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엠툰] 전작에 비해 좀 더 탄탄하게 스토리라인이 구축된 책. 전작의 경우 하나하나 별개의 작품들을 모아 놓은 책이라 하면, [두 사람 이야기]의 경우, 크게 세 파트로 [Part1. 사랑에 빠지다], [Part2. 삶과 마주하고], [Part3. 서로를 볼 수 없게 되다]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구분을 짓자면 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이야기로 나뉠 수 있는데 그와 그녀의 만남과 이별에 이르는 이야기들을 각 다른 시점에서 보는 부분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너와 다른 시간이 아닌

같은 시간에

서로의 마음이 같았다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의 마음을 아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는 것...  -본문 中-

이 부분이 와 닿았던 이유는 개인적으로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시월애]나 [동감]처럼 시공을 초월하지 않는다면, 사실 시간이 어긋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아픈 가슴을 경험할 것이다. 그가 날 좋아했지만, 난 자각하지 못 했고, 내가 자각했을 무렵엔 이미 그는 떠나고 없는... 같은 시간에 서로의 마음이 달랐다는 것... 아련하게 가슴이 아파온다.

[삶과 마주하고]에서는 삶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볼 수 있는데, 짧지만 몇 줄의 글귀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자각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지않을까 싶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한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만일 미하엘이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자신의 문맹을 밝히고, 형을 감량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가 의식한 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아닌 소년 미하엘이 아니었을까?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들을 의식하고 살았으되, 미하엘을 의식하고 살았다. 법정에서 그녀가 입었던 옷은 결국 미하엘을 의식해서 였을 수도 있다. 그녀가 수영장에서의 만남을 끝으로 미하엘을 떠난 이유는 미하엘이 인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회사에서 그와의 관계가 드러날까봐서 그리고 문맹임이 드러날까봐서 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하엘이 그녀를 표면적으로 대할 수 없다는데, 미하엘이 자신을 드러내놓고 반길 수 없다는데 관계의 한계를 느낀 것이 아닐까? 또한 마하엘이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친구들과 수영장에서의 만남이 잦아들게 되고, 한나와의 관계가 소원해 진다. 이는 소년이 성장하면서 더 이상 한나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데 있다. 그는 이제 그 만큼 나약하지 않았으며, 여자에 대해 무지하지도 않았으므로... 하지만 미하엘은 한나와 함께 보낸 시간들을 잊지 못한다. 그는 15살의 자신과 한나와의 사랑을 꼽씹을 뿐 현재의 자신과 한나와의 만남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했기에 법정에서도 그리고 감옥에서 형을 살 때도, 사면되기 일주일전에 만났을 때 조차도, 15살의 눈에 비친 한나를 기억하려 했을 뿐, 지금 현재의 세로로 주름진 한나의 얼굴을, 펑퍼짐해지고, 늙은 노인의 냄새를 풍기는 한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는 한나가 성인이 된 소년으로부터의 또 한번의 좌절을 뜻하게 되고, 결국 그녀의 법정에서의 선택 이후로, 삶을 끝내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한나는 미하엘을 15살의 소년 이후로도 꾸준히 사랑해 왔다. 그의 성장과정을 보고, 그의 중후해져가는 목소리를 10여년 들으면서 행복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가 편지를 하기를 그녀의 편지에 응답해오기를 간절히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미하엘은 그러지 못했고, 결국 평생의 죄책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 한나가 미하엘에게 내린 벌은 아닐까?

일시품절일시품절!!

  6주년 기념호! 최강부록을 등에 업고 있어 그런지 구매하기도 쉽지 않았다. 평상시에 사용하는 제품 미니어처이다보니 더 눈길이 갔고, 저렴한 가격에 잡지도 얻고, 화장품도 얻고 꿩먹고 알먹고!! 표지에는 다이앤 크루거가 어깨를 까고 자신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잡지 속 올 봄 트랜드를 알리는 온통 노란색 일색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기분전환하기에는 나름 괜찮은 잡지다. 책이되, 읽을 내용 없는 책이라 하지만, 패션의 감각을 읽어가는 책이다.

  이번 호에서 좋았던 부분은 the Look 파트였다. 해외스타에서 국내스타에 이르는 다양한 드레스들 ~ 강추! 거기다 Parties~ UP, 완전 별로였던 부분은 임신했으되, 임산부로 보이지 않는 손태영 화보!!! 개인적으로 상당히 싫어하는 스타 중 하나라 더 싫었던 거겠지만, 이보영, 이시영 그들의 화보보다는 훨씬 더 빛이 나는 건 인정한다. 그리고 너무나 잘 알려진 정지훈... 더이상 풋풋하지 않은 Rain! 굳이 여기 싣지 않아도 될 듯... 신선했던 것은 What's hot now 재미있었다. 분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심코 넘겨보다 확 꼽힌 건... 김혜수가 쓰고 있던 썬글라스... 상처난 가슴에 넘기다 멍이든 건 차승헌의 아우라~ 과연 배테랑은 다르다고 해야하나? 역시 같은 사람이 써도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이는 걸 절실히 느끼면서 아른거리는 김혜수의 썬글라스를 향한 나의 마음을 고이고이 접어 본다. 화장실에 갖다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