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문학상 대상 작가의 영어덜트 좀비소설이라고 한다.
좀비라고 하면 처음엔 낯설고 무서웠는데, 이젠 너무 많은 곳에서 나오다보니 익숙하다.
부산행, 반도와 같은 영화에서도,
킹덤과 같은 드라마에서도
대탈출과 같은 예능에서도 자주 나오는 좀비.
처음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들에서는 좀비와 대조되는 희망이나 교훈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그냥 좀비만 있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에서는 좀비에 대한 분석이 들어가 있다.
보통 세상이 끝나. 좀비들은 다른 괴물들이랑 좀 다르거든. 그러니까 다른 괴물들은 사실 인간과의 공존이 필요해. 뱀파이어들은 인간의 피를 마셔야만 하기 때문에 인간이 있어야만 해. 늑대인간도 인간이 있어야만 사냥을 계속 할 수 있어. 하지만 좀비들은 그렇지 않아.
좀비들은 목적 자체가 없어. 살아있는 인간에 대한 증오만 가질 뿐이야.
이 그것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럼 요즈음 왜 이렇게 좀비가 나오는 작품들이 많이 나타나는 걸까?
이 사회가 마음에 안들어서 다 없애버리고 싶은건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좀비처럼 완전 다르게 보이는걸까?
드라큘라나 늑대인간은 유심히 보지 않으면 보통의 사람과 같은 존재인데, 좀비는 그냥 봐도 확연히 다른 존재이다. 우리가 서로를 보는 시각이, 서로에게 느끼는 거리감이 그렇게 확연해진걸까?
어쨌든 이 책은 그렇게 좀비가 되어가는 과정, 좀비들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이어기를 다루고 있다.
좀비가 되기 시작하는 10년 전과, 좀비들의 세상에서 과거에 세운 규칙을 지키며 살아남는 10년 후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좀비가 되기 시작하는 10년 전은 코타놀이라는 각성제의 부작용으로 고등학생들이, 성인들이 좀비로 하나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 고등학생들만 발병했을 때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격리하는 모습, 며칠 지나지 않아 모두가 좀비로 변한 세상에서 친구를 구출하며 안전한 곳을 찾아가는 모습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느낌도 들고,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도 생각하게 한다.
10년 후의 세상은 누군지 모를 창조자가 세운 규칙을 따르며 좀비들의 ㅛㅔ상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하러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노략하며 살아남는 치열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좀비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약을 받으러 가는 희망찬 결말까지.
좀비를 소설이라고 하면 다루는 두가지. 좀비의 시작과 좀비가 만연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 모두를 교차편집을 통해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청소년 소설이라 짧은 와중에도 두 상황을 모두 다룬다. 그러면서 이 모든 상황은 누군가 계획한 것이라는 음모까지 밝혀내며 정말 많은 내용을 담는다.
그래서, 10년 동안 어디에서 어린 아이들이 생겨나는지, 이 상황을 계획하며 좀비를 만들어낸 집단은 이제 이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등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박진감과 흥미로운 전개로 세세한 것은 잊게 한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시키는대로 공부만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을 보며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보니 뒤 표지 삽화의 좀비들이 안쓰럽게 여겨졌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