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핫한 영화에서 자주볼 수 있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에 연쇄살인범이 결합된
<샤이닝 걸스>

시간여행을 하는 연쇄살인범이라니, 설정부터 매우 흥미롭다.
판타지와 스릴러의 결합에 벌써부터 반전이 기대된다.
이보다 막강할 수 있을까 싶은 연쇄살인범 하퍼와
이 연쇄살인범의 손에 살아남은 빛나는 소녀 커비.
두 사람의 대결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그러나,
여러 기대감을 갖고 읽은 이 책은 솔직히 전반적으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결말부분을 제외하고는 좀 지루하다고나 할까.

약 450 페이지에 걸쳐 1930년대부터 1993년까지의 이야기가
살인자인 하퍼와 살아남은 피해자인 커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이야기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독자가 가장 흥미롭게 여길만한
살인을 사주하는 <더 하우스>의 미스터리는
소설 속에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독자는 알 수 없고 작가만이 알 수 있는 (설정에 관한)이야기가
 (예를 들면 하퍼 가 1932년 00월의 문에서 돌아왔다?? 식으로)
전혀 설명없이 등장해 가독성에 방해가 됐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기 보단 작가가 시간여행에 대한 소재를 그냥 차용하기만 했을 뿐
이러한 소재를 가져다 쓸 때 요구되는 세계관이나 구성요소 같은 것들에 대해
좀 안일하게 처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시간여행을 하는 방법이라든가 더 하우스의 속성이라든가 '샤이닝 걸스'에 대해
독자는 흥미로운만큼 질문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독자는 작가가 던져주는 이야기를 그냥 받아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여튼 전체적으로 아쉬움은 남지만 영화로 각색되어 만들어지면
꽤 흥미로운 영화로 만들어질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만큼 설정 자체는 좋았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삶의 다른 얼굴을 목격한 사람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마따나,
<틈>에서는
평범한 일상에서 우연히 만난 삶의 다른 얼굴로 인해 지금껏 살아왔던
'여자'의 일상적인 삶에 균열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연히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남편의 다정한 모습을 발견한 뒤 '여자'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 얘기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한다.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에 여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남편의 잘못이 마치 여자의 잘못인양 말이다. 때문에 누구에도 말할 수 없다.
누구 누구의 엄마와 아내로 살아온 '여자'. 본의아니게 자신의 이름을 빼앗겼던 '여자'정윤주.
'여자'는 자신 안에서 타오르는 불을 다스리기 위해 아침마다 목욕탕에 가고
냉탕 안에서 열을 다스린다. 
그리고 '여자'와 비슷한 또래의 혹은 비슷한 처지일 수밖에 없는 여자들을 만나고...

사실 소설 안에 특별한 사건이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사회의 한 단면이나 세대의 한 면모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렇다고 작가가 보여준 모습이 소설적이라거나 인상적이라고하기엔 어렵다.
그냥 주변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고, 사소하고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물 흐르듯 조용한 어조로 무리없이 서술된다.
소설을 장악하고 있는 중심사건의 부재가 유의미한 서사로 발전되지 못한 까닭이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재미'와도 거리가 멀다.
개인적으로 소설의 미학을 '재미'에 있다고 믿는 나는
문장에서도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구성에서도 그렇고, 주제나 새로움에 있어서도 그렇고,
이야기에서도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반전조차 없어 더욱 씁쓸한 이 이야기는 그래서 우리의 일상과 어쩌면 더욱 닮았는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문득 들지만.ㅋ

틈, 이 더욱 의미있도록
틈을 더욱 벌어지게 만들어 틈 안의 새로운 공간, 의미있는 세계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틈>은 어떤 작가에게도 쉽지 않은, 성공하기 어려운 주제라서, 더욱.

 

입소문을 타면서 요즘 컬러링 북이 대세가 된 듯합니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컬러링 북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말입니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 '색칠 공부 놀이'가 성인 버전으로 나온 셈인데요.

<내 마음을 전합니다>는 다른 컬러링북들과는 또다른 차원입니다.

제 안의 감정이나 생각을 제 자신에게 컬러로 보여주는 듯 해서
색칠을 하는 동안 기분이 묘했는데요.
색채 심리학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합니다.
색연필을 손에 쥐고 색칠하는데 열중하시다보면
아마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저절로 느끼실거예요.
작업하는 동안 정말 몇 시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듯
무아지경에 빠지게 되거든요.
같은 그림이라도 어떤 컬러를 입히냐에 따라
분위기나 이미지가 달라지니까
매번 새로운 작업을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또 직접 해보시면 알겠지만 컬러링북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더니, 정말로 그런 듯 합니다.
게다가 이 책은 특히 패턴보단 스토리텔링이 느껴지는 컬러링북이라
저처럼 손재주가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는 자기만족감도 크구요.

이 책은 카드12장, 봉투 12장, 엽서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예쁘게 색칠을 완성해서 선물할 수도 있네요.
아주 예뻐서 바라보고만 있어도 굉장히 기분이 뿌듯해집니다.

연말이라 감사인사와 새해인사를 담아
가까운 분들에게 마음을 전해도 참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