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마자 읽기 시작해서 단숨에 읽어나간 책

경영학의 진리체계에서 조금 더 다듬어져서 체계가 확립된 것 같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예를 들고 있는데, 잘 모르는 분야라고 할지라도 쉽게 이해가 되게 쓰여 있다.

그래서 꽤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고.

마침 내가 바로 전에 읽었던 E=mc^2 과 관련된 예도 많아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조금이라도 아는게 나오면 반가운 법이니)

교수님 본인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우러나온 소박하고 진솔된 예도 종종 보이는데, 마음이 따스해지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역시 에세이책을 내셔도 좋을 것 같다니깐.

독문학, 물리학, 경영학까지 두루 섭렵하신 만큼 우리 삶에 대한 이해와 그 학문의 깊이가 놀라울 뿐이었다.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말하자면 단순하다.

 

자신의 삶의 목적함수를 잘 정립하고

수단매체를 축적해서 단기적인 희생(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

왜 그렇게 해야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고전을 읽으면서 더 많이 고민하고 사색해야겠다.

자신의 삶의 목적함수를 정립하는 것은 누가 대신 정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수단매체를 축적하는 일 또한 사람마다 다를테니 말이다.

감수성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여 탐색실험을 통해 우회축적을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

 

홍대용의 자연과학 지식이 담겨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갔던 의산문답.

특히 조선 최초로 지구 자전설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고 해서 더욱 더 관심이 갔었다.

생각보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문답"이니 질문과 답변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는데, 허자가 질문을 하면 실옹이 답변하는 식이다.

예전에는 글을 쓸 때 이런 형식을 많이 사용했나 보다.

허자는 겉으로만 예의를 갖추고 틀에 박힌 사고를 하고 있는 당시 지배층 사대부를 대변하는 듯하고

실옹은 북학이든 양명학이든 뭐든 안민익국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수용해야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홍대용 자신을 비롯한 실학자, 특히 북학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크게 6개의 부분으로 나눠서 소제목을 달았고(원문에는 없음) 각 부분이 끝날 때마다 해설를 덧붙였다.

각주를 통해 생소한 용어 설명을 하여 이해를 돕고 현대 과학원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여 홍대용의 당시 자연과학적 생각과 비교해 볼 수 있게 하였다.

마지막 장에는 홍대용의 생애, 18세기 조선 사회 변화 양상, 의산문답 전체에 대한 해제를 담고 있어 의산문답의 보다 깊은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북학파의 선봉장에 섰던 홍대용의 자연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사상과 세계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상적으로 훨씬 더 깨어 있었으며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뛰어났고 장례문화에 대해서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일 수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홍대용이야말로 진정으로 살아있는 지식인이었던 것이다. 아마 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뇌하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현대의 우리에게도 가장 필요한 게 이런 비판 정신이 아닐까 싶다. 비록 그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자신의 개혁 사상을 실천해 보는 기회를 갖지는 못하였으나 이런 지식인이 많아져야 결국 개혁이 실행 가능하리라 보기 때문에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