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한 표지의 <흰옷을 입은 여인>

이 책의 저자 '윌리엄 윌키 콜린스'의 이름은 사실 처음 들어봤다.

그러나 책의 소개를 보면 코난 도일과 찰스 디킨스가 극찬한 서양 문학사 최고의 작품~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

책은 추리/미스터리물이다.

그러므로 호기심 유발과 긴장감, 공포등 적절한 감정으로 시기 적절한 즐거움을 준다.

또한 이 책의 등장 인물, '월터 하트라이트'와 리머리지가의 '로라'와의 안타까운 로맨스는 또다른 재미를 준다.

처음에는 책의 두께에 우선 놀랐다.

776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라 백과 사전쯤 되는 두께였다고 하면 오바인가.싶지만 여하튼 책의 두께만으로도 적잖이 놀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읽다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그 두께에 진도까지 안나갔다면 참 난감한 노릇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고맙게도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그런 걱정을 금방 잠재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내용도 괜찮고 보니 출판사에 고맙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요즘 출판사의 추세가 500페이지만 되도 두 권짜리로 분리해서 책 값 부풀리기에 급급할 노릇인데,  한 권으로 만들어주셨으니.

어찌됐든 나는 한 권으로 결말까지 죄다 읽어볼 수 있어서 더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조금은 독특한 방식이다.

보통의 추리 소설이 풀어가는 사람 입장에서 혹은 한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져 있는 것을 많이 봐 왔다. 

그런데 이 책은 등장 인물들의 회상으로 전개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계속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틀려진다는 매력이 있다.

그런 구성이 약간은 혼란을 가져와 몰입을 방해할 것도 같지만, 그 반대였다.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사건에 대한 호기심이나 긴장감도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가 새커리라는 사람은 이 책이 너무 재미있어 하룻밤에 독파했다고 한다.

오~ 나역시도 이 책의 진행에 대한한 흥미를 가졌지만 하룻밤에 700페이지 넘는걸 다 읽어낼 속도가 안되는지라 장장 휴가를 포함한 10여일간을 이 책과 함께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코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데 고맙다.

모든 음모와 비밀을 품고 있는 '흰옷을 입은 여인'의 비밀 속으로 당신도 초대합니다. 강력 추천~

머라고 딱히 정의하기 힘든 책을 만난것 같다.

정의하기 힘들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애매한 책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이 차라리 만화책이였다면 아무 부담없이 재미있다!라고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것이 책이다보니 만화책보다는 의미가 조금 더 부여된 것일지도 모른다.

책의 장점이라면 금방 말했듯 재미있다라는 것이다.

물론 흥미로운 내용이다보니 쉽게 읽힌다는 것도 장점이다.

책의 장르도 학원 폭력물이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 조금만 살펴보고 책을 잡은 사람이라면 그냥 재미있다로 만족하고 좋은 점수를 줄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 생각없이 책 내용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웃기면 웃고, 어이없으면 어이없어 하고..

하지만 책에 대한 정보없이 이 책을 우연히 접한 사람이라면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또한 무슨 의미를 부여할라치면 '머, 이 따위 것도 책이라고~'하는 욕이 나올지도 모른다.

책이라는 것이 꼭 교훈적이어야 한다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할 것이다.

다행히 나는 책이라는 건 오락적인 요소도 있다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서 재미있게 이 책을 보았다.

311페이지의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아주 흥미로웠다.

왜냐면 나는 여성이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나쁜 남자들의 세계역시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영화계에서는 조폭들에 대한 소재가 끊이지 않는다.

그것만 보더라도 이런 나쁜 남자들의 세계는 꽤 흥미로운 가 보다.

이 책의 주인공 히로시 역시 나쁜 남자다. 말하자면 불량 청소년의 표상 정도?

그 세계에서 잘 나가게 보이고 싶어서 외모부터 행동까지 불량스럽게 하고 다닌다.

그런 청소년기의 좌충우돌의 이야기가 이 책이다.

아마도 오락 영화쪽의 성격이 강할듯 하지만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이 영화가 흥행할지에 대해서 궁금해지는바다.

하여튼 재미로만 끝!난다면 청소년이 재미삼아 보기에도 괜찮고, 어른들이 그 시절을 향수하며? 보기도 그럭저럭 할 것 같다.

다만 고만고만한 나이대의 아이들을 둔 학부모님들이 본다면 조금 걱정스러울지도 모를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렇게 쉬운 걸

        .

이렇게 간단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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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여지껏 하지 않았을까.

나에게 100일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죽는다는 걸 알지 못했다면

난 말할 수 있었을까?

 

주어진 100일의 시간이 절망이었는지, 축복이었는지 혼잣말하는 서영.

그 100일의 시간은 자꾸만 줄어들어 간다.

반대로 안타까운 나의 마음은 커져만 간다.

 

기다리던 죽는 남자의 마지막 편을 만났다.

보름전쯤 죽는 남자 2편을 만나고 그 여운은 상당했다.

한시간 남짓하여, 책을 통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서영을 만났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100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남자,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그..

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애가 타는 일인데 철저히 남겨진 사람의 행복만을 배려하는 그의 모습에 더욱더 애가 탔다.

새엄마와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새엄마 문제로 속 썩혔던 아빠에게 사과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만의 방식으로 떠나 보낸 것이다.

그녀를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등 그녀에 대한 것을 알려주고 그녀를 그에게 떠나보낸다.

물론 그녀는 이 사실을 모르고, 서울역에서 시작되는 이들의 만남을 먼 발치에서 서영은 지켜본다.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면서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 이 모습을 지켜보는 나..

보는 내가 다 마음이 아프고 짠했으니, 당사자의 마음이란 어떠할지 짐작하기도 겁난다.

 

그리고 자기 전에 생각하죠.......

참.....오늘도 그저 그런 하루였네.

그런 하루하루................. 그거면 충분해요.

이제 남은 건 31일

 

서영의 병을 알게 된 아버지에게 서영은 말한다.

바라는 건 그저 그런 하루일뿐이라고.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그냥 흘러보내는 그저 그런 하루가 서영은 그토록 바라는 평화와 행복이라니.

내가 언제든 올려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눈부신 맑은 하늘.

그것도 서영에게는 미치도록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걸.

노숙자 아저씨도, 서영의 연인이었던 그녀도, 서영의 가족도 서영의 빈자리를 뒤로 어느덧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사람은 서영의 고백처럼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면 왜 다음으로, 혹은 언젠가로, 그렇게 미루며 사는걸까.

그것도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일들을 말이다.

지금 당장 소중한 사람에게 다가가 보자.

지금 당장 미뤄왔던 중요한 일들을 시도해보자.

분명하게 정해진 한가지는 있지 않은가.

서영처럼 알고 있든, 혹은 갑자기가 되든..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