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다소 과격하다. 불행을 덜어주겠다니. 그것도 더러운 불행을 말이다. 대체 어떤 연유에서 어떻게 주겠단건지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이 시대 모든 중학생을 위해 정의 실현을 나섰다고 한다. 물론, 그러기엔 숱한 나날들이 훑고 지나가버렸지만 잠시 머물렀던 흔적마저 쓸어가 버린건 아니니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됫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범상치가 않더라니 이 책, 표지가 거꾸로 되어 있다. 속 알맹이가 거꾸로 되어있다고 해야 되나. 여튼, 충분히 흥미롭다.

 

전자기타를 치고 노래를 만드는 프레드, 수학과 물리에 미쳐있는 바카리, 뭐든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는 에르완, 그리고 마주탱. 이 넷은 열세살 먹은 주연들이다. 특히나 마주탱은 1인칭 시점의 인물로, 고백한지 한시간 만에 떠나간 그녀를 아직 못 잊고 채팅의 늪에 빠져 방에서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아빠를 둔 특이이력사항의 소유자다.  옷차림이나 별난 성격 때문에 자주 애들의 표적이 된다는 넷은 '부적응자 클럽'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왜 우리야? 왜 또 우리냐고? 왜 우리는 보통 중학생이 아닌 거야? 왜 우리만 여자 친구가 없지? 우리 말고 욕먹고 맞는 애가 누가 있어? 아픈 건? 부모님이 돌아가신 애들은? 부모님이 실업자가 되는 건? 왜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이 잘리는 거야? 우린 학교에서 최고로 저주받은 네 명이야. 지긋지긋 하다고!" 어림짐작 가능한 대목이겠다. 연달아 불어닥친 불행이란 태풍이 삽시간에 이들을 절망이라는 구렁텅이에 처박아 버린 것이다. 에르완이 이른바 묻지마 폭행에 실컷 두들겨 맞아 병원 신세를 지게 되고 바키리네 아빠는 낡았다는 이유로 몸바쳐 일한 회사에서 쫓겨나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해 버렸고 바카라는 수업 중 발작을 일으켜 양호실 한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있게 되고 유일하게 좋아하는 보나세라 선생님까지 학교의 무력행사에 빼앗길 처지에 놓이게 됫다.

 

이에 아이들이 내세운 강력한 처방전은, 보나세라 선생님 복직시키기 대작전이었다. 충동적이고 무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장선생님 코 앞 우편함에 "열정적인 알코올 중독자 선생님들은 내버려 두고 지겨운 선생님들을 혼내주세요. 우리에게 알코올 중독자 선생님들을 돌려주세요." 라고 쓴 편지 집어넣기를 감행한다. 다만, 선생님을 변호해야겠단 마음에서 였겠다. 그러나 그 편지는 급기야 방에서 아빠를 나오게 할만큼의 큰 여파를 몰아왔고 일주일동안 강제정학을 먹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은 날 좀 내버려둬." 일주일만에 에르완은 말했다. 앞서 '불행을 평등하게 나눠주는 기계'를 개발하겠단 고백 후에 말이다. 며칠 뒤 에르완은 떡하니 진짜 만든 기계를 들이밀었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작동하기까지 했다.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 그 기계가 정말 작동하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충분히 어리석고 무모한 짓에 매달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진짜가 아니란 것도 잘 알면서도 마음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숱한 불행에 허우적대면서 호소하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란 말이, 그 마음이 이 아이들에게도 스며들었나 보다. 물론, 남이 불행해진다고 해서 그렇다고 내가 행복해질거란 억지는 일말의 미련도 없이 잘라내어야 할 가지일 뿐이란 걸 간과해서는 안된다.

 

"행복과 불행을 평등하게 나누어 주는 게 딱 하나 있구나. 바로 시간이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십 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어른이 되는 건 아니거든. 정말 재미있는 걸 만들어 내는 애들은 제일 괴짜인 녀석들이지. 물론 시간이 걸릴테고 쉽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결국엔 다 그렇게 되더라고." 마주탱의 아빠는 욕조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은 그렇게 나에게로까지 흘러들어 흠뻑 취하게 함에 부족함이 없었다.

