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하버드 명강의’란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을 읽고 기대 이하의 내용을 본 적은 없었다. 항상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래서 ‘나와 마주서는 용기’란 책을 어떤 내용인가 확인도 해보지 않고 읽게 되었다.

 

‘나와 마주서는 용기’는 이 제목도 괜찮지만 원제(What You Are Really Meant Do?)를 그대로 옮겨 ‘내가 정말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도가 책의 내용을 더 잘 반영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이 책은 쭉 나와 마주서는 용기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리학이나 자기계발의 내용을 담은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용기는 구체적으로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해나가야지, 잘 나가는 사람들도 흔히 겪는 직장 생활에서의 내적 갈등을 어떻게 현명하게 하는지에 관련되어 내가 스스로를 성찰하는 용기를 담고 있다. 정말 필요한 지혜를 담은 책이지만 흔한 내용은 아니다. 그래서 한글 제목을 지을 때도 ‘어떤 제목이 더 이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할 것인가’로 다른 책보다 고민이 더 많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직장 생활을 다루지만 직장 생활 내 갈등이나 인간관계를 다루는 책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느끼는 내적 갈등을 많이 다룬다. 직장 생활을 해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점이 마음에 안 든다. 박차고 나갈까? 그런 언제 어떻게 나갈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잘 할 수 있을까? 앞으로도 이러는 것 아니야?’, ‘난 분명 능력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성과가 영 시원찮다. 내가 능력은 나만의 착각인가? 아니면 수명을 다했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재미가 없다.’ 이런 종류의 고민을 해 본 사람은 안다. 마치 출구가 없는 막막한 느낌이 든다. 정해진 답안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하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되는 직장에서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인생이 재미없어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문제를 안고 있어도 문제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 끌어내지도 못한다. 더더욱 해결은 어려워진다.

 

저자는 위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의 직업은 위의 문제를 코칭해주는 사람이다. 많은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불행을 호소하며 그의 앞에 앉는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스스로 문제에 마주서는 용기를 내라’라는 것이다. 우선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 욕망을 분석한다. 재능있는 사람이라도 스스로를 모른 채 남들이 좋아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재미없는 직장 생활을 하며 재능을 사그러뜨리는 일이 많다고 한다. 나 스스로를 잘 알게 된 다음에는 직장을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맡은 일이 무엇인지, 이 일에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이에 대해 나는 어떤 능력을 더 키워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그는 직장 상사와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를 제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못하고, 부담스러워서 피해왔던 이 열린 방법은 제 3자의 시선과 도움으로 자신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사람이 있다니!! 이 사실만으로도 그가 대단한 선구자처럼 느껴졌다. 그는 직장 생활 전문가답게 22년 동안 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더욱 더 신뢰가 간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시원시원하다. 쓸데없는 고집을 꺾고 자신과 상황을 분석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라. 자기 머리 속에서만 결정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이 좋은 것이라 생각해도 선뜻 내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움도 있었다. 내 머릿 속 결정은 너무나도 익숙하고 쉬운데,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생소하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앞으로 문제가 닥친다면(미래의 문제를 상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그러하므로)머릿 속 생각은 잠시 조용히 시켜두고 이 책을 펼쳐야겠다. 더 좋은 해법이 있으니까.

  

    부키 전문직 리포트 21

  치과의사가 말하는 치과의사

 

 

 

   19명의 치과의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치과의사의 세계

 

    안상수 외 18인 지음/값 13,000원/280쪽

    (출간예정일 2015년 2월 23일)

 

19명의 치과의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흥미진진 치과의사의 세계

 

 

아이의 부모에게 예후와 주의 사항을 설명했다. 그리고 아버지만 불러서 따로 불러 이야기를 하였다. 외상을 입은 아이 환자의 아버지가 ‘전업주부가 도대체 애를 어떻게 보기에 저 지경이 되었나.’라고 생각해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 이제 오후 예약 환자 진료를 마치고 나면 월요일도 끝이 보인다. 환자가 많지 않은 날, 초짜 병원 원장과 직원들의 마지막 인사는 이렇다.

“내일은 (환자가) 터집니다. 아침 엄청 많이 먹고 오세요!”

