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200만 부가 판매된 어마어마한 책 <세계 최고의 악동들 2> 만나봤어요.
영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 데이비드 월리엄스가 쓰고 그림의 천재 토니 로스가 그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요. 이 책 속 주인공들은 이 그림이 아니면 그 느낌을 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 분의 합작은 정말 최고란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미 1권을 통해 세계 최고의 악동들의 맛을 봤기 때문에 2권은 무조건 읽어봐야 했어요.
1권을 뛰어넘는 또 어떤 초강력 울트라 슈퍼 악동들의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거든요.
1권에 등장한 친구들을 넘어설만한 악동들이 또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요.
이 친구들의 이번 책을 장식할 최고의 악동이들이군요.
얼굴만 보면 진짜 악동 같은 친구들도 있지만 전혀 악동스럽지 않은 친구들도 보여요. 하지만 각자만의 방식으로 모두 악동 짓을 하게 되는데요.
결국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악동 짓을 하나씩은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처음부터 이렇게 강력한 인물을 보여주면 어쩌나요?^^
태어나자마자 어마어마한 크기의 아기 움베르토는 먹는 양이 어마어마했어요.
재미있는 부분은 아기가 엄마보다 큰데 엄마는 작은 움베르토라고 부르는 점이죠.
아이가 어떤 모습이든 엄마에게 아이는 늘 작고 보호해야 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놓치지 않았네요.^^
유모차로는 움직일 수 없어 지게차로 이동하고 아기 침대는 버티질 못해 부서지고 엄마 아빠의 침대를 써야 했죠.
움베르토는 젖병 하나로는 어림도 없었고 기어가서 냉장고의 모든 음식을 다 먹어치우고 시작했어요.
아빠는 음식들을 다 숨겨놓았지만 용케 그것들을 찾아내 다 먹어치우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자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까지 먹어치우고 말아요. 그런데도 엄마는 가련한 작은 움베르토 입속으로 멍청한 늙은 고양이가 들어갔다고, 말썽꾸러기 고양이 때문에 가련한 움베르토가 체했다고 말해요. 엄마의 아이에 대한 비정상적인 시각을 살짝 비꼰 느낌도 드네요.^^
고양이에서 끝난 게 아니라 아빠가 구급차를 부르러 전화를 걸러 간 사이에 움베르토는 엄마마저 먹어치우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닥치는 대로 다 먹고 몸집이 상상이상으로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젠 더 이상 아빠도 제어가 불가능 한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아요.
움베르토가 못 먹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겨자소스!
아침에 겨자소스 위에 넘어졌던 아빠는 움베르토에게 먹혔다가 다행스럽게도 겨자 맛이 나는 바람에 살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 거대한 아이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제트기 세 대를 먹어치우려다 그만~~~
그 마지막은 책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이건 뭐 악동 수준이 아니라 악마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걸요?
엄마 아빠의 모든 걸 먹어치우는 움베르토가 주는 느낌처럼, 어쩌면 처음으로 부모가 된 분들에게는 아이가 내 모든 것을 잠식해버리는 존재로서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의 생각은 잘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느껴지더라구요.
진짜 현실적인 악동 그리젤라는 역겹고 더러우면서 대담한 악동 짓을 하지요.
남들이 싫어하는 벌레를 잡아다가 사람들을 괴롭히고 그것을 지켜보며 즐거워했지요.
그게 좀 지나쳐서 학교에 찾아온 여왕님의 샌드위치에 민달팽이를 넣기도 하고 교장 선생님 속바지에 애벌레를 넣기도 했어요. 그러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일을 벌이고 맙니다.
교장 선생님의 욕조에 자기의 가방에 가득 차 있던 벌레를 쏟아붓고 있다가 교장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벌레가 가득 든 욕조에 그리젤라 자신이 빠지고 말아요. 벌레들은 욕조 속 그리젤라를 순식간에 뜯어먹고 말았어요. 교장선생님이 얼른 끌어내려 했지만 이미 그리젤라는 흔적조차 없었지요.
돈 많은 집안의 무례하고 극도의 이기적인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브래드의 모습도 시사하는 바가 크죠.
버릇없고 욕심쟁이인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저는 브래드는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의 사랑이 넘치는 게 아니라 돈으로 사주는 선물이 넘치다 보니 아이는 돈의 가치는 느낄 수 없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의 경계조차 부모가 알려주지 않으니 브래드는 모든 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겠다 싶더군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아이보다 어른들의 문제점을 건드리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악동은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도 있겠지만 결국 어른들이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거든요.
이 책을 읽다 보면 내 아이를 돌아보게 됩니다.
내 아이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예쁜 아이라는 것에 안심하게 되죠.
워낙 데이비드 월리엄스의 글이 재미나서 저도 몇 번이나 풋! 하고 웃게 되었는데요.
재미도 있지만 절대 재미에서 끝나지 않는, 꼭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이야기란 생각도 해요.
악동들을 한 명씩 한 명씩 만나게 되면서 그 아이들의 끝이 결코 용서에서 끝나지 않는, 사실 좀 잔인한 결말이 의아스럽기도 한데요.
다른 사람을 불편하고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주는 행동에 대한 책임의 무거움을 알려주기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 책 읽기에 좋은 책이구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데이비드 월리엄스의 책들을 찾아읽게 될 거예요.
매력적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