 

어쩌면 나는 이 아이들이 부러운건지도 모르겠다. 세월의 농도가 짙어짐의 대가로 혹독한 책임감을 져야한다는 그 중압감에 짓눌려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공중분해가 될지도 모르겠단 불안 속에 나날들을 흩날려보내던 와중이었으니까. 좀 더 과감하게 저지름을 저지르지 못한 탓을 하기엔 이미 흩어져버린 뒤라 어쩔 수 없겠고 덕분에 대리만족을 곁들일 수 있었다. 사실 나도 '불행을 평등하게 나눠주는 기계'가 발명되길 살짝 기대를 내걸었다. 그러면 조금은 눅눅해진 억울한 마음이 한결 통괘하게 쓸어내려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뭐 어찌되었건 그건 한줌의 바램일 뿐이고 진정한 행복은 내 안에서 활짝 피어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선사받은 바, 녹록치않게 여겼던 내 삶의 크고 작은 불행들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21세기, 지금은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공공연하게 떠들어대고 있는데,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무관심하게 모르쇠 심보로 일관했었다. 뻔한 상술의 앞잡이로 쓰이는 말이거나 나라의 배찌를 달고 있는 높으신 어르신들이나 비상한 머리를 발전에 기여하는 그런 사람들이나 물고 뜯고 자빠지는 그런 것쯤으로 치부해 버렸던 것이다. 고꾸라지는 경제 물살에 휩쓸린건 분명하지만, 굳이 건너편까지 헤엄쳐가서 지푸라기를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가 또 그건 고작 지푸라기일 뿐인데 하고 생각했던 게 맞겠다. 바로 눈앞에 치솟아대는 물가상승률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한마디로 '먹고살기도 벅찬' 요즘이니 말이다. 헌데 저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들을 깨우쳐준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허우적대고 있어 각국 정부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유연한 회복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고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와 유행성질병, 고령화와 고체중, 투병 인구가 증가함으로써 비롯된 건강과 관련된 부담을 짜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데 이 때 절실하게 필요한 대비책이 바로 혁신이라는 게다. 필요, 속도, 탐욕 새로운 혁신을 꿰차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 세 가지 시스템이 구축을 이뤄내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NEED, SPEED, GREED. 뭣 모르고 무작정 봤을 땐 라임, 그냥 라임이 적용되어 얽혀있는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았다. 그러나 더 뛰어나고, 더 빠르게 성공하는 승자의 법칙이라니 단박에 읽어나가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샘솟았다.

 

필요, 무엇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오늘날 글로벌 난제들의 저변에 깔린 현실적 트렌드는 전례 없는 도시화, 급속한 노령화, 신흥경제국과 글로벌 중산층의 괄목한 만한 성장 등이라고 한다. 대부분 충분히 환영받아 마땅한 것들이지만, 문제는 이들 트렌드가 보건과 환경 및 여타 시스템에  부담을 가증 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점점 더 많은 인구가 대도시로 몰릴 경우 도시 인프라와 정치체제, 시민 생활이 한계점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창의적인 대응력이 필요한데 놀라운 것은 평균적인 세련된 도시인이 평균적인 시골뜨기보다 세 배나 더 창의적이라는 결과가 밝혀졌다는 것이다. 고로, 도시가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용광로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인 게다. 또 하나 혁신의 거대 트렌드는 급부상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신흥 경제국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이뤄낸 경의로운 경제적 성과로 인해 한 세대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최악의 빈곤에서 벗어나 비교적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현재 태어나는 이들의 생애 내에 전 세계적 빈곤이 근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탄력 받아 침체되거나 성장이 느린 선진국 경제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들 또한 되살아날 수 있으니 말 다한 것 아닌가. 헌데 어느 것에 나 문제점은 뒤따르는 법. 경제성장을 실현시키는 일련의 과정에서 석유와 원자재 같은 귀중한 자원 고갈,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뿐더러 지구온난화 및 환경 위기의 가속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펩시 회장 인두라 누이는 "이 절박한 상황을 객관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각국 정부, 산업, 학계 그리고 세계 곳곳에 있는 여타의 이해관계자들이 광범위한 협력을 기울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력하는 혁신가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해법을 찾아낸다면 이러한 난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우리는 불확실하고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 부족, 기후변화, 전염병 같은 문제들에는 모두 동일한 근본적 원인이 있습니다. 바로 너무 많은 사람이 위험을 자각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겁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글로벌 난제들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좀 더 제대로 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분명 필요한 시기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공고 경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회상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최악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지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이지만 쥐락펴락할 수 있는 능력 정도는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전례 없는 위험을 전례 없는 협업으로 충분히 모면할 수 있다 사례된다. 폴 로머가 말했던가. "지금까지 모든 세대는 새로운 조리법이나 아이디어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유한한 자원과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이 성장의 한계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인색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세대는 새로운 조리 법과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더 발견할 수 있을지 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가능성은 더하기 식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곱하기 식으로 증가한다."

