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현대인들은 성경이 책이라는 것을 당연시하며 성경이 만들어지게 된 복잡했던 역사속의 과정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성서학자인 윌리엄 슈니더윈드(William M. Schniedewind)는 이 책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원서의 제목은 How the Bible Became a Book: The Textualization of Ancient Israel 로 고대 이스라엘의 텍스트화 혹은 문자화 과정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다)를 통해서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서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전환기에 성서 형성과정을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경은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전환기에 많은 진통을 겪으며 형성되어 왔다. 기원전 8세기 히스가야 왕의 시대에 글은 비로소 유대 문화 속에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그 후 기원전 7세기 요시야 왕의 시대에 구전전승이 글로서 본격적인 성서의 기록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시점에서도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경쟁은 계속되었다. 기원전 3세기에 이르기까지 구전전승은 계속되었고 동시에 성서의 정경화도 거의 완성하게 된다. 한마디로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는 성서의 정경화 과정과 함께 해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공자에게조차 생소할 수 있는 히브리어 성서학의 여러 논쟁들 가운데 특히 윌리엄 슈니더윈드가 이 책에서 지지하고 있는 가설(hypothesis)하나를 살펴보고자 한다. 소위 신명기적 역사(Deuteronomistic History)에 관한 학자들의 논쟁은 성서학이 태동한 이후부터 여전히 그 열기가 뜨겁다고 볼 수 있다. 신명기적 역사는 마르틴 노트가 신명기에서 열왕기 상하에 이르는 이야기 창조과정 속에 어느 공통된 역사의식을 가진 고대의 저자가 개입했다고 보는 독창적인 가설이고 대부분의 성서학자들은 신명기적 역사의 존재에 관해서는 공통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마르틴 노트의 신명기적 역사 가설 이후로 학자들 사이에서 편집과정에 대한 논쟁이 생겼다는 것인데 이는 윌리엄 슈니더윈드가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134-141pp). 마르틴 노트가 이 가설을 주장하던 초기에는 열왕기하 25장 30절의 유다의 마지막 왕의 죽음에 이르는 시기를 기준으로 포로기에 쓰인 하나의 열왕기 편집본이 존재했다고 보는 관점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후 성서학자들은 신명기적 역사가 원래 포로기 이전에 쓰여졌을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는 신명기적 역사에서 희망적 그리고 비관적인 신학적 사상이 서로 상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서 미국의 성서학자인 프랭크 무어 크로스(Frank Moore Cross)는 요시야의 시기에 신명기적 역사가 쓰였고 포로기 이후에 다시 편집되었다는 이중편집 (double redaction) 학설을 주장하게 되고 리차드 넬슨(Richard Nelson)과 같은 성서학자들에 의해서 지지를 받게 된다. 이 학설로 인해서 유럽의 학자들은 포로기에 작성된 하나의 편집본을 미국의 학자들은 이중편집을 지지하게 된다. 윌리엄 슈니더윈드가 지지하는 포로기 이전의 두개의 편집본에 관한 가설은 최근에 등장하게 되었는데 바루크 할펀(Baruch Halpern), 이언 프로반(Iain W. Provan)등과 같은 미국의 성서학자들이 주로 지지하는 학설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윌리엄 슈니더윈드가 지지하는 이 가설보다는 여전히 영미권의 학계에서는 프랭크 무어 크로스의 이중편집 학설이 높은 지지를 받는 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저명한 이스라엘 고고학자 가운데 한명인 이스라엘 핑켈스타인(Israel Finkelstein)이 저서 ‘The Bible Unearthed’에서 7세기경 요시야 시대의 신명기적 역사의 원본 작성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윌리엄 슈니더윈드가 지지하는 히스기야 시대에 이루어진 신명기적 역사 저술은 많은 지지를 받기에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고 볼 수 있겠다.

 

한국어 번역본에서 단점을 지적해보겠다. 번역자는 이 책에서 어색한 번역을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요세푸스의 고대의 유대인(The Antiquities of the Jews, 296페이지)은 유대 고대사라는 용어로 이미 학계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이상한 번역을 해야 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영어 원서들의 제목을 굳이 어색하게 번역하기 보다는 원어 그대로 두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가져본다.

