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이 8살 짜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확률과 같은 똑똑한 우리나라. 우리도 그만큼 똑똑하게 자신의 권리를 다 찾고 있을까? 아닌 것 같다. 귀찮다,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가 모르고 사는 것이 너무나 많다. 여자는 특히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부당한 경우를 겪기 쉽다. 그래서 류여해씨가 지은 책의 제목이 ‘그녀는 모른다’이다.

 

이 책의 처음 두 파트는 여성의 관점에서 본 가정폭력, 이혼, 성추행과 관련 법제도와 판결에 대해, 세 번째 파트는 사회 현안, 마지막 네 번째 파트는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상품과 서비스의 환불에 대한 문제이다. 관련 법률 지식과 그에 따른 정당한 권리가 무엇인지에 대하 말 해준다.

 

법제도는 불륜과 이혼, 가정 폭력에 대해 일방 상식으로 황당해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불륜을 예로 들면, 불륜을 입증하려면 직접적인 성교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모텔에 둘이 나체로 누워있는 사진도 그냥 누워있었다고 말하면 증거 불충분이 된다고 한다. 해외 출장을 1년 동안 가있는 사이 아내가 낙태를 했어도 ‘임신으로 이르게 된 성교’의 증거이지 불륜의 증거는 될 수 없어 증거 불충분이 된다. 법이라는 한 가지 제도가 각기 다른 수 많은 사례에 적용되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맹점이 발생하는 것이겠지만, 위 두 사례는 너무도 황당하다.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들은 일방적으로 약자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돈을 내서 결혼해서 같이 맞벌이를 해도 가사는 여자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편, 시부모, 친부모. 여기에 육아까지 뜸질이 되어 여자는 너무 괴로운데, ‘엄마고 부인이니 참아라’는 말은 가학적이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 친절하더니 결혼 후에는 이기적으로 모든 가사와 육아를 외면하는 남편. 그렇다고 이혼이 쉬운 것도 아니라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 같았다. 성추행과 성희롱은 다른 말 이었다. 성추행은 접촉이 있어야 하고, 성희롱은 말과 행동이다. 그런데 성추행은 형사법, 성희롱은 형사법이 아니라 합의를 할 수가 있다. 성희롱을 당한 입장에서 누가 합의를 하고 싶을까? 다른 나라에는 없다는 이 구분은 왜 있을까? 성희롱한 사람을 위해? 직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경우, 고소로 당당하게 맞서도 대부분이 상사인 피의자의 해꼬지는 피할 수 없다. 억울한 상황들이다.

 

앞에 두 파트처럼, 뒤의 두 파트도 주제는 다르나 국민으로서, 소비자로서 겪을 수 있는 불리한 상황들이 나와 있다. 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어떻게 당연하게 마구 침해당하고 있는가?(특히 소비자 부분은 명시하는 법이 엄연히 나와 있는데 판매자들이 너무나 많은 사기를 친다.) 부끄럽게도 나의 권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때문이다. 이를 틈타 나쁜 판매자, 정부, 주위 사람들이 나를 마구 뜯어먹는 것이다. 관련법이 찾아보기 귀찮고 어렵고, 가족에게 대적하는 것이 죄스러워 그냥 꾹 참아버리는 것이 무지와 무관심이다. 일상적으로 흔히 취하는 태도가 국민으로서, 여자로서 불합리한 대우를 불러일으키는 지에 대해 알았다.

 

인간 집단을 제어하는 것은 ‘법과 제재’보다 ‘사회적인 분위기, 생각’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심리학 책에서 읽었다. 벌은 그냥 무섭지만 집단에서 배재되는 것은 인간에게 더 큰 공포다. 위에 있는 불합리한 법, 불합리한 인습을 바꾸고, 법을 무시하는 불합리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법은 하나다. 여자로서, 국민으로서, 소비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알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인 분위기와 생각’이 바뀌면 위에 나오는 사람들도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권리를 알고 당당하게 주장하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살면서 이렇게 하기는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나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상황을 일깨워주는 것에 더불어 다정하게도 공감해 주고 용기를 준다. 우리 함께 해보자고.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은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였던 ‘심리학 나 좀 구해줘’의 두 심리학자가 다시 뭉쳐 쓴 책이다. 제목처럼 심리학을 일상에 적용해 똑똑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 책은 3~5장의 짧은 여러 개의 단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장의 서두에 가상의 상황과 선택지가 있고, 다음에 어떤 선택이 더 현명한가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는 일상에서 이 이론을 적용하여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하며 단장을 끝낸다.