 

속도, 상상을 초월하는 혁신의 물결. 실리콘밸리의 리더들을 비롯해 세계적인 기업가와 사상가들은 오늘날의 파괴적 변화들이 혁신의 새로운 황금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알린다고 믿고서 심지어는 인간에게 영생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고까지  다소 과대망상에 젖은 듯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의 핵심 기술 트렌드들이 글로벌 혁신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경제를 탈산업화 세계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한다. "경제 발전이 가져다준 가장 커다란 성공적인 결과는 삶들을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니라, 의료 서비스나 교육 등 삶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더 저렴하게 더 많은 이들이 누리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생계비를 낮춰준 것은 기술 및 아이디어의 창안과 보급이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기술 트렌드를 보건대 현재와 같은 글로벌 혁신의 빠른 속도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향후에는 한층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특이점 이론에 내재되어 있는 주장이다. 더 흥미로운 건, 인터넷 혁명이 가져온 기술적 진보의 물결이 최고 한계점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 빌 게이츠는 강한 어조로 이렇게 답했다는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탐욕, 성공 뒤에 숨겨진 한 수. 정부와 기업, 개인들이 파괴적 혁신 시대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늘날 글로벌 난제 해결에 필요한 혁신의 대변혁에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탐욕을 지혜롭게 이용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었다. 해서 작은 성공에만 안주하고 있는 케임브리지에게 조지하우어는 피터팬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비아냥거렸다. "발명가들은 성장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늘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요." 케임브리지의 성공이 정보와 대학의 지원 "덕분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라고 까지 말하니 위대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탐욕은 좋은 것'에서 '좋은 것을 위한 탐욕'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 힘이 실린다. 다만, 그런 발전도 정부의 적절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무조건적인 통제와 규제를 일삼는 정부개입일랑은 집어치우고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 구축은 물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으로 통큰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그런 다음엔 자본주의가 스스로 작동하게 풀어주는 적절할 때 치고 빠지는 기술말이다. 파괴적 혁신의 시대에는 자원보다는 그 자원을 이용할 줄 아는 지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성공과 실패는 혁신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자, 당신은 혁명의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파괴적 혁신 12계명***   1. 혁신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2. 현지 상황에 맞게 구상하고 글로벌하게 실행하라 3. 회복력을 통해 위험 요소를 보상으로 변환하라 4. 문을 열어젖히고 "유레카!"를 외쳐라. 5. 새로운 리듬에 맞춰 춤추는 공룡이 되라. 6. 현명한 절약이 화려한 소비를 누릴 것이다. 7. 처음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 8. 아버지의 조언은 잊어라 9. 모든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라. 10. 침체에서 희생으로 가는 비결은 혁신이다. 11. 목적을 수익과 동등한 위치에 둬라. 12. 배우는 방법을 꾸준히 재학습하라.

 

  

'슈퍼리치(super-rich)'란 사전적의미로 엄청나게 부유한 혹은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부유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헌데 10억으론 이제 택도 없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은 물가 덕분에 그의 10배에 해당하는 100억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자들의 명칭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가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슈퍼리치가 된 것인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일거란 오해는 이 책을 봄으로써 집어치우게 될 것이다. 직접 갈아엎어 일궈낸 텃발을 꾸려가는 이른바 자수성가들 천지였다. 필자는 말한다.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헌데 여간해서 드러남을 꺼리는 슈퍼리치들을 어떻게? 직접 만날 수 없으니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그들과의 대면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필자와 슈퍼리치간의 일종의 약속이라고 고한 보안유지 차원에서 이 책엔 모두 가면을 뒤집어 씌운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이지만, 장막을 걷어보면 그들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이니 뭐, 상관이야 없지 않은가. 너나없이 떼창으로 몰려들 구원을 가장한 도둑놈 심보의 손길들을 미리 차단해서 좋고 어찌되었건 그들에게서 속속들이 뽑아낼 건덕지가 있으니 좋고. 윈-윈 할 수 있는 책이렸다. 다만, 잘 흡수할 수 있는 스펀지가 될 준비가 된 자에 한해서만.

