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마다 있는 것이 병원이지만 내가 가진 고질병을 속 시원히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고혈압, 저혈압, 복통, 두통, 높은 간수치, 변비, 당뇨, 천식, 감기, 불면증 등 너무나도 친숙한 이름들이다. 견디기에도 괴롭고, 생명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질환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 한의학적 지식과 건강을 개선시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나온 것이 이 ‘한의사 김소형의 해독수’라는 책이다.

 

이 책은 김소형이라는 한의사가 모닝와이드에서 방영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각종 질병 이름 아래에 각기 좋은 약재가 아래 항목에 들어간다. 각 약초의 한의학적, 양의학적, 영양학적 이점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해당 약재로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의 방송분, 해당 약재를 먹는 방법이 나와 있다. 독자가 책을 읽고 개선하고 싶은 질병에 따라 책 뒤에 있는 방법을 따라 끓여 먹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모링가와 몰로키아를 실제로 키워서 먹어 보고 싶다. 모링가 나무는 기적의 나무로 유명하다고 한다. 90가지 영양소, 46가지 항산화제, 36가지 항염증제, 우유의 17배의 칼슘, 당근의 10배의 비타민 A, 시금치의 25배의 철, 현미의 60배의 감마아미노산, 달걀의 36배의 마그네슘, 필수 아미노산 8가지를 포함하고 있는 드문 식물이라고 한다. 종합 천연 영양제 같아서 심어두고 평소에 먹고 싶다. 어떻게 보면 약보다 중요한 것이 먹는 것이다. 좋은 식물을 두고 먹는 다면 수명이 몇 년 늘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단지 추위에 약해서 한국에서 키우기 어렵다고 한다.

 

몰로키아는 체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농도를 떨어뜨리고 장을 건강하게 한다. 효과도 마음에 들지만 상추와 다른 쌈채소처럼 집에서 잘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쉽게 키울 수 있어서 늘 곁에 두고 먹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해독수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지만 더욱 좋은 것은 생활 환경과 습관도 함께 바꾸는 것 같다. 책에서 약재를 먹고 병이 나은 사례들은 때로 어떤 식물을 다려먹은 것 치고는 너무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례들을 보면 사업이 망하고 폭음을 하는 등의 나쁜 습관을 개선하고, 공기가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몇 억 원의 손해를 보며 사업을 줄여서 스트레스 요인을 없앴다. 해독수 뿐만이 아니라 병을 초래한 다른 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이 더해져서 더욱 좋은 치료효과를 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심하고 생활을 개선하고 해독수를 마신다면 건강을 크게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의 빛’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자전적 논픽션으로 유명한 이스마엘 베아가 전후의 조국 시에라리온의 상황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21세기라고는 믿을 수 없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내일의 빛’을 향하는 소설이다.

 

소년병을 대동한 무차별 학살로 마을이 황폐화 된 후, 전쟁이 잠잠해지고 인근 국가의 난민촌에서 흩어져 있던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돌아온다. 사람들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기억은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다. 오갈 데 없는 소년병도 마을에 받아들인다. 마을이 조금씩 재건되고, 전쟁으로 모르는 세대가 태어나고, 전통에 따라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때, 소설이지만 이런 즐거운 때가 계속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평화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마을에 법을 뒤에 업은 무법자들이 출현한다. 인근 광산의 금홍석과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러 온 외국인들이다. 그 땅에서 본래 살던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99년 간 그 땅에서 채굴할 권리를 정부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그들은 전기와 수도, 도로와 같은 시설을 열악한 마을에 공유할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광석을 실어 나르는 차는 사람들에게 먼지를 씌우고, 치여 죽이기 일쑤이나 개선은 없다. 노동자들은 술을 먹고 마을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기 일쑤이나, 경찰은 오로지 그들의 편이었다. 그럼에도 마을 사람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 저주스런 광산에 일을 하러 가게 된다. 공장의 배선을 밟고 소년이 죽어도, 마을의 강물에 오염수를 흘려도, 공장에 일하러간 마을 사람들이 죽어도 아무도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마을의 노인 어른들은 자연에서, 삶에서 얻은 지혜와 용기를 지닌 훌륭한 사람들이었다. 대학살을 견뎌내고 마을을 재건하고 소년병도 아량으로 감싸주고 돌봐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정부도 외국 자본의 편에서고, 전통적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할 대추장도 자본에 넘어간 상태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는 것뿐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식수가 오염되고, 마을 사람들이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사람이 죽어가는 데 대한 대안과 보상, 해결을 원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와 분노에 대한 대답은 좌절감과 비참함뿐이었다. 간간이 소년병 출신 마을 소년들이 공장이나 노동자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것만이 위안이 될 뿐이었다.