비록 이 책에서 저자가 채택하고 있는 가설들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술서 자체가 가설들의 집합체임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것이며,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심각한 논쟁이나 학설에 대한 설명은 가급적 자제하고 간단명료하게 성서의 문자화 과정을 설명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바트 어만(Bart D. Ehrman)의 ‘Lost Scriptures’는 그의 저서 ‘잃어버린 기독교의 비밀(Lost Christianities)’의 자매서이다.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잃어버린 기독교의 비밀’이 초기 기독교의 교리전쟁에서 패배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현대에 와서 다시 발견된 기독교의 문헌을 소개하고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한 책이라면, ‘‘Lost Scriptures’는 신약성경의 정경화 과정에서 탈락한 초기 기독교의 문헌들을 번역해서 자세한 내용을 담은 책으로 볼수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비정경 복음서(NON-CANONICAL GOSPELS):

나사렛인들의 복음서(The Gospel of the Nazareans)

에비온파 복음서(The Gospel of the Ebionites)

히브리 복음서(The Gospel According to the Hebrews)

애굽인 복음서(The Gospel According to the Egyptians)

도마복음서(The Coptic Gospel of Thomas)

에저톤 파피루스2(Papyrus Egerton 2: The Unknown Gospel)

베드로 복음서(The Gospel of Peter)

마리아 복음서(The Gospel of Mary)

빌립복음서(The Gospel of Philip)

진리의 복음서(The Gospel of Truth)

구세주 복음서(The Gospel of the Savior)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서(The Infancy Gospel of Thomas)

원 야고보 복음서(The Proto-Gospel of James)

사도들의 서신(The Epistle of the Apostles)

베드로 계시록(The Coptic Apocalypse of Peter)

위대한 셋의 제2논서(The Second Treatise of the Great Seth)

비밀의 마가복음서(The Secret Gospel of Mark)

 

비정경 행전들(NON-CANONICAL ACTS OF THE APOSTLES)

요한행전(The Acts of John)

바울행전(The Acts of Paul)

테클라행전(The Acts of Thecla)

도마행전(The Acts of Thomas)

베드로행전(The Acts of Peter)

 

비정경 서신들과 관련 문서들(NON-CANONICAL EPISTLES AND RELATED WRITINGS)

고린도삼서(The Third Letter to the Corinthians)

바울과 세네카의 서신(Correspondence of Paul and Seneca)

라오디게아 교인들에게 보내는 서신(Paul’s Letter to the Laodiceans)

클레멘트1서(The Letter of 1 Clement)

클레멘트2서(The Letter of 2 Clement)

야고보에게 보내는 베드로의 서신과 야고보의 답변(The “Letter of Peter to James” and its “Reception”)

 클레멘트의 설교집(The Homilies of Clement)

플로라에게 보내는 프톨레마이우스의 서신(Ptolemy’s Letter to Flora)

부활론(The Treatise on the Resurrection)

디다케(The Didache)

바나바의 서신(The Letter of Barnabas)

베드로의 설교(The Preaching of Peter)

위 디도서(Pseudo-Titus)

 

비경전 묵시록과 계시 문헌들(NON-CANONICAL APOCALYPSES AND REVELATORY TREATISES)

헤르마스의 목자(The Shepherd of Hermas)

베드로 계시록(The Apocalypse of Peter)

바울 계시록(The Apocalypse of Paul)

요한의 비밀의 책(The Secret Book of John)

세계의 기원(On the Origin of the World)

세가지 형태로 강림하는 최초의 일념(The First Thought in Three Forms)

진주의 찬가(The Hymn of the Pearl)

 

아마도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비경전 문헌 가운데 하나는 빌립복음서일것이다. 몇 년전 댄 브라운의 저서 ‘다빈치코드’의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외 문헌들은 성서학 전공자들에게도 낯설은 비경전 문서들이며 나의 리뷰에서는 그 가운데 흥미로운 몇 개만 추려서 줄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다빈치 코드로 인해서 논쟁의 중심이 된 구절은 다음과 같다. 빌립복음서 55장을 보면 “그리고[…]의 돌료 막달라 마리아[…] 그 제자들보다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이 구절 다음에 예수의 제자들이 그들보다 막달라 마리아를 왜 더 사랑하는지 이유를 묻는 구절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부분들 때문에 완전한 내용을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요한행전 60-61장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한다(출처-Lost Scriptures 97p). 요한은 밤에 침대에 누우려는데 많은 수의 빈대(bedbug)들이 그를 괴롭힌다. 참다못한 요한은 빈대들에게 오늘밤만이라도 하나님의 종(요한)을 떠나 멀리 있으라고 명령한다. 함께 있던 동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웃으며 밤을 보낸다. 그 다음날 동료들은 방문 바로 밖에서 정렬해 있는 빈대들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요한은 일어나자마자 “너희들이 현명하게도 나의 충고를 들었으니 이제는 너희 집(요한이 쓰던 침대)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빈대들은 침대로 돌아간다.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서 2장에는 다섯 살 예수의 행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이야기에서 안식일에 예수는 시냇가에서 놀다가 진흙으로 참새를 만든다. 이때 한 유대인이 이 광경을 보고 예수의 아버지 요셉에게 예수가 안식일을 욕되게 했다고 말한다. 요셉이 집으로 돌아와 예수를 꾸짖자 예수는 손뼉을 치며 진흙으로 만든 참새에게 날아가라고 명령한다. 그러자 참새들이 짹짹 울며 날아갔다. 이를 본 유대인들이 모두들 놀랐다는 이야기이다.