 

필자는 PB팀장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 얼굴 한 번 보기 힘들다는 거물급 슈퍼리치들과 맞닥드릴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워만 하는 것을 넘어서 행운이라 지칭하며 기회로 삼는다. 마흔 넷, 뭐든 할 수 있는 이른 나이라는 아버지의 조언에 있는 힘껏 그들을 들춰보려 나서기에 이른다. 물론, 마음을 굳게 동여매고서. 만나주지 않으면 숨어서 훔쳐보면서라도 일거수일투족을 그대로 따라 할 거다. 내가 만나는 100억대 슈퍼리치를 공부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그대로 '카피'하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다(P.27) 

 

힘들 때 마다 꿈을 꺼내서 마치 구두를 닦듯이 닦아댔다는 어떤 슈퍼리치가 있다. 누구나 꿈을 꾼다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공공연히 떠들어대고 다닌다지만 정작 꿈이 뭐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을 뱉어내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무조건적인 채찍질만 해대는 강행군에 몸져 누워버릴 새도 없이 끌려다니고만 있는 되먹지도 않은 사회가 구축이 되어 버린 바람에 꿈은 사치품으로 전락해 버렸다. 설령 이팔청춘 이 한 몸을 불태우리겠단 강한 포부를 지닌 이들도 현실앞엔 추풍낙옆 신세를 면치 못한다. 헌데 필자가 소개하는 슈퍼리치의 첫번째 습관은 바로 이 '꿈'이란 녀석을 매일 꺼내어 보는 것이다. 그 꿈으로 지독한 현실의 역경을 기필코 딛고 일어서라는 게다.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얼마나 자주 잊어버리는지 아세요? 실험해보세요. 오늘 집에 가서 노트에다 꿈을 죽 적어보세요. 그리고 1년 뒤에 다시 펼쳐보세요. 내가 정말 이런 꿈을 꿨던가? 그러면서 깜짝 놀랄거예요. 그런데 그런 꿈은 절대 안 이루어져요. 정말이예요. 제가 경험해보니 매일 리마인드한 꿈만 이루어지더군요. 단언컨데 그 꿈 없이는 하루도 못살겠다 싶은 꿈은 반드시 이루어져요. 제가 보장합니다."

 

낮에는 영업을 뛰고 밤에는 영어공부를 했다는 어떤 슈퍼리치가 있다. 그에게는 무슨 아이디어건 일단 '이거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24시간 내에 실행하는 습관이 있다. 해답을 찾은 곳은 책이었다고 하는데 어떤 일을 결심한 뒤 24시간 이내에 실행하지 않은 아이디어가 결과물로 나올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나열되 있었단다. 나 역시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는 바이다. 당시엔 주체할 수 없이 솟구치는 의지력이 금방이라도 터질 기세로 부풀어 올라대는데 하루가 지나버리면 게눈감추듯 자취를 감춰버리니 내가 그랬었나 싶을 때도 있더란 말이다. 반짝하는 아이디어를 순식간에 캐스팅할 수 있는 순발력도 필요하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는 기획력 또한 더할나위없이 필요한 것이다. 예전, 책을 읽다가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것처럼 스파크가 튀겨대서 몇구간의 순간을 짜릿함에 허덕이게한 한 구절이 있었다. 지금 역시 그러하고 그러기에 내내 틀어쥐고 있는 '지금 바로 실행하라'이다. 오죽하면 묘비명으로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가 나왔겠냐 싶게도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무조건적인 안정만을 추구해 어쩌면 NO를 무한 CTRL+C, CTRL+V를 해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더디다는게다.

