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안돼, 버나드> - 데이비드 맥키 글.그림

 

줄거리:

버나드의 엄마,아빠는 무언가를 하시느라 항상 바쁩니다. 버나드가 엄마아빠한테 무언가를 얘기하려고 하면 "지금은 안돼, 버나드"라는 말을 반복할 뿐입니다. 버나드가 마당에 있는 괴물이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해도 귀담아 듣지 않던 엄마 아빠. 결국 괴물이 버나드를 꿀꺽 삼키고 집으로 들어와도 여전히 알아채지 못합니다. 괴물이 엄마의 등뒤에서 '크르릉'거려도, 아빠의 다리를 물어뜯어도 여전히 자신의 일에 바쁜 엄마 아빠.

버나드의 엄마는 텔레비전 앞에 저녁을 차리고 방에 가서 자라고 소리칩니다.

어떤상황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침대위에 앉은 괴물이 " 그렇지만 난 괴물인걸" 이라고 얘기해보지만

들려오는 엄마의 대답은 " 지금은 안돼, 버나드"

   

 

그림과 제목에 끌려서 선택하게 된 책 <지금은 안돼, 버나드>를 다 읽고난 후는 그야말로 쇼킹! 그 자체였어요.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그림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강한 여운..

글밥 또한 많지 않지만 그림만 보고도 무궁무진한 얘기를 할 수 있고..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을 묘하게 표현한 블랙코미디같은 동화책이였어요. 아이가 이 책을 잘 볼까? 내가 어떻게 이 책을 읽어주고 마무리해야할까? 읽어주기도 전에 심난하더라구요. 괴물에게 아이가 잡아먹힌 그림부터 마지막까지 버나드인지 괴물인지도 모르는 엄마의 행동까지 꽤 충격적이였습니다.

이 동화책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아이의 대화를 거절할때가 종종 있는것 같아요. 어른의 기준에서 더 중요한 일이나 급한일이 있으면 '다음에' 라는 말로 아이의 요구를 무시하기도 했고, 당연한 생활의 룰인양 "지금은 잘 시간이야" " 얼릉 밥먼저 먹자" 라는 일방적인 말만 한 건 아니였는지...

그럴때마다 아이가 느꼈던 감정이 저런식이 공포였을꺼라 생각하니깐 많이 미안해지더라구요.

 

 

햇살현지가 책장에 꽂아둔 이 책을 꺼내와서 같이 읽게 되었어요.

버나드 아빠가 못을 박다가 손을 다치는 모습(피가 나서)에 안쓰러웠는지 슬픈 표정을 지었고~

괴물한테 버나드가 잡아먹히는 장면에서 울상을 지었다가~

마지막까지 버나드 엄마는 괴물인지 아이인지 그 사실도 모른채 버나드 방의 불을 끄는 장면에서 울먹~

말없이 우리아이를 꼭 안아주었어요. 햇살현지에게 "엄마는 현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엄마가 될께"라고 약속하였지요. 현지가 환하게 웃었고 그렇게 이책은 우리 모녀를 더 단단하게 해주는 책이 되었답니다. `

 

우리 아이를 공부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보다는 누구에게나 인정 받는 성품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은게 나의 바람이여서 그런지 이 책만 읽으면 왠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첫 페이지를 열게 되었다.

오랫동안 유치원교사와 원장으로 일을 했고, 지금은 아동의 발달과 행동을 연구하며 더불어 세쌍둥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지은이를 통해서 올바른 성품의 바탕이 되는 9가지 특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9가지 성품이란 원활한 대인관계로 사회성을 길러주는 감정이입 능력,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주도학습의 기본인 독립심, 노력하는 리더의 자질인 책임감, 나와 타인을 인정하며 자아존중감을 키워주는 존중심, 소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게 만드는 정직성,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바탕이 되는 자립심, 친절과 배려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사고를 하게 만드는 감사하는 마음, 욕구 조절 능력을 길러주는 건전한 경제관념, 긍정적인 사고와 자신감으로 늘 친구들이 따르게 되는 유머감각 이렇게 9가지이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 이 특성들을 실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과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요령과 보기"란에 제시하고 있어서 관심있는 주제 혹은 지금 당장 해결해야하는 아이의 문제를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나는 이 9가지 특성중 요즘 우리아이를 떠올리면서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자립심과 독립심부분이였다.

종종 '심심하다'는 말을 내뱉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주는 우리모습을 보면서 무엇을 하고 놀지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임을 깨달았다. "지루함을 기회로 여기라"는 본문의 글처럼 아이에게 정말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제안하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며, 혼자 노는 능력을 길러주므로써 어릴때부터 자립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육아서를 읽을때마다 실천으로 옮겨야지..야무지게 다짐을 해도 또 놓치고 즉흥적인 기분으로 아이를 보게 마련이였는데 이러한 성품은 되도록 일찍. 열살 전에 바로 잡는것이 좋다고 하니 이번에는 꼭! 필요할때마다 찾아보며 공부할 수 있는 자녀교육서로 가까이 두어야 할 것  같다.

 

plus page

 

 

 

책을 읽는 내내 우리집 풍경이 그려졌다. 밝고 유쾌한 엄마덕분에 집안분위기가 항상 좋았던 것에서 나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활달한 사교성이 비롯된것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물론 책에서 나오는 그릇된 행동을 우리엄마도 분명했었다. 옆집애와 비교도 했었고, "넌 머리는 좋은데 노력은 안한다"는 말로 나를 더 노력하지 않는 아이로 만든 부분등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30년을 부모와 함께 살면서 기억되는 점은 그런 부분보다 항상 뭔가 배우려는 엄마의 모습, 항상 웃고 있는 엄마, 대화하는 부모, 집안 자체를 화사한 오렌지빛 같은 그런 분위기로 이끌어주신 그런 점이 더 기억이 난다. <엄마혁명>을 통해서 이런 점이 그 집안을 얼마나 좋게 하는지 다시 한번 알게됐고,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통해서 지금의 우리가정에 내가 맡은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행복멘토, 상담심리전문가 문은식이 전하는 까칠하고 따뜻한 잔소리.

결혼도 안한 총각 아저씨가 어찌 그리 엄마들 마음을 잘 아는지 정말 책 표지대로 때로는 까칠하고 혹은 호되게 때로는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며 상담해주는 사례가 책에 소개된다. 처음엔 너무 심하게 말한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으나, 그만큼 자신있고 자기말에 믿음이 있어서 그런거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 멋진 커리어우먼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게 되면 남편의 내조와 아이의 육아에 더 민감해지고 잘 해내고 싶은 맘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도 누구하나 내맘을 알아주는 것 같지 않고, 허전하고, 커버린 아이는 엄마를 떠나기 급급하고...이제와 돌아보면 나는 없어진 느낌. 내가 앞으로 느낄 느낌같아서? 왜이리 공감이 가던지.

 

더 늦기전에.. 그런 공허함과 허전함을 공감하기 전에 엄마가 변해야 한다. 아이와 남편의 행복이 엄마들의 행복의 전부였던 그 시절에서 벗어나 엄마. 자신의 삶이 주인공이 되어 자기 자신 먼저 행복해지면 그 집안이. 그들의 아이가. 그의 남편이 행복해진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한번 알게 한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