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성공법이 유행하는 시대이다. 핏줄로 매인 계급이 사라지고, 개인은 능력만 있다면 지구상에 널린 돈을 마음껏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을까? 사주는 날 때부터 타고 나는 것이고, 관상은 거의 만들어져서 나온다. 이들 이론에 따르면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재복이나 인복은 날 때부터 타고나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정말??

 

과거 일본의 유명한 관상가 미즈노 남보쿠는 이에 대해 색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그는 이발소 3년, 목욕탕 3년, 화장터 3년 간의 전설적인 연구과정을 마친 후 관상이라면 거의 틀림없이 맞췄다는 실제 인물이라 더욱 무시 할 수 없다. 바로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다.

 

나쁜 음식을 적게 먹는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한 관상과 사주를 벗어나는 방법이다. 그가 말하는 음식은 생명이다. 적게 먹어 아까운 희생을 줄이고, 남에게 나누어 주면 그것은 상상할 수 없는 큰 공덕이다. 음식을 절제함으로서 그 사람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것이 관상을 바꾸고 운명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유명한 만큼 내용에 대한 이견도 많은 책이다. 실력있는 관상가, 운명가이지만 무시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무시해버리기엔 이 책에 너무나 정연하고 이치에 닿는 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실천하고 관찰하며 진실을 판단해보고 싶다.

 

뜨개질로 인형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뜨개 인형책을 모은다. 많은 책 중에서 ‘이건 반드시 소장해야돼’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이 ‘손뜨개 인형의 숲’이다.

 

인형책의 소장가치를 높이는 최우선 조건은 예쁜 인형 도안의 포함 여부이다. 예쁜 인형이 하나만 있어도 그 책은 살 가치가 있다. 이 책은 표지의 사슴부터 당나귀, 양, 다람쥐, 라쿤 등 예쁘고 사랑스러운 인형이 여러 마리이다. 이 책에서 제일 인기있는 사슴을 만들어 봤는데, 정말 사랑스럽다.

 

이 책의 다른 장점은 인형이 독특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형 뜨개 책은 코바늘로 동그랗게 원을 만들며 뜨거나 대바늘로 뜨는 책이다. 모두 다 같은 방법을 쓰니 인형의 모양이 비슷비슷해진다. 이 책의 작가는 코바늘로 평면을 떠서 꿰메는 방법을 쓴다. 그래서 동물 모양이 더 잘 살아나는 장점도 있고(초식동물은 특히 옆모습이 더 부각되는 모양이니까) 독특하다.

 

인형을 만들어서 그냥 두는 것보다 옆에 어울리는 소품을 만들어서 함께 두는 것이 더 귀엽다. 작가는 꼼꼼하게 리본이나 버섯, 도토리, 사과 같은 소품의 도안도 챙겨서 실었다.

 

책에서 쓰인 실은 좀 비싼 실이다. 그 실로 만드는 것이 더 예쁘겠지만 일반적인 인형 실로 만들어도 충분히 예쁘다. 소장할만한 인형 책이다.

 

옷을 잘 떠도 인형은 잘 못 뜨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반대이다. 인형은 자주 만드는데 옷은 뜨는 것 마다 족족 실패해서 손도 못 대겠다. 나도 옷을 떠서 입고 다녀보고 싶다. 어렵고 복잡한 디자인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한 모양의 가디건을 뜨고 싶다. 그런데 막상 단순한 기본 디자인을 찾으려면 잘 찾아지지가 않는다. 옷에 대해서는 그냥 신경을 꺼야 할까, 아니면 도전해봐야 할까?

 

그러던 중 만난 책이 ‘초보 니터를 위한 스탠다드 여성 니트’이다. 이 책에는 초보니터를 위한 배려가 가득하다. 이 책에는 내가 찾던 단순한 디자인의 가디건이 많다. 팔길이와 옷의 기장만 다른 여러 기본 가디건이 나와 있다. ‘이 옷이 사진에는 예쁘지만 실제로 만들어서 입으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복잡한 생각의 부담을 줄여주고 쉽게 떠서 부담없이 입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그냥 같은 실을 써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거의 모든 옷의 게이지가 같다. 나는 옷을 만들 때 게이지를 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옷을 못 만들겠다. 책에 나오는 옷의 게이지가 다 같다면 한 종류의 실을 사서 게이지를 맞추면 그 실로 다른 색을 사서 다른 옷도 쭉 다 뜰 수 있다. 그리고 뜨는 법이 간단하다. 이 책에 나오는 가디건은 배색은 있지만 무늬넣기는 없다. 어려운 옷 꿰메는 과정도 더 간단하다(그래서인지 옷 모양이 약간 벙벙해보이긴 한다.) 기본적인 가터뜨기, 메리야스 뜨기를 책을 보며 반복하면 옷을 완성시킬 수 있다. 여러모로 초보자를 위한 1단계 연습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의 톡특한 점은 여자 옷 책인데 아동, 남성, 인형, 가방, 양말 같이 한 번 쯤 떠보고 싶은 품목이 실려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뜨개 책은 여자 옷만 실려 있다. 아기옷, 남자옷, 가방, 인형옷, 양말 책은 따로 있다. 한 번 쯤 떠보고는 싶지만 특별한 취미가 없다면 인형 옷이나 가방, 양말을 자주 뜨지는 않으니 그 책을 사기에는 그렇다. 이 책은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갖춰놓은 것 같다. 양말을 한 번 떠보고는 싶었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예쁜 도안은 발에 신기에는 아까울 수공이었다. 이 책에 있는 양말은 부담없이 한 번 떠 봐야겠다.

 

나처럼 옷을 뜨기에 부담을 느끼는 초보니터 분들, 예쁘고 복잡한 것 말고 이 책부터 잡아보시기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