼론 요크테’라는 신이 지구에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달력은 예수님의 탄생을 시작으로 지금 2011년이 되었다는 것인데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이 탄생하고 몇 년이 지난 다음 세기 시작했다면 우리 달력은 맞지 않는 셈이 된다. 그러나 정확하다면 2012년 12월 23일 외계인(신들)은 꼭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생명이 외부 우주에서 지구로 왔다는 설이 새롭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에리히 폰 데니켄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