 

필자와 같은 샐러리맨 출신인 어떤 슈퍼리치가 있다. 그는 단지 '사장마인드'로 일했을 뿐이라고 고했다. 성공한 이들의 강의를 듣다보면 빠지지않고 나오는 단골메뉴가 '주인의식'이렸다. 어김없이 이 책에도 등장을 하는데, 직원이 사장으로 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내 자신부터가 안 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지. 사장이 금요일 저녁에 직원을 불러서 무언가 조사하라는 업무를 시켰다는 거야.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 그 직원을 불러서 다 됐냐고 물어봤다는 거지. 직원은 어이없어하며 조사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어.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 보면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이나 시간이 있었는데 왜 못했는지 모르겠는거야." 그가 말한 사장과 직원과의 차이, 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 시점까지 내내 투덜투덜거렸던 게 뼛속까지 직원마인드였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해준다. 퇴근하기 불과 몇분전, 작업이 들어온다. 사장님은 무조건 일을 시키고 본다. 이에 나는 반박한다. 내일 하면 될 걸 야근수당 따로 챙겨주시는 것도 아니면서 그만 좀 부려먹어대세요. 이러다 진짜 등꼴 휘겠어요. 물론, 마음속으로만. 그리고 주말, 아침부터 전화벨소리가 끊이지 않고 마치 알람을 방불케한다면 그건 사장님이렸다. 일할게 있어서 그러니 회사에 나와서 하나만 해주고 가란다. 어기적어기적 가보면 무슨 일주일치양을 쌓아다 놓으시고는 고작 하나라고 황금같은 주말에 직원을 불러낸단 말이가, 하고 분노가 치밀때도 있었다. 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들지 않았을 생각인데 말이다. 미리 예행연습한다 생각하고 내가 사장님에 빙의가 되는 건, 내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임은 물론이거니와 일의 능률도 상승시킬 수 있고 훗날 월급의 안락함을 벗어재끼고 사장타이틀을 달게 될 그 때에 반드시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이 든다.

 

슈퍼리치들은 단연 구두쇠의 경지에 오른 이들일꺼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흥청망청 써댄다는게 아니라 꼭 써야할 때, 이를 테면 좋아하는 사람과의 저녁식사라든지 내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라든지 할 때에는 정말 과감하게, 아낌없이 쓰고 반면 눈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거나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지갑에 빨대를 꽂으려 들때는 단박에 거절을 한다. 아무 이유없이는 단 1원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만기통장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지갑에지폐들이 가지런히 한방향으로 진열되 있다. 심지어는 아주 꼬깃꼬깃한 지폐가 손에 들어오면 지폐의 네 귀퉁이를 모두 펴고 다리미로 다리기까지 한다는 이도 있단다. 좀 과하다 싶겠지만 지독한 인간들이라며 혀를 내두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다만 자신의 방식으로 돈을 어여삐 하는 것 뿐이다. 당장 내 지갑을 떠올려본바 필자와 똑같이 나역시 지갑에 지폐가 몇장이나 들었는지 총 금액을 얼마인지 당최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다. 깨나 재테크의 관심이 생겨 허리띠를 졸라매니 뭐니 해대면서 세상에 있는 모든 돈을 다 끌어모을 기세였는데 정작 자기 수중에 얼마가 있는지도 모르는 이런 허당이 또 있을까 싶다.

 

"단지 습관이야.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나를 파악하고 그걸 기억하는 습관 말일세. 그리고 강요하지 않고 그 능력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지. (중간생략) 세상 모든 사람은 저마다 능력이 있네 그걸 자네가 알아볼 역량만 된다면, 그리고 적절한 때에 그 능력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그건 모두 자네의 능력이 되는 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어 버렸던 구절이었다. 사실, 사람이다보니란 어쭙잖은 핑계로 내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깨나 시기하고 질투를 했었다. 특히나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 물론, 겉으론 한껏 부럽다는 얼굴을 내비치며 연신 맞장구도 쳐줬지만 그 속내는 새까맣게 타들어가 감당키 어려울 때도 더러 있었단 말이다. 그런데 그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들면 되버리는 거라니 그 비상한 생각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예전, 모 프로그램에서 엔터테이너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종신이 한 말이 생각났다. 자기는 어렸을 적에 일찍 깨달아서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용해 먹었다던 말. 그 때도 대충 흘려지지가 않더라니, 본능적인 캐치였구나 싶기도 하다.

 

그 외에도 생각습관, 행동습관, 시간관리습관, 돈관리습관, 인맥관리습관이 적나라하게 관통되어 있다. 단 한가지라도 따라하는 순간, 당신의 인생이 바뀐다며 당차게 엄포를 놓았던 필자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간다. '성공한삶'을 살고 싶지 않은가. 이 책은 그 삶의 필수코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