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 사랑을 배제한 정신적 사랑이야기

나는 중앙일보 애독자다.

특히나, 정치면과 문화면을 거의 종반에 두고 등장하는 새로 발간된 도서들 소개에 눈을 둘때가 많다.

작년 말 경, 신문에서 이 책이 소개가 되었다.

마침 프랑스 여행을 다녀와 노트르담 성당의 괴수 낙수물받이 가고일들을 실제로 보고, 만져보았기에 가고일이란 책의 제목이 갖는 의미가 더 와 닿았다.

꼭 읽어보리라 하던 것이 신작이라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찾을 수 없어, 결국 구입했다.

미친 여자의 등장!

그녀는 등장마저도 예사롭지 않다.

정신병자의 화상병동 방문

그리고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들

사실 주인공들의 이야기보다도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중간중간 등장하는 마리안네 앵겔의 친구들의 마음 저미도록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었다.

아직 1편에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펼쳐지지 않고, 병원에서의 그녀와의 만남에 주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바로 그를 알아보았고, 자신이 이미 700살이 넘었다는 점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700년 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부분이 수녀원에 있을 때의 이야기로, 너무나 사실적이고, 아귀가 들어맞는 이야기들에 남자는 미친 여자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 소설의 특징 중의 하나가 성적인 코드의 많은 등장 가운데 너무나 금욕적이라는데 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 남자의 거의 문란한 성관계나, 직업적인 면에서의 세세한 설명이 많이 이루어지고, 더더군다나 남자의 성기가 화마에 의해 기능을 못한다는 점을 세세하게 언급한다.

또한 여자에게 자신의 것이 그렇다는 점을 못내 부끄러워하고, 마리안네에게 보이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도 태연히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는 듯 행동한다.

마리안네를 여자로 느끼며 육체적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남자와 달리 그녀는 육체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 몸을 보이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그녀는 전생에서는 금욕적이지 않은 삶을 살지만, 오히려 현세에서는 금욕적인 생활을 한다.

남자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말이다.

또한 동성애 코드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데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그리고 고백으로 인해 자신을 죽음을 몬 이야기는 결국엔 정서적인 교감만으로 자신이 사랑한 사람의 가정을 지켜내고 마무리된다. 

저자는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저울질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소 산발적인 묘사와 미사어구들로 인해 책이 부드럽게 읽어지지 않는다는 점인데, 단순히 저자의 어체가 그러한지 아니면 번역자의 기량 부족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드럽게 읽혀지는 글은 아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개인이 지녀야할 생각이나 이상 그리고, 갖춰야할 능력들을 소개한 책들은 많이 있었지만, 이토록 현실을 읽어 적나라하게 드러낸 책은 없었다.

일반적으로 자기 발전을 위해선 능력을 갖추고 열심히 하면,

앞날은 장밋빛이라고 떠들어 대는 책을 보면 진저리가 쳐 지는 나였기에 더더욱 이책은 반가웠다.

요즘엔 특히나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이 책과 맞아떨어지는 현실에 충격을 먹었다.

1. 얼마 전 우리 회사 직원 한명이 현재 팀장의 무능함과 잘못하고 있는 점들을 상소하는 글을 편지로 상급자에게 발송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는데, 대부분의 편지나 우편물들은 비서를 통해서 1차 검수 후, 상급자에게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그 편지가 발견이 되었고, 다행히 상급자에게는 보고가 되지 않았으나, 이 사건을 알게 된 팀장은 대단히 분노했다. 결국 그 사람은 지금 거의 목숨이 간당간당하다. 이 사람은 보고 체계를 어기고, 팀장의 뒷통수를 쳤으며, 이는 너무나 어이없고 순진하게도 은밀하지 못한 전달방식인 편지로 인해 실패했다. 조직내에서는 당연히 제거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2. 좋은 대학을 나와 능력있는 직원 한명이 있었다. 그 직원은 그 분야에서는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갖췄고, 실무에서도 상급자를 훨씬 능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상급자의 업무지시에는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군더더기 지시들이 많았고, 이에 대한 불만을 이 직원은 항상 상급자에게 투덜거렸고, 급기하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팀 내에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 사람이 능력있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인사고과에서는 낮게 반영이 되었다. 왜 그럴까? 위계 하달적인 구조에서 업무지시를 어기고, 팀내 분위기를 흐리면서 조직에는 장기적으로 손해라는 회사의 기본적인 특성을 파악하기 못 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책에서 언급한 부분들과 맞아떨어진다는 점,

