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라 함은 중고생들의 암기과목으로만 여기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의 시대에서 단순한 암기를 떠나 각국의 시대적 배경과 큰 변화의 틀은 아이들이 이해를 해야할 시대이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당연한 시대에 아이들의 세계관에 정확하고 올바른 이해를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책이 바로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이라고 할 수 있다.

<마세교>는 시리즈물로 고대 문명의 시작부터의 세계사를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구어체로 풀이해놓은 책이다. 특히 <7권-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시작되다>편에서는  1750년~1910년의 근대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석탄과 기계의 등장으로 세계는 근대화의 변화를 맞게 된다. 반면 서양 강국의 이익과 영토확장등의 이유로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침략, 약탈등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1장에서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더욱 발전하는 영국등의 강국이 세계 여러 나라와의 교류를 갖게 되고 그에 따라 동아시아도 개혁과 개방을 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동아시아의 대표인 청, 조선, 일본의 당시 시대적 배경과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 개방에 대한 역사적 관점이 서술되고 있다.

2장은 동아시아 3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여러 제국 즉 인도차이나 반도와 주변국가, 오스만튀르크 제국, 서아시아의 대표국인 페르시아의 예를 통해 부와 전통을 가졌던 이들 나라가 식민지가 되었던 배경과 식민지배를 벗어나려고 했던 노력등이 자세히 보여지고 있으며 특히나 이슬람권의 개혁운동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3장에서는 야생과 밀림, 원주민이 떠오르는 아프리카에 대한 식민시대를 설명하고 있다. 결코 강국의 이익에 해당되지 않았을것 같은 아프리카의 식민지 배경을 설명함으로서 백인 우월주의로 역사와 문화를 완전히 무시당하는 아프리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4장은 앞에서 설명한 나라를 다시 정리한다. 제국주의 국가로 변화를 맞게 되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동아시아와 인도의 민족 운동,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 아프리카의 독립 투쟁에 대해 적어 나가고 있다.

<마세교>는 동양과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함으로써 기존의 세계사가 유럽 강국의 위주였던 관점을 좀더 공평하게 적어나가고 있다. 더구나 자칫 지루해지고 어려워질 수 있는 세계사란 학문을 좀더 재미있게 아이들이 접하기 위해 각 장마다 있는 유물의 사진이라던가 생생한 기록화라던가 각 인물의 초상화를 보면 정말 재미있게 <마세교>를 뚝딱 읽을 수가 있다. 그리고 첨부되어 있는 <역사 공부 길잡이 책>을 통해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세계사가 아니라 좀더 이해를 하게 되는 세계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빠 어디 가?>는 방송 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장-루이 푸르니에의 자전적인 글이다. 나름의 성공을 달리고 있던 작가가 70년의 인생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두 장애를 가진 아들에 대한 글이다. 장애우라는 자체가 가족들에게는 짐이 되고, 아픔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의 장애는 나의 인생의 잘못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마음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푸르니에는 너무나도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마튜와 토마는 장애우이다. 마튜는 말하고 듣고 볼 수도 없는 아이다. 그나마 토마는 '아빠 어디가?'라는 반복적인 말로 자신의 존재를 남기고 있다. 푸르니에는 이런 아이들을 품에 안고 있으면서도 슬픔을 나타낼 수 없다. 오히려 더 유쾌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장애인 아들을 흉보는 그런 아빠가 된다. 왜 그럴까..장애인의 부모라면 당연히 슬퍼해야 하는 것이겠지만 아마도 아빠인 푸르니에는 살아남아야 했는지 모르겠다. 세상의 종말을 두 번이나 겪었다고 하면서 천사 부모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또한 모든 상황을 그저 가볍게만 여기는 아버지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버지의 세상이 무너지는 그런 아픔 또한 보인다.

"나는 세상으로부터 감동적이고 훌륭한 아버지라는 역할을 배정받았다."라고 푸르니에는 말한다. 아마도 푸르니에는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랑하기에는 버거운 아이들이었다고 말하듯이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모는 정상인이라는 사실 그 자체로만으로 싫다는 소리를 못하는 힘들다는 소리를 못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운이 없는 사람의 모습을 해야하며 또 불행한 표정도 지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살아가는 지혜'라고 말하는 글을 보면 아빠의 그 무너지는 마음을 알 수 있다. 부모는 자식들 앞에서는 언제나 강하게 버텨주어야 한다. 세월을 살아온 부모라고 해도 자식의 든든한 방패가 되기 위해서는 때론 억지도 부리고 때론 가식도 부려야 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살아가는 지혜이다. 푸르니에 역시 그런 것이다. 장애인의 부모라는 표를 가슴에 붙여놓았기 때문에 배려보다는 더 많은 동정과 호기심을 받아야 했을 것이고 푸르니에는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두 장애인 아이를 위해서 오히려 반론적인 생각을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그저 자기들만의 잣대로 모든것을 볼 뿐이다. 열 한살, 아홉 살의 성탄 선물을 고를 때 당연히 과학놀이 세트며 퍼즐을 사야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가면 당연히 몸도 머리도 커야한다. 스웨터는 목부분으로 입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세상의 잣대이다. 나이가 있어도 부릉부릉 대는 장난감 자동차를 안고. 나이와는 상관없이 아주 작은 아이로 남아있고...스웨터를 입을 때 엉뚱한 구멍으로 머리를 들이민다고 해도 이것은 극히 정상인 장애인들의 잣대이다.

머리에 지푸라기 밖에 없는 아이들이라고 아빠 스스로가 아이들을 놀리는 듯 하지만 그 말에는 너무 많은 아픔과 안타까움과 가슴 저려옴이 있다. 남들에게 재미있게 읽어주고 이야기 해주는 아빠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픔이 있다. 
장애우의 가족은 힘들겠다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을 하고만 있는 세상이다. 그들이 어떻게 아픈지, 그리고 마음의 무너짐이 어느정도의 깊이인지 세상은 모른다. 세상의 잣대로만 그들을 보기 때문에 그 작은 배려심도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하나도 아닌 두 아이의 장애를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작가에게 동정의 말을 보내기도 어렵지만 이해한다는 말을 해주기도 오히려 어려움을 느낀다. 간단한 책소개도 소제목도 없고 중간중간의 많은 여백이 보이는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하는 아들 마튜, 사랑하는 아들 토마에게"하는 글의 처음처럼 아빠의 사랑..더구나 세상에서 살아남기 버거운 작은 천사들이지만?? 공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