 

바울과 세네카의 서신: 4세기경의 저작으로 당시 철학계에서 바울의 위상을 높이고자 바울과 로마의 철학자인 세네카 사이에 오고 간 14통의 편지가 위작으로 쓰여 졌다. 실제로는 역사적인 바울은 상류사회에서 활동한 세네카를 알지 못했으며 1세기의 로마의 저자들도 바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총 14통의 편지가 오늘날 남아있는데 바울과 세네카가 친한 사이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7번째 편지를 잠시 살펴보면 세네카는 바울의 편지를 네로 황제에게 보여주었고 네로 황제는 바울의 사상에 감동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나온다.

“황제(네로)는 범상치 않은 생각을 가진 그대(바울)가 배운 교육에 놀라워하고 있다네. 나(세네카)는 황제에게 신들은 모름지기 배우는데 오만한 자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자를 통해서 진리를 말한다고 대답했다네.”

‘Ancient Jewish Novels: An Anthology’ 는 고대 유대의 소설을 Lawrence M. Wills가 편역한 책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첫 번째 파트에는 유대 소설로 헬라어 에스더(Greek Esther), 헬라어 다니엘(Greek Daniel; Susanna and Bel and the Serpent라고도 함), 토빗(Tobit), 유딧(Judith), 그리고 요셉과 아세네트(Joseph and Aseneth)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파트에는 유대 역사소설로 마카비 3서(Third Maccabees)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세 번째 파트에는 유대의 소설적인 유언서( Jewish Novelistic Testaments )로 요셉의 유언(Testament of Joseph), 욥의 유언(Testament of Job),아브라함의 유언(Testament of Abraham)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소설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요셉과 아세네트: 이 소설은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저술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창세기 41장 45절에 ‘파라오가 요셉에게 온의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세네트과 결혼을 시켰다’는 구절을 바탕으로 쓰인 익명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파라오가 수상인 요셉을 시켜 전 이집트를 순회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요셉은 헬리오폴리스 지역에 도착하였는데 그 지역을 담당하는 총독은 헬리오폴리스의 사제인 펜테프레스(Pentephres)였다. 그에게는 딸이 한명 있었는데 18살이고 이름은 아세네트이며, 미모는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이 소설에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녀는 사라만큼 키가 크고 리브가 만큼 잘생겼으며, 라헬만큼 아름다웠다. 그녀의 미모 때문에 이집트의 모든 남자의 구애를 받았는데 심지어 파라오의 장남도 그의 아버지에게 아세네트와 결혼을 시켜달라고 간청한다. 아세네트는 만나고 싶어 하는 모든 남자들을 거절하고 거만해져있었다. 아세네트와 같은 나이에 같은 날 태어난 7명의 처녀들이 아세네트의 시종을 들고 있었다. 요셉은 헬리오폴리스에서 펜테프레스에게 집에서 잠시 쉬어가겠다는 전갈을 보내고 요셉의 지위와 명성을 아는 펜테프레스는 기뻐한다. 펜테프레스는 아세네트에게 요셉과 결혼할 것을 제안하지만 아세네트는 요셉이 가난한 가나안 사람이었고 옥에 갇혀 있다가 파라오의 꿈을 해몽해주어서 풀려난 사실(창세기의 내용과 같이)을 들먹이며 그런 천한 출신과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실제로 멀리서 요셉을 본 순간 아세네트는 요셉으로부터 풍기는 매력에 그만 반하고 만다. 그동안 이집트의 모든 여인들은 요셉의 외모에 반해서 선물 공세를 폈었고 요셉은 그러한 구애를 거절해왔었다. 요셉은 아세네트와의 잠깐 동안의 첫 만남을 갖고 그 집을 떠난다. 아세네트는 요셉이 지적한 우상들을 버리고 참회의 기도를 올리며 7일간 단식을 한다. 그 기도가 응답이 되었는지 하나님의 사자가 그녀 앞에 나타난다. 하나님의 사자는 그녀가 참회와 기도를 통해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났으며 요셉의 아내가 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요셉을 맞을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다. 요셉이 그 집에 다시 도착하고 아세네트와 결혼을 약속한다. 아세네트의 부모가 이 사실을 알고는 기뻐하고 요셉은 둘의 결혼을 파라오로부터 허락받기 위해 떠난다. 파라오는 기뻐하며 둘의 결혼을 축하해주었고 큰 잔치를 연다. 그 후 이집트로 온 아버지 야곱과 요셉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파라오의 장남의 요셉을 죽이고 아세네트를 차지하려는 음모는 좌절되고 요셉은 파라오의 뒤를 이을 아들을 대신해서 잠시 이집트를 다스리며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욥의 유언: 이 책에 함께 수록된 아브라함의 유언이 풍자에 가까운 소설이라면 요셉의 유언과 욥의 유언은 신앙심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욥의 유언은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저술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익명의 소설이다. 히브리어 성서에 등장하는 욥과는 달리 이 소설에서 욥은 신앙심과 인내의 대명사로 그려진다.