회사는 결코, 단순히 능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구구절절 고개가 끄덕여졌고, 구구절절 내 회사에서의 행동지침에 반영시키리라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벌써 2번을 읽었다. 2번 읽을만큼 깊은 내용도 몰랐던 내용도 아니지만, 사람은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동물이기에 최대한 나의 행동양식에 반영하기 위해 나는 잊혀져가고 흐릿해지면 또 읽을 생각이다.

우리 회사에 일은 정말 잘하지만, 사교적이지 못하고, 회사 생활을 잘 못한다는 느낌이 드는 후배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선물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조직생활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한 번쯤은 필독해야만하는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트와일라잇은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소설을 읽은 케이스다.

솔직히 영화를 보고 실망한 부분이 많았다.

무슨 어설픈 하이틴 로맨스 영화 같기도 하고, 좀 황당하기도 했다.

친구가  ‘황금빛 눈동자’ 상,하를 읽고 나서 독서평을 들었다.

영화에서는 최대한 원작을 살리려 했지만,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문제였는지는 모르지만, 미미한 감정선을 살리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친구의 책이 훨씬 더 호감이 가고, 몰입도가 높다는 말에 손에 들게 되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점점 소녀처럼 가슴 졸이며,

콩딱이는 마음을 주체하기 힘든 나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읽던 만화책들에서 삽화와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그 가슴떨림을 이 책에서 고스란히...20대 30대의 순정만화라고 하면 딱이겠다.

하지만, 뉴문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제법 많아 실망스러웠다.

그 첫 번째가 중간부분이 늘어지면서 상당부분 지루해 진다는 점이다.

매력적인 흡혈귀가 안 나온다는 점 내가 너무 속물인가?

어찌보면 제이콥 부족의 늑대인간 부분을 부각하고, 제이콥과의 감정라인이 전체 소설에 필수적인 부분인 건 인정을 하지만, 흡혈귀 소설에 흡혈귀가 안 나온다.

처음 헤어지는 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60%를 넘게 읽어도 주인공 흡혈귀는 등장하지 않는다.

거기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에드워드의 자살사건 마무리 부분인데,

도무지 긴장감도 없고, 위협적인 부분도 없고,

그 극적인 결말과 해결라인을 기대했던 나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벨라의 뱀파이어로써의 능력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긴 했지만,

너무나 쉽게 또 너무나 나긋하게 흘러가는 결말에 지지부진해지는 건 아까웠다.

또한 마지막 ‘표결’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칼라일이 벨라를 뱀파이어로 변모시키는 데 찬성한다는 점이었다.

왕족집단에 반하면 가족전체에게 위기가 올수 있다는 점과 아들 에드워드에 대한 사랑 그리고 벨라의 열정때문에 그렇게 결정을 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쪽도 생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은 벨라를 뱀파이어로 변모시키려면 포크스를 반드시 떠나야만 한다는 전제 말이다.

늑대부족들은 영토내에서 사람을 물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협정을 맺었다.

만일 벨라를 뱀파이어로 변모시킨다면 이것은 협정은 깨어지게 되고, 인디언 부족과의 마찰은 필연적이게 된다.

글쎄... 그 부분이 캐릭터의 일관성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하나,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캐릭터의 특성 상, 에드워드의 청혼은 좀 혼란스러웠다.

오히려 벨라가 결혼하자고 제안을 하고, 에드워드는 벨라의 안위를 위해 거절하는 것이 더 캐릭터의 느낌 상 자연스럽지 않나?

이클립스를 읽어봐야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전편에는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