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행간을 읽어라. 어렸을 적에는 책의 내용을 잘 파악하라는 말 정도로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책이라는 것은 문자의 나열이 아니다. 어떤 사람의 정신과 삶, 그 사람의 일부분을 전달하는 중간과정이 바로 책이다. 책에서 취해야 할 것은 지식이나 문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과 나의 정신의 만남이다. 출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똑똑하고 성공한 사람이 많다. 그들의 정신을 만남으로서 내 정신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는 것이 있다. 책의 행간을 읽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기대되는 일이다. 그런 기대와 함께 메가스터디의 김기훈씨의 ‘나는 나의 의지대로 된다’를 읽었다.

 

나는 학교를 다닐 때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보다 혼자 공부를 했다. 김기훈씨가 메가스터디의 강사인지,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인지는 몰랐지만, 김기훈이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책은 김기훈씨가 한국에서 제일가는 영어강사로의 명성을 쌓기까지의 인생, 철학, 노력, 앞으로의 삶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 행간 사이사이에 열정과 노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자신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여 필요이상으로 변명하고, 포장하고, 예민해진다. 반대로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은 여유롭고, 자유롭다. 자랑스러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드러낼 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유는 노력으로 이루어지고, 이 노력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향하는 열정이라는 뒷받침이 필요하다. 김기훈씨의 책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며 이렇게 외친다. ‘나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쳐 열심히 살아라. 그러면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그 증거가 나다.’ 읽는 사람이 무심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성공을 향해 불끈 주먹을 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부어준다. 김기훈씨가 강의를 하며 고심했던 ‘(학생들을 공부하게 만드는)동기부여’의 힘이 책에도 담겨있는 것 같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읽어도 좋은 책이지만, 한창 성공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열정과 노력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쇼핑에 대한 태도를 다루는 책에 구찌, 샤넬과 같은 명품의 가격이 유럽보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훨씬 비싼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위 동양의 나라들은 못 살다가 잘 산지 얼마 되지 않아 열등감이 있다. 그래서 비싼 물건을 사면 더 훌륭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같은 물건의 가격이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더 잘나고 싶은 열등감. 이는 새마을 운동과 드높은 학구열로 실제 한국이 잘 사는 것에 많은 기여를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 살게된 지금은 이 열등감을 여유로 바꿀 때가 왔다.

 

이 책은 스웨덴의 여유있고 실용적인 삶의 방식과 사회적인 분위기와의 대조를 통해 한국인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조급하고 경쟁적인 삶의 방식을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스웨덴에서 보이는 여유있고 독립적인 삶의 방식, 운동과 건강한 식이를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를 통해 생활방식의 변화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스웨덴은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다. 한국인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학력, 직업, 외모, 옷차림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사회적 스트레스의 상당수가 여기에서 기인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실제적이고 내면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고 필요한 학력, 직업을 선택하고, 외모나 옷차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한국의 경쟁적인 입시, 기업 문화는 운동부족, 고열량 상태를 초래하여 각종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을 야기한다. 스웨덴은 삶의 질이 높고 육체노동을 지식노동보다 열등하게 보지 않아서 한국처럼 높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기에 목매지 않는다. 유치원 때부터 운동이 권장되고, 청소년기에는 대부분 운동 동아리 활동을 한다. 휴가도 운동을 하며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갈등에 대한 대처도 분노는 폭발시키기보다는 여유있게 대처하며, 늦게까지 하는 야근과 회식도 없다.

 

한국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만화 ‘달려라 하니’에서 불 수 있듯이 경쟁적이고 자학적인 삶의 태도를 권장하기도 했다. 이는 실제로 한국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하니가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 잘 살게 된 다음에도 상대를 반드시 이기지 않는 다면 죽을 것만 같고 자신의 아픈 곳을 찔러가며 울고 분노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해보자.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될뿐더러 몸이나 정신에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이제 한국은 잘 사는 나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에 걸맞는 선진국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마광수 교수의 한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마광수 교수를 유명하게 만든 주제를 뺀 에세이를 본 사람들이 사고의 깊이와 글솜씨에 놀란다고. 그래서 마교수의 ‘행복 철학’을 읽게 되었다. 천재라고 불리기도 했던 교수의 행복 철학은 어떤지 궁금해서이다. 전에 마교수의 책을 한 권 읽었는데, 마교수의 판타지만 가득해 별 재미가 없었다. 이 책은 마교수가 좋아하는 주제를 찬미하는 내용이 아닌 그의 철학을 듣고 싶었다.

 

공감이 가는 내용도 없지 않아 있었다. 마교수는 사회적 지위, 남들에 시선에 연연하다 자신의 행복을 잊고 사는 삶이 어리석다고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시류와 유행의 따라 자신이 평생 동안 할 일을 정하고, 조금이라도 유망한 학과에 들어가려 전전 긍긍하며 걱정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좋은 이야기였다. 사람들이 일생을 걸고 가지려고 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가져오지는 못한 것을 부정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너무나 흔한 이야기라 새로울 것이 없다. 책 내용은 결국 그가 대안으로 내놓는 궁극적 행복을 필두로 그가 좋아하는 주제로 수렴된다.

 

마교수의 책은 결국 남녀의 자유로운 관계가 인간에게 남은 단 한가지의 궁극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야(野)한 인간이 궁극의 행복한 인간이라고 했다. 마교수가 부정하는 맹목적으로 경쟁적인 시류처럼, 마교수의 행복론도 극단에 치닫는 느낌이 든다. 마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사석에서 친지나 친구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말하고 권하는 사람일까? 그래서 마교수가 사람은 혼자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파트를 이 책에 실은 걸까?

 

마교수는 진정 자신이 글로 쓰는 삶을 실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자신이 진정하게 야(野)한 삶의 전도사가 되기를 자청했다면, 내가 읽은 마교수의 책의 복습정도인 이런 책을 한 권 다시 출판해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고령의 약한 몸을 가진 마교수는 어떻게 야(野)한 삶을 사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고백, 그가 구속되었던 시절보다 더 개방적이 된 사회를 바탕으로 즐거운 사라를 능가하는 새로운 소설이 나와야 할 것이다. 본인은 야(野)하다고 말하는데, 그의 책에서는 야(野)를 느낄 수가 없다. 단지 연세대 교수인데 야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책을 파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루하다. 야한 이야기를 해도 지루하다.

 

마교수의 판타지를 주제로 한 책이 한 권 더 추가 되었다. 폐부를 찌르는 생각도, 두뇌를 자극하는 짜릿함도, 관능 한 조각도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