- 김진구, 「치과원장으로 산다는 것은」 중에서

 

“이런 돌팔이!!!” 할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크게 소리를 치셨다. 당황한 나는 서둘러 할머니를 진료실로 안내했다. 그리고 틀니의 불편한 부분을 조절해 드렸다.

“역시 이 선생은 명의구먼.” 할머니는 바로 몇 분 전 일은 까맣게 잊으시고, 이제 격한 칭찬을 쏟아 내셨다. 틀니 사용이 편안해질 때까지 이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되었고, 그때마다 나는 ‘돌팔이’와 ‘명의’를 왔다 갔다 했다.

- 이진선, 「치과의사 면허만 따면, 공부는 이제 그만~?」 중에서

 

 

“보통 도움을 받으면 ‘고마워요’라고 하지 않나요? 그런데 여기 분들은 ‘수고하시겠네요’라고만 하시네요.”

“오 선상도 떠날 건데…. 정 주기 싫어서 그런 거여. 우리가 좋아서 우리에게 오는디 좋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겄어. 근디 의사들이 이렇게 마을까지 와서 청소도 해 주고, 우리를 재미있게 해 주고, 우리랑 이야기를 많이 한 의사도 없었는디. 오 선상도 다른 선상님들 같이 1년 있으믄 딴 디 더 좋은 곳으로 가 버릴 건디.”

- 오동찬, 「소록도 치과의사, 한센인들의 벗이 되다」 중에서

 

매일 아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사무실로 출근할 때면 우리 직원들이 키보드를 치며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이들이 서울 재단 사무실에서 만들어 내는 수많은 계획과 결정과 고민이 더 나은 지구촌의 미래를 앞당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고맙다. 그리고 예쁘다. 오늘도 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내 삶은 참 복되구나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 이수구, 「치과의사, 직업이 아닌 삶의 선택」 중에서

 

 

<이 책의 목차와 저자>

 

1장 치대 생활 맛보기

01 본과 2학년 : 치대가 곁다리 의대라고요? | 안현세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3학년)

02 본과 4학년 : 브레인스토밍? 아이 오브 더 스톰!! | 여상호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 치과대학병원 보존과 레지던트)

 

2장 초보 치과의사의 좌충우돌 진료 일지

01 수련의 : 레지던트는 미운 오리 새끼 | 임세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레지던트)

02 군의관 : 공중보건의냐, 군의관이냐 | 남대호 (국군양주병원 군의관-치주과 전문의)

 

3장 치과의사 생활 엿보기

01 치과의사의 7일 : 치과원장으로 산다는 것은 | 김진구 (파주 연세구치과 원장)

02 치과의사의 1일 : 기자 3년 vs 치과의사 6년 | 권민수 (서울 위드치과의원 원장)

 

4장 다양한 치과의사의 세계

01 통합진료과 : 대학병원 치과의사의 이모저모 | 이강희 (연세대학교 임상연구조교수)

02 소아치과 : 매일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 이현주 (수원 사람사랑치과 소아치과 원장)

03 구강내과 : 치과계의 숨은 해결사, 구강내과 의사들 | 윤승현 (의정부 ‘이 예쁜 나라의 앨리스 치과’ 원장)

04 구강악안면외과 : 치과의사가 얼굴 수술을 한다고요? | 권진일 (서울 지방병무청-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05 교정과 :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 | 안상수 (평택시 공중보건의사-교정과 전문의)

06 보존과 : 나는야 자연 치아 지킴이 | 김유란 (연세덴티프로치과 원장)

07 보철과 : 치과의사 면허만 따면, 이제 공부는 그만~? | 이진선 (국군강릉병원 치과부장-보철전문의)

08 치주과 : 치과에 웬 치질? 나는 치주과 치과의사라니깐! | 남대호 (국군양주병원 군의관-치주과 전문의)

09 기초치의학 : 실험실에서 일하는 치과의사 | 장성일 (연세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

 

5장 더 넓고 아름다운 치과의사의 세계

01 국제보건의료재단 : 치과의사, 직업이 아닌 삶의 선택 | 이수구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02 국립소록도병원 : 소록도 치과의사, 한센인들의 벗이 되다 |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03 보건복지부 : 진료실을 넘어 국민의 건강을 돌보다 | 최종희 (보건복지부 과장-미국 조지아타운 로스쿨 파견 근무)

