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큼 오밀조밀 이쁜 책입니다.

중간중간 현영의 캐쥬얼한 복장의 사진들이 책을 좀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연예인들이 허영과 사치에 물들어 씀씀이가 큰 사람들이 많은데 반해, 현영씨의 경우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도 알뜰살뜰 아끼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부끄러웠습니다.

특히나 재테크에 공격적 성향이 강한 남성들보다는 쿠폰족들이 거의 대다수 여성이듯이 세세한 부분까지도 아끼고,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의 여성인 경우 도움이 많이 될 듯한 책입니다.

반면 내용면에서는 재테크의 기본적인 상식이나, 용돈기입장에서부터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테크 기술들을 고루 언급해 놓았습니다만, 각 부분마다 심화된 내용은 없습니다. 이제 갓 직장인이 되어 첫 월급을 받아 가슴설레어 하는 신입사원들이나, 좀 더 체계적으로 용돈을 관리하고, 재테크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에게 추천해 줄만한 책입니다.

좀 더 심화된 재테크를 공부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분야별(이를테면, 부동산, 경매, 주식 등) 전문서적을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 하구요, 나름대로 제가 의미를 두고 싶은 바는 그 동안 머릿속으로만 대충 그려오던 포트폴리오를 정말 펜으로 종이에 그려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어떤 단기, 중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를 고려해 보고, 그에 알맞는 자원배분이 훨씬 더 목표에 근접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뼈대있는 가문의 부유하고 안정적이고 잘생긴 에드워드와
본바탕을 알 수 없고 가난하고, 학식과 예의를 갖추지 못한 히스클리프 
그 둘 사이에서 캐서린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녀는 넬리와의 대화에서 히스클리프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히스클리프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가난에 쪄들게 될 것이나, 에드워드와 결혼을 한다면 그 돈으로 히스클리프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사랑하지만, 현실적 조건을 선택하게 된 캐서린...

이에 갖은 구박과 핍박을 받고 견뎌왔으나 캐서린으로부터 자신의 사랑이 거부받게 되자, 히스클리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복수의 화신이 되어 다시 돌아온 그는 린튼가와 언쇼가 2개 가문을 몰락시키고, 재산조차 모조리 가로챈다.

자신을 증오했던 힌들리의 자식도, 자신이 낳은 자식조차도,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의 아이조차도 모두 그의 복수심에 희생양이 되지만, 그의 복수로 얻은 것은 두 가문의 재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히스클리프는 린튼가를 차지했음에도 불행과 행복이 교차했던 폭풍의 언덕에 위치한 언쇼가를 떠나지 않는다. 캐서린과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에 더욱 그랬고, 경쟁자 린튼이 살았던 그리고 캐서린이 눈을 감은 린튼가는 더욱 가기 싫었으리라...(언쇼가에서는 캐서린이 그의 눈에 유령이 되어 나타났는지도 모른다.)

광기로 완전히 돌아버린 그였지만 마지막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나는 이제 그들을 파멸시켜도 그것을 즐길만한 힘이 없게 된 것이야.

 아무 필요도 없는 파괴를 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야.”

사랑과 격정, 광기와 복수심으로 들끓었던 히스클리프의 삶

더 이상 원망의 상대도, 복수의 대상도 없는 상태의 그는 삶의 의미를 잃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토록 그의 삶을 철저히 지배한 것은 까마득한 절망과 복수심이었으니 말이다.

1권에서는 보여지지 않던 긴장감이 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사실 1권을 읽고 나서 바로 2권을 손에 들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바쁜 이유도 있었지만, [기욤뮈소] 작가의 시리즈들에서 보여지는 긴박감과 호기심 등의 흡입력을 가고일 1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기에 책을 읽는 간격이 1주일 정도 길어졌다. 하지만, 1권은 2권을 위한 서술에 불과했다.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추격신은 정말 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고, 그들의 애달프고 가슴 아픈 사랑에 눈물이 났다. 첫 번째 화살은 그와 그녀를 만나게 해 주었고, 두 번째 화살은 그와 그녀를 갈라놓았으며, 세 번째 화살은 다시 그와 그녀를 다시 만나게 해 줄 것이다.

마리안네는 첫 번째 삶에서 오직 하나의 심장만으로 그만을 사랑했고, 그 결과 그의 심장을 멎게 하는 죄업을 안게 된다. 그녀의 두 번째 삶에서는 그 죄업을 씻기 위해 자신의 심장에서 괴수들을 하나하나 창조해 내고, 인고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첫 번째 삶에서도 두 번째 삶에서도 고통받는 삶을 살아가는 그를 위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신의 [지옥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를 그 지옥에서 벗어나게 한다. 비로소 그는 자신의 몸뚱아리 척추에 똬리를 틀고 있던 뱀과 작별을 고하게 된다. 뱀은 두 번째 삶에서 그가 자신의 괴물과 같은 모습과 동일 시 했던 존재였으며, 유혹이고, 그가 저지른 죄업의 댓가였다. 그 뱀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그는 죄업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는 모두 그녀의 헌신 덕뿐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내려진 마지막 과업인, 그의 상을 조각하고(이는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심장을 뜻한다)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그와 그녀는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동양소설들에서 흔히 보여지던 윤회와 전생의 업보, 죄업을 논하는 서양소설...

나는 전생을 테마로 하는 소설들이 좋다.

현세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미련일 수도 있고, 지금 나의 삶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하는 것 일지는 모르나, 전생과 다음 생애를 한 번쯤 상상해 보는 것... 즐겁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