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동차 탐험가이자 사진 작가인 함길수님의 여행 에세이이다.
부제로 나를 찾아가는 사랑과 희망 여행이라고 되어 있다.
<소유하지 않으면 떠날 수 있다>는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여행 에세이라기보다는 비움과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저자는 오랜 세월 동안 여행을 해 오면서 수많은 나라들을 다녔지만 세계 최빈국들인 라오스, 에티오피아, 네팔, 수단 인도, 케냐,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아련한 추억과 가슴에 울림을 주는 무언가를 느꼈다고 한다.
물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돈이 사랑과 마음을 살 수 없음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선진국의 눈으로 이 나라들을 바라보자면 한없이 가난하고, 불편하게만 보이는 곳이지만 이 책의 많은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훼손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이들이 더없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순수하고 맑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삶에 찌듦이나 고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마음의 여유와 진정한 삶의 아름다움이 이들의 사진에서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커피 한 잔을 대접하기 위해 원두를 화로에 올려 볶고, 절구에 빻고, 끓인 물에 커피를 내리는 일련의 의식을 거쳐 한 시간 남짓의 시간이 흐른 뒤에 대접할 수 있는 커피 한 잔 속에서도 여유는 느껴진다.
잠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를 사진으로 보고 있자니 그 속으로 빠져버릴 것 같은 짜릿함이 느껴져 오고, 한 번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리고 노을이 진 풍경은 더없이 평화롭게만 느껴진다.
아름다운 풍경과 해맑은 사람들의 사진과 글 속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연연해하는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마음의 여유와 평화를 알게 해주는 이 책을 보며 나도 모든 것을 버리고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