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경전 < 리그베다 >는 인간의 계급이 어떻게 탄생되는지 언급하였다. 태초에 우주의 본질을 상징하는 거대한 신 푸루샤가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를 창조했는데, 푸루샤의 입은 사제인 브라만이 되었고 팔은 군인계층 크샤트리아가 되었다. 허벅지에서는 상인 계급 바이샤가, 두 발에서는 노예인 수드라 계층이 탄생하였다. 이 네 계급은 색깔이라는 의미를 가진 바르나 제도, 곧 사성제라고 불린다. 그리고 사성제에 들지 못하여 ‘아웃카스트’로 불리는 불가촉천민이 있었다. 그들은 수드라보다 더 낮은 최하층민이었다. - 본문 중 -

 

Untouchables. 건드리지도 못할 정도로 더럽고 하찮은 존재 달리트

 

여타의 종교와 교리들이 ‘인간은 평등하다’는 전제를 달고 등장하고, 많은 이들을 수용하고 있는 반면에 엄청나게 많은 교도들을 가지고 있지만, 신분을 전제로 하고 있는 종교가 바로 힌두교이다. 어쩌면 힌두교는 과거 우리나라의 유교사상의 반상의 신분제도가 그래왔듯 지배계층의 군림수단으로 긴 시간동안 이용되어 온 것인지도 모른다. 나렌드라 자다브는 달리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명성을 지닌 경제학자로 자리잡은 신분의 벽을 깬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 아니다. 위인전 역사에 남은 인물들 중 가족의 헌신을 담보로 위업을 달성한 사람들이 많다. 특히 그 가족들은 훌륭한 어머니, 아버지인 경우가 많다. 나렌드라 자다브도 다르지 않다. 자다브의 아버지는 불가촉 천민 계급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은 그런 계급에 속해 살아갔지만, 자신의 2세만은 다른 세상에서 살게 해 주고픈 욕망이 누구보다도 강했다.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전제하에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바바사헤브를 따르며, 인간평등의 개념을 접하게 되고, 거기서 희망을 빛을 발견한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다.

 

현대의 인도는 무구한 신분차별 역사의 과도기에 놓여있다. 한국은 일제 강점하에 급격하게 신분제도가 와해되긴 했지만,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고 신분제도가 없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인도는 표면적으로는 평등사회이지만, 아직도 잔재하는 카스트제도의 찌꺼기들은 사람을 발톱의 때보다도 못한 존재로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은 인도를 이해하는데 더 없이 재미있는 교재가 될 수 있다. 나는 그의 가족들의 파란만장한 삶에 놀랐고, 인도의 불가촉민들의 생활상에 놀랐다. 아직도 그들에게는 평등이란 단어가 멀기만 한 걸까?

 

나는 성공이란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거라 생각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란 없다.

누구나 내면에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동화 ‘미운 오리새끼’처럼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도의 계급사회 안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미운 오리새끼라고 생각하고 생을 낭비하는 수백만의 백조가 있다.

- 나렌드라 자다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