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나 요법’이라는 무수술로 척추를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과 추나협회설립, 한의학의 세계적인 홍보, 추나를 전문으로 하는 자생한방병원의 설립. 한 가지도 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신준식 한의사. 어떻게 한 사람이 이 많을 일을 해낼 수 있을까? 그런 호기심으로 신준식 한의사가 쓴 ‘비 맞지 않고 크는 나무는 없다’를 봤다.
일대기가 주욱 나열되 있는 구성은 아니다. 성장기, 추나를 개발한 배경, 그 과정의 어려움, 한의학을 세계에 홍보하고 자생한방병원을 설립하게 된 과정 등 인생의 중요한 일에 대한 감상과 생각이 작은 단원으로 나뉘어져 들어있다.
저자의 할아버지, 아버지는 모두 한의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치료하시는 것도 옆에서 자주 보고, 따라다니며 치료를 하실 때 잔심부름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때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의료인의 마음가짐과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많이 보고 배웠다고 한다. 어머니도 마음씀씀이가 고우셔서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도우셨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가정 환경에서 의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환자를 진정으로 대하는 마음을 배웠다고 한다.
추나를 만들게 된 것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가 말년에 척추를 다쳐 누워서 지내셨다고 한다. 아버지를 고쳐드리기 위해 척추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도중 아버지가 운명하셨다. 이후 아버지가 남긴 책을 보니 아버지도 역시 척추를 고치는데 관심이 있어 하신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조선침법에 외국에 카이로프락틱, 정골요법을 접목시켜 추나를 만들었다고 한다.
추나를 만들고 활성화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동료 한의사, 친한 선후배 한의사들 마저 ‘한의사가 지압사가 하는 일을 하여 한의사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마음 속으로 괴롭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혹도 들고 했을까. 이런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게 한 원동력은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과 이 어려움도 곧 지나가리라는 굳건한 기다림이었다. 이는 한의사가 아니래도 누군가의 인생을 살 때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믿는 바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면, 언젠가 찬란한 태양을 맞이할 때가 오는 것이다.
저자는 의술을 돈벌이 도구가 아닌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꿈과 일치시킨다. 사람을 상대하고, 어려운 병을 고치는 일이다보니 힘든 경우도 있다. 어떤 한의사는 주말이 제일 좋다고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의술을 자신의 소명이고 즐거움이라고 느낀다고 한다. 이런 좋은 기분이 있어야만 삶이 즐겁고, 좋은 의술이 펼쳐진다고 한다. 이런 마음 상태, 소명 의식에서 세계로 한의학을 홍보하고, 자생한방병원을 설립해 추나를 통해 더 많은 질병을 고치는 일을 해나가는 것이다.
만일 신준식 한의사가 자신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훨씬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술에 대한 사랑과 소명의식, 자신이 아는 의술을 내가 보는 한명 한명의 환자 뿐만 아니라 다른 한의사들이 보는 환자, 나아가 외국의 환자에게도 베풀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좀 더 어려운 길을 갔을 것이다. 또한 소명의식과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이렇게 많을 일을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타인의 원동력 넘치는 삶의 이야기를 또 한 편 보았다. 한층 한층 쌓여 내 인생의 원료로 삼아 뜨겁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