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나라의 독도와 일제의 만행에 관한 광고가 미국과 유럽의 신문이나 광고판을 통해 나갔다는 사실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다. 나는 여기에 대해 그런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을 추가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한 광고에 대해 어떤 효과가 있겠냐는 회의적인 댓글이나 의견을 보며 그럴 것도 같다는 생각도 하였다. 하지만 ‘태극기를 휘날리다’라는 책을 읽고 그러한 생각은 광고가 나간 전후의 사정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는 짧은 소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극기를 휘날리다’는 제목과 표지만을 보고는 그 내용을 잘 짐작할 없어서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라는 강대국에 광고를 낸 것은 서경덕 교수라는 개인이 앞장서서 이루어낸 것이다. 이 저력은 어느 날 갑자기 솟아오른 것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잘 어울리고 독특한 개구쟁이였으며, 즐겁고 의미있는 인생을 위해 대학교 때부터 국가 단위의 행사를 이끌어 온 사람이었다. 책에는 서경덕 교수를 이해할 수 있는 과거 행적과 세계를 무대로 한국을 알리고 중국과 일본의 문화적, 역사적 침탈에 한국을 알리는 방식으로 대응해온 내용이 실려 있다.

 

서경덕 교수가 인생을 살면서 추진해 온 모든 일이 항상 멋지기만 하고 성공만 해온 것은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국가적 관심을 끌어낸 적도 있었지만, 힘들게 추진해온 일이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실패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그 자체의 성공과 실패로만 정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재미있는 일을 생각해왔던 것이 바탕이 되어 대학생 때의 동아리 활동이 되었을 것이다. 대학생 때 시도해왔던 많은 일을 바탕으로 2002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위해 나라를 홍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이 모든 일이 바탕이 되어 개인이 일본인들의 로비에 맞서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와 같은 권위있는 매체에 한국을 홍보하는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광고들이 당장 일본에 과거에 대한 사과를 하게하고 독도와 동해 표기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광고는 그 전에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또한 그 광고를 본 많은 사람들이 독도와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알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 일본의 대규모 로비에 맞서 작은 힘으로도 우리의 정당성을 홍보할 수 있었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이 당장 큰 결과를 내놓을 수는 없다. 알라딘의 램프로 마술을 부리지 않는 이상 이런 큰 일을 당장 뚝딱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가 항상 해왔던 일처럼, 이 광고가 시발점이 되어 앞으로 세상이 놀랄만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즐거움으로 흥분이 된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계속 홍보해나가는 서경덕 교수의 모습으로 현재 진행형을 시제로 끝이 난다. 서경덕 교수의 행보는 계속 될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세계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 사람의 힘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기대된다.

 

‘부자들의 선택’은 미국의 백만장자들이 직업 선택, 재산을 불리는 법부터 그 외 과거의 학창 시절, 배우자 선택의 기준, 여가 생활을 하는 법을 통계적 방법과 함께 이야기 한다.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백만장자들에 관한 허상을 깨고, 그들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던 진짜 이유에 대해 들려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백만장자는 모든 것을 다 갖춘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나는 한국 사람이라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우리나라의 부자들보다 더 화려한 삶을 사는 줄 알았다. 정치 명문가나 전통있는 경영 가문에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최고급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자수성가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머리도 좋은 사람이라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을 나타낸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최고급 물건들만 쓰고, 여가 시간도 근사하게 말과 보트, 혹은 기타 매우 비싼 곳에서 보낼 것이라 생각했다. 남자 백만장자라면 엄청난 미인의 어린 부인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수많은 백만장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통계로 보여주는 내용은 나의 상상과는 판이했다. 이 내용이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백만장자 중에는 자수성가한 사람이 돈을 물려받은 사람보다 더 많다. 돈이라는 것은 벌기는 힘들어도 없어지는 것은 금방이라고 한다. 돈을 물려받아도 능력없이는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백만장자 부모들은 자식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성적은 백만장자가 되는 수완과 같은 것이 아니었다. 학창시절 일류 우등생의 경우는 의사와 변호사 말고는 별로 없다고 한다. 고교 중퇴자나 고교를 22살에 졸업하고 대학을 7년 만에 졸업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대학교 학점도 4.0 만점에 평균 2.9였다. 오히려 우등생이었던 사람들이 지금 백만장자의 고용인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성적과 학업능력 대신 학창시절에 키운 것은 대인관계와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 열등생이라는 낙인을 통해 비판에 굴하지 않는 능력 키우기, 파트타임 일자리를 통해 돈을 버는 법에 대한 감각을 깨우치는 것이었다.

