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때에 직장인들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한다

한때는 원대한 꿈을 가슴에 품고 그 꿈을 이루리라라 생각하며 부풀어 있었지만 어디 현실이 꿈만 꾼다고 되는 것인가

차츰 나이를 먹으면서 그야말로 먹고 사는 일에 뛰어들다 보면 원대하다 못해 거창하기까지 했던 꿈은 숨죽인 배추마냥 하나씩 축축 늘어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꿈을 쫓는 이들을 일컬어 요즘은 "워너비 인생"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른다고 하지만 이런 워너비 인생의 주인공들조차 남들이 가고자 하는 곳을 똑같이 가려고 하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꿈을 잃고 현실에 얽매여 사는 현재의 직장인들 혹은 남들이 가는 길을 막연하게 따라가려는 사람들 혹은 이런 취업준비생들에게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인 구본형 씨는 특별한 키워드를 제시한다

특별한 키워드는 바로 "필살기"이다

저자는 책의 첫장에 "필살기"의 정의를 내려놓았다

"필살기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죽여주는 기술이다.

내 평범한 재능을 비범하게 숙성시키기 위해

죽을 듯이 인생을 다 던져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동시에 우리 자신을 걷어차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정의를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기보다 온몸이 갑작스럽게 경직됨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통찰을 하듯 묵직한 깨달음이 머리를 강타할 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면서 그 일을 업으로 삼고 싶어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방황하고 있다

뜻은 있는데 길이 없는 경우를 겪고 있는 것이다

헌데 구본형 소장은 사람들의 이러한 고민을 다 안다는 듯이 우리를 달래고 어른다

하지만 달래고 어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필살기를 얻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이른 바 필살기 창조라 하여 모두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내가 나에 대해 잘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필살기 창조 1단계 내 업무 안에 답이 있다

필살기 창조 2단계 누구든 이 일을 나보다 잘해낼 순 없다

필살기 창조 3단계 집중 투자할 핵심업무를 뽑아내라

필살기 창조 4단계 무엇에 투자해야 평생직업이 될까

필살기 창조 5단계 필살기를 완성하는 습관의 기술

이것이 바로 필살기 창조의 모든 단계이다

쉽게 요약해서 말하면 나의 적성을 파악하여 태스크를 세분화 한 후 버릴 건 과감히 버리고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할 것들을 구분한다

Elimination, Reduction, Enthusiasm, Creation 즉 EREC를 활용하여 제거, 감소 혹은 변경이나 위임, 강화, 창조의 개념을 대입할 수 있는 태스크로 나눈 후 강화와 창조에 해당하는 태스크를 습관화하여 1만 시간을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내용은 일전에 읽었던 마커스 버킹엄의 <강점>이나 지난해 읽었던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의 내용과도 비슷하다

마커스 버킹엄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강점파악을 주장하였고, 말콤 글래드웰은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예로 비틀즈의 1만 시간과 빌 게이츠의 1만 시간을 들었다

<구본형의 필살기>는 이 두 책을 더했고, 여기에 태스크와 EREC의 개념을 덧붙였다

특히 EREC의 도식은 생소했지만 그러기에 신선했고, 이외에 여러 가지의 표를 통해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저자는 혼자서 호흡하지 않고 독자와 함께 호흡하려 한다

책을 읽다 보면 곳곳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과제하는 마음으로 저자와 함께 나아간다면 처음에 필살기의 정의를 보고 굳었던 몸과 마음이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꽃들에게 희망을>의 맹목적인 애벌레로 살아갈 것인가, <갈매기의 꿈>의 조나단처럼 살아갈 것인가...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조나단과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구본형 소장이 말하는 "필살기"는 분명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