 

6장 치과의사 정보 업그레이드

01 미국 치과의사 도전기 : 오늘도 멈추지 않는 무한~도전 | 김형근 (미국 러트거스치과대학 졸업 예정)

02 치과의사의 길을 가려는 후배들에게 : 순간을 잡자 | 최혜영 (서울 연세우리치과 원장)

03 치과의사에 대한 궁금증 20문 20답 : 치과의사, 아는 만큼 보인다 | 권민수 (서울 위드치과의원 원장)

 

부록 전국 치과대학 / 치의학전문대학원 일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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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말하는 치과의사』 서평단 모집

 

 

인원 : 5명

기간 : ~2월 22일(일)까지

발표 : 2월 24일~25일(화~수)

 

신청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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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1. 『철학 비타민』 『가족의 발견』 부키 서평단은 2순위입니다. (신청자가 미달일 경우에만 당첨 기회가 있습니다)

2. 지금까지 부키 서평단으로 당첨되신 분들 중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분은 서평단 추첨에서 제외됩니다.

3. 서평단 신청시 인터파크 개인정보가 책 받을 실제 주소로 되어 있는지 확인해주십시오. (주소 오류 등으로 인한 재발송이 안 됩니다.)

 

*서평단의 약속

1. 3월 8일까지 인터파크에 리뷰를 작성한 후 해당 도서 서평단 발표 포스트 아래에 리뷰 링크줄을 적어주세요.

 

암환자는 암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암’이라는 무시무시한 질병에 걸린 순간, 죽을 병에 걸렸다는 공포와 걱정에 죽는다는 말이 있다. 암이 그만큼 죽음에 가까운 병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암의 종말’이라는 책 제목처럼 인간이 암에게 자신있게 사형선고를 내릴 수 있는 때가 올까? 그 때는 가까울까? 요즘은 암에 걸려도 잘 안 죽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암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암의 종말’은 이미 선고되었다는 뜻이 아니었다. 우리 인간은 암의 종말을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인터뷰한 의사들은(이 책은 KBS 스페셜을 책으로 낸 것이다.) 암에 대해 세계적인 전문가들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암에 대해 자신감이 아닌 무력감을 말한다. 현재까지 암이 왜, 어떻게 생기는 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 정체 모를 적과의 전투는 답답하게 전개 되었다. 암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기존의 전법은 암세포를 절제하거나, 레이저나 화학요법으로 죽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암이 변화를 거듭하며 번지는 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암세포를 포함하여 다른 건강한 세포를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내용까지만 본다면 암과의 싸움은 정체모를 적과의 해답없는 싸움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은 ‘암의 종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암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내놓고 있다. 암이 발생하는 근원을 캐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이 타고나는 유전자와 후전적인 환경에 의해 발현되는 후성유전을 연구하여 개인에게서 암의 근원을 찾는 연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온 몸으로 퍼진 암을 잘 제거하기 위해 암세포가 더 잘 보이게 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라론 증후군’이라는 천천히 늙는 대신 암과 당뇨가 걸리지 않는 질병을 연구하여 세포의 과잉 성장인 암에 대한 키워드를 찾는 사람도 있다. 단식을 이용하여 암을 굶주린 상태로 만들어 항암제를 스스로 빨아들이게 해 항암치료의 효과를 키우고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스티브 잡스의 주치의는 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암이 생기지 않는 인체를 만드는 법을 제시했다. 바이러스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인류는 암에 대해 창의적이고 다양한 접근 방법을 많이 내놓고 있다. 그들의 연구로 실제 연장된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사례를 보며 현재로서는 기적과 같은 성과를 보며 암의 종말을 꿈꿔볼 수 있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몇 십년의 방대한 연구에도 암 치료에 대한 성과가 크지 않은 것을 보며 암은 극복하는 것이 거대한 산을 마주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암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삶을 향한 노력이 만들어내는 성과를 보며, 암도 언젠가 고치기 쉬운 질병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생각 ‘암의 종말’이라는 제목을 만들었을 것이다.

 

‘암의 종말’은 암 치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책이다. 인간이 자신이 직면한 어려운 문제를 돌파하는 또 하나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암을 이겨내는 문이 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