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수에 관심이 있어 관련 책을 보고 있다. 내가 원하는 책은 실려 있는 자수가 예쁘고, 실제 활용도가 높은 책이다. 실제 수공을 들여 만드는 것인데 예뻐야 만들고 싶고 보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실제 응용할 수 있어야 자수를 놓는 의미가 있다. 흰 천에 수놓아 놓고 자수 바구니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할 작품은 내가 무얼했나 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아오키 가즈코의 명성은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다.
우선 실려있는 자수 작품이 참 예쁘다. 이 책은 사계절을 모티브로 주로 꽃은 담고 있고, 그 외 과일, 곤충, 개구리, 새, 사람, 정원 용품 등의 자수가 나온다. 꽃들이 때로는 한 종류, 때로는 여러 종류로 참 예쁘고 자연스럽게 배열되어 있다. 사이사이 벌이나 나비를 배열한 것도 재미있다. 책 중간에 저자가 마당에서 꽃을 따가지고 와서 배열해 좋고 작품을 구상하는 사진이 나온다. 작가의 심미안과 직접 식물을 관찰한 결과로 이런 좋은 작품이 나왔나보다. 밝은 햇살 아래에서 찍은 듯한 작품과 작가의 사진이 자수를 더 예뻐보이게 한다. 과거 한 자수 책을 샀는데, 꽃이 한 포기씩만 멋없이 덩그러니 놓여있어 자수로 표현할 수 있는 꽃은 이 정도인가 하여 실망한 적이 있다. 이 책으로 그 때 실망한 내 가슴을 달랠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꽃이 함께 피어 있는 ‘떼샷’ 작품, 원모양으로 화환처럼 배열한 꽃 작품, 참 아름답고 도전해보고 싶다.
또한 이 책에서는 색색의 천에 수놓은 작품이나 자수를 이용한 여러 소품이 나온다. 책커버, 라벨, 부엌용품, 브로치, 액자, 동전지갑, 쿠션, 액자, 핀쿠션, 액자 등 다양하고 예쁜 소품이 많다. 흰 천이나 베이지색 천뿐 아니라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체크 무늬 천에 놓은 수도 있다. 일부러 만든 것처럼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고 예쁜 소품과 색 배열이다. 나비를 수놓은 후 날개 부분을 잘라 나비 표본처럼 만들거나, 식물을 수 놓은 후 채집 표본처럼 만든 설정도 재미있다. 다양한 소품과 자수 천은 독자가 직접 실용성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다른 응용작품을 만들 수 있게 영감을 준다.
여러 꽃이 함께 있는 수처럼 큰 작품도 있지만, 작은 꽃 한 송이나 예쁜 벌 한 마리, 나비 한 마리 같이 작은 수도 있다. 소품이나 옷에 작은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수 다이어리는 예쁜 작품이 많고 수를 놓는 독자에게 영감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수를 놓으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