 

백만장자가 되는 것에는 돈을 버는 것뿐만이 아니라 소비를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수입이 좋아도 경기나 회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재 수입만을 생각하고 빚까지 끌어들여 쓰는 경우 돈을 모으지 못해 백만장자가 되지 못하고, 직장을 잃거나 경기가 나빠질 경우 파산은 순식간이라고 한다. 진짜 백만장자들은 구두나 가구도 수선해서 쓴다. 새 것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헌 것을 수리한 후 그 시간을 일하는데 쓴다. 흥청망청한 삶을 사는 것에는 취미가 없고, 자기 절제가 잘 되는 사람이 많다. 집을 살 때도 주거와 투자를 동시에 생각해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방법을 쓴다. 해외 여행은 투자와 출장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 눈에 좋은 직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과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백만장자 중에는 의사, 변호사, 기업 중역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세차업자, 고물상 운영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도 있다. 좋은 직업일 경우 경쟁도 심하다. 겉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틈새시장으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있다. 기회가 클수록 위험이 큰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잘 견뎌내는 것이 자신과 성공에 대한 믿음과 용기이다. 이를 통해 더욱 성장하고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백만장자의 이혼율은 미국의 평균보다 낮고, 몇 십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한 비율은 더 높다. 이는 백만장자가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에 근거한다. 일반적인 경우 남자는 여자의 외모, 여자는 남자의 경제력을 많이 본다. 백만장자들의 경우 위의 조건보다는 배우자의 진실성, 성실성, 지적인 능력, 이해심, 인내심, 명랑함 등을 우선으로 보았다. 자신의 일견 좋아보이는 한 가지 조건보다 일생의 동반자로서 적합한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이는 위자료로 인한 재산의 손실을 막을 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안정과 지지, 사업에 대한 동반자를 얻음으로써 재산을 불리는데 많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백만장자는 너무도 완벽하여 인생에서 모든 것을 과도하게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는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허상으로, 따라하는 것은 파산의 지름길이다. 백만장자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다. 그의 과거 성적, 출신, 물려받은 재산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일하고, 현명하게 소비하고 투자하고, 건전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이 대부분인 집단이다. 백만장자 연구가인 저자가 통계로 이를 증명해준다. 이 책을 두고 인생의 선택의 직면하여 백만장자의 선택을 참고해야겠다.

 

 

 

‘뉴요커가 된 부처’는 명상 서적이다. 다만 조금 독특한 형식을 지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불교도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소박한 의복과 음식, 절제있는 생활과 장시간의 명상, 그 안에서 음주와 다툼, 바쁜 업무, 연애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적으로 달고 사는 문제를 끼워 넣어 상상하는 것은 불경스러운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면 음주, 다툼, 바쁜 업무, 연애와 관련된 사람은 불교도가 되거나 명상으로 자신의 의식을 깨울 자격이 없을까? 불교도가 되려면 이 모든 것을 포기하여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 부분과 함께 반쪽짜리 불교도로 죄책감을 느끼며 신앙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여 대담 형식으로 내놓은 책이 이 ‘뉴요커가 된 부처’이다.

 

이 책의 대담을 읽으며 오쇼 라즈니쉬(유명한 인도의 산야신)의 강의록의 문답이 생각났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죄의식을 가지게 하는 문제에 대해 갈등을 넘어서는 답을 해주는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별 문제에 대한 답에는 각기 차이가 있지만, 이 책의 해법은 많은 부분 명상에서 온다. 이 책의 저자는 불교도이자 명상가이다. 명상을 하면 자신의 욕망과 갈등 자신에 대한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진정한 자신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면, 자기가 원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하는 것(술, 담배, 마약, 여러 사람과 만나기)에 더 이상 끄달려 살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또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였을 때, 자신의 진정한 내적 요구에 좀 더 부합하는 선택을 내려 좀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 당연히 현대인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자신을 더 많이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 좀 더 옳은 선택을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음속에서 편견이나 신경증이 줄어들며, 다른 사람이나 외적 상황에 좀 더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는 가족, 친구, 직장에서 좀 더 온화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넓게는 사회를 이롭게 하게 된다.

 

나도 명상에 관심이 많아 밤에 잠들기 전하는 명상을 하고 있다. 매일 짧은 명상을 통해 어느 날 문득문득 나에 대해 모르는 것을 많이 알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내가 나를 이렇게 몰랐다는 것도 신기하고, 아직도 내가 아는 부분보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받는 것이 당연했던 스트레스도 언제 그 자리에 있었냐는 듯 없어진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내가 직접 경험한 내용과 같은 부분이 있어서 반갑기도 했다.

 

이 책 뒤에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명상방법도 실려있다. 뉴요커가 된 부처, 읽어보고 실제 명상을 해볼 수도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