 

이 책의 특징은 심리학 이론을 쉽게 전달하고, 실제 생활과 연관지어 예시를 들고 설명을 해준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 줄로 쓰니 쉬운 이야기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쉽게 설명해주고, 일상과 연관을 지어주는 책은 처음이다. 심리학을 좋아하는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개중에 참 반가운 만남이다. 각 단장의 길이는 3~5장이다. 이 속에서 1~3개의 심리학 이론을 설명하고 실생활에 쓸 수 있는 방법까지 나온다. 보통 심리학 책에는 한 가지 이론에 대한 설명이 길게 나온다. 그 이론이 발전한 배경, 여러 가지 연구결과, 뇌와 호르몬과의 연관성, 신경학적 설명 등 전문적인 설명이 따라 나온다. 난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책에 따라 때로는 목포수 같이 내 앞으로 쏟아지는 기분이 든다) 다 읽어도 읽을 당시에만 이해가 될 뿐, 나중에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어려운 내용을 헤치고 내 머리 속에 남는 것은 해당 심리학 이론의 내용과 쓰임 정도이다. 이 책이 쉽고 잘 이해가 되는 이유는 전문적인 내용을 줄이고 위의 두 엑기스를 뽑아서 전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쉽고 재미있다고 내용이 얄팍하지 않다. 오히려 책을 더 잘 쓰기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압축이 되어 있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심리학 전공자일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항상 심리학을 떠올리며 즐겁게 연구하는 사람들이 아닐까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심리학과 일상이 룰루랄라 손을 마주잡고 사이좋게 노는 책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책을 통해 전반적으로 알 수 있었던 내용은 우리는 생각보다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성은 좀 귀차니즘 경향이 있었다. 새로운 생각을 하기보다는 기존에 아는 것이나 감정, 육체적 반응을 따라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감정과 육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단순한 존재들이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인간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조건반사식으로 움직이는 존재였다. 그럼 단순하고 조건반사식 움직임에서 좀 더 현명하게 사고하는 방법은? 심리학을 알고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 자신이 좀 더 현명하게 사고하고 반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은 재미있고 실용적인 심리학책이다. 일반 독자를 위한 심리학의 엑기스만 뽑아서 일상과 섞어 잘 전달해준다.

최근에 미용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서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재미있어 보여 한 번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 만난 것이 ‘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이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치아 교정을 하길래 그저 다 똑같은 치아교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치아 교정에도 환자의 상태나 요구 사항에 따라 많은 종류가 있었다. 흔히 보듯이 밖에 하는 교정이 있다. 학생들이 많이 한다. 여기서 전부 금속 장치로 하는 것, 일부를 치아 색과 유사한 세라믹으로 해서 눈에 덜 띄게 하는 법이 있다. 잘 안 보이는 방법은 사회인이 많이 한다. 최근에는 인코그니토라는 발음과 식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얇은 교정 장치가 나와 금전적 여유가 있거나 방송관련 일을 하는 사회인이 많이 한다고 한다. 장치를 스스로 뗄 수 있는가 없는 가에 따른 종류도 나뉜다. 이의 상태나 환자의 요구에 따라 위 아래 다른 장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교정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내 생각보다 교정 치료를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의 수요가 매우 높았다. 저자는 아나운서협회 치과 자문의다. 아나운서는 입술과 치아가 발음과 미관을 위해 중요하여 교정을 많이 한다고 한다. 또한 치아 하나가 제자리에 있지 않아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교정을 한다고 한다. 내가 본 교정하는 사람들은 전부 미관을 위해 교정을 했다. 그런데 책에는 주걱턱, 윗니가 아랫니를 과도히 덮는 경우, 앞니끼리 닿지 않는 경우, 입이 점점 튀어나오는 경우, 송곳니가 미관상 지나치게 안 좋은 경우, 치아가 지나치게 작거나 잇몸이 지나치게 내려온 경우 등 교정치료가 의학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참 많았다.

 

또한 쌍거풀 수술하다가 죽는 사람도 있듯이, 교정도 조심해서 좋은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저자의 상담 사례 중에는 교정을 다른 곳에서 3년 째 하는 중인데 아직 치아 사이가 닫히지 않아 저자가 다시 닫아준 사람, 돌출 입을 교정했더니 입을 다물면 윗니가 아랫니를 너무 안쪽으로 밀어버리는 느낌이 들어 저자에게 다시 온 사람 등이 등장한다. 교정이 간단하고 싼 치료도 아니고, 처음 잘못하여 2차로 다시 치료를 하는 것이 얼마나 번거롭겠는가. 또한 물건을 잘못 산 건도 아니고 치아인데, 교정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치료에 관한 내용 중 동의하기 힘든 내용도 있었다. 치열이 불규칙하면 나이가 들며 얼굴이 잘못된 방향으로 바뀌거나 음식이 끼어서 충치가 잘 생기거나, 치아가 비정상적인 마모로 수명이 짧아질 수 있기에 교정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일부에 국한하여 한 설명이겠지만, 지난 몇 천년간 치열이 불규칙한 인류가 얼마나 많이 살아 왔는가? 교정을 하면 제 위치에서 치아가 벗어났으므로 되려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불규칙한 치아 중 건강을 위해 교정을 해야 하는 치아가 그렇지 않은 치아보다 더 많지 않을까? 또한 웃을 때 잇몸을 덜 보이게 하기 위한 여러 치료 중 입 근육을 덜 움직이게 하기 위해 보톡스를 권하는 부분이 있다. 보톡스는 3~6개월 안에 신체에서 완전히 사라지며 무해하다고 한다. 치료의 지속을 위해 1년 1~2번 계속 받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보톡스는 맞고 효과가 사라지면 해당 부위가 쳐진다. 계속 맞으면 더 쳐진다. 웃을 때 잇몸이 덜 보이게 하려고 이런 방법을 권장하는 부분에서는 씁쓸했다.

 

치아 교정을 하기 전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분들은 인터넷 서핑에 더해 한 권으로 정리된 이런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