욥은 소설의 시작부분에서 유언을 남기기 위해 불러 모은 7명의 아들들과 3명의 딸들 앞에서 그가 겪은 일들을 회상한다. 욥(요밥)은 많은 재산을 가졌지만 가난한 자들에게 그의 재산을 아낌없이 쓰는 마을에서 칭송을 받는 의인이다. 어느 날 욥은 그가 사는 곳의 근처에 있는 신전이 사탄(히브리어로 사탄은 ‘대적자’란 뜻)에게 제물을 바치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그 신전을 파괴한다. 이로 인해 화가 난 사탄은 하나님의 묵인 하에 욥의 엄청난 재산(양이 13만 마리, 나귀가 14만 마리)을 빼앗아 버린다. 설상가상으로 사탄은 10명의 욥의 자녀들도 죽인다. 모든 것을 잃고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는 욥에게 실망한 사탄은 병으로 그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욥은 그 병으로 인해 48년 동안 도시 밖의 분뇨 더미에서 벌레로 가득한 몸을 견디며 살게 된다. 유일하게 그의 곁에 있는 욥의 아내는 너무도 가난한 나머지 빵을 사기위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자르기까지 한다. 주변의 왕들이 욥의 처참한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아 확인하러 달려오게 된다. 분뇨 더미의 악취로 인해서 왕들은 차마 욥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코믹스러운 부분이다) 병사들로 하여금 향을 피워서 악취가 좀 사라진 다음에 왕들은 욥에게 다가온다. 왕 가운데 한 명인 엘리파즈는 욥의 상태를 보고는 놀라서 울부짖는다. 하지만 욥은 세상의 왕국은 일시적일지라도 그의 왕국은 천국에 있으므로 영원하다는 말로 답변을 한다. 욥은 치료해주겠다는 왕들의 제의도 거절한다. 욥의 아내가 죽고 난 뒤 하나님이 욥과 방문한 왕들에게 나타난다. 왕들을 꾸짖은 하나님은 욥을 다시 축복하고 예전의 재산을 회복시켜 주게 된다. 물론 새로운 아내와 10명의 자녀도 다시 생기게 된다. 욥을 장사지내고 그의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게 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위에서 줄거리로 소개한 요셉과 아세네트 그리고 욥의 유언을 포함해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른 소설들을 한국어 번역본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아직은 없다. 이 소설들은 비록 성서의 인물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문학적인 효과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성서와는 분명한 차이를 두고 있다. 학자들은 외경과 위경으로 이들을 구분 짓고 있는데, 토빗이나 유딧 같은 외경 (Apocrypha: 헬라어의 의미는 ‘숨겨져 있다는 뜻’)이 가톨릭 성서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그 외의 문학들은 위경(Pseudepigrapha: 헬라어의 의미는 ‘거짓된 기록’)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앞으로 외경과 위경에 관한 번역본이 출간되어서 좀 더 다양한 유대 문학을 독자들이 접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