 

마침내 광석을 캔다고 마을이 통째로 파헤쳐졌다. 그 곳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도 모를 세월동안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으며 어머니로 여겨지던 곳이었다. 주인공 가족은 견디다 못해 수도인 프리타운으로 이주한다. 그곳에서의 경제적 사정도 여의치 못하다. 배를 곯고 있는 주인공 가족에게 마을에서부터 알던 소년병이 음식을 가져다 줘서 가족들이 끼니를 때우며 소설은 끝난다.

 

극한의 상황에서 ‘내일의 빛’이 뭘까 하다가 바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전쟁을 뚫고 살아남아 마을을 재건하고 원수도 용서하는 아량을 보여주었다. 벌이가 워낙 시원찮아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켜 비열한 짓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까지 했다. 도시에 왔더라도 부족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겸손한 시선과 현명한 사고, 전통적인 이야기를 계속 가지고 있었다. 비열한 상황이 사람들의 정신마저 피폐하게 하지는 못했다. 시간에 따라 모든 것은 변한다. 시에라리온의 상황도 언제나 이 소설처럼 끔찍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이 소설에서와 같이 생존을 향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언제고 시에라리온도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해 사람들도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도 지구촌에 함께 사는 이웃으로서 기부를 통해서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

 

‘십대의 두뇌는 희망이다.’의 제목만을 보면 ‘십대’의 ‘두뇌’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만 보면 다루는 범위가 비교적 좁게 느껴져서 책의 소개글을 보니 어른의 두뇌도 다루는 책이었다. 십대의 두뇌의 특징을 중심으로 십대뿐만 아니라 성인의 정신적 문제를 다루는 내용이었다.

 

십대의 두뇌는 삶에 있어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생물학적, 사회적 요구에 걸맞게 변화하게 된다. 십대의 두뇌는 가정이라는 집단 소속되어 보호 받던 아이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성인으로서 자신의 집단을 만들어 독립하려는 준비를 한다. 십대의 두뇌는 보상성 반응을 나타내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성인에 비해 평소에는 낮은 수치를 나타내나 자극적인 일을 하는 경우 더 높게 나타난다. 성적인 변화, 위험보다는 보상에 중점을 두는 충동성,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 또래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 등에 날개를 달아준다. 인간 세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이 특징은 십대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충동적으로 위험한 일을 하거나 중독에 빠질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십대의 두뇌는 충동성과 도전정신과 함께 이에 대한 브레이크도 동시에 개발한다. 십대의 두뇌는 통합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라는 부분도 발달한다. 이 전전두엽은 신체 운동, 뇌의 전체 기능, 사고 기능을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충동이나 감정을 사고를 통해 억제하고, 단순한 반응을 넘어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곳도 이 부분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읽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따라가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잘 공감하여 행복한 삶을 꾸리는 것도 전전두엽의 역할이라고 한다. 머리가 좋은 것은 대뇌피질이 주로 담당한다. 하지만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현명한 사고는 전전두엽이 주관한다고 할 수 있다.

 

성인으로서 반가운 이야기는 십대가 지나더라도 전전두엽을 비롯한 두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30여 년의 임상 경력을 지닌 저자가 이에 사용하는 방법은 상담과 명상이다. 이를 통해 전전두엽이 좀 더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두뇌의 뉴련들을 좀 더 활성화 할 수 있다. 저자의 방법을 통해 90대 노인도 과거와는 달리 인생과 인간관계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저자가 권하는 명상은 통칭 마인드 사이트라는 이름으로 책의 각 파트의 말미에 실려 있다. 몇 가지가 있지만 수레바퀴 명상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신을 수레바퀴의 축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욕구와 감정, 사건과 상황,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바퀴살 구획에 넣어 객관적으로 보는 명상법이다. 책의 상담과 명상 전반적으로 내면에서 둥둥 떠다니는 감정, 욕구, 생각, 경험을 정리하여 대면하게 하는 방법을 취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명상을 통해 나도 잘 몰랐던 내면이 상황을 인식하고, 나도 모르게 마음의 상태가 개선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저자가 명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갈등을 해결해가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내가 기억하는 이 책의 내용은 ‘십대의 두뇌의 특징을 통해 두뇌의 발달에 대해 설명한다. 이에 근거해 전전두엽과 두뇌를 발달시키는 명상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좀 더 풍요로운 삶과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이다. 뇌과학, 심리학, 명상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