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지나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다보면 손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시작된 카메라 열풍은 점차 그 영역을 확장시켜 DSLR이나 수동카메라로 열기가 뻗어나가는 것 같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사람들에게 카메라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물건이었고, 그러기에 사진은 특별한 기념일에 찍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지금은 이런 얘기가 고루하고 조금은 우스운 옛말일 뿐이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그랬으니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카메라와 사진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내 주변사람들을 봐도 사진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사람들이 좀 되는 것 같다

일명 똑딱이라고 불리는 손 안의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나서는 나와 달리 그들은 언제나 최신형 카메라나 오히려 반대로 앤틱한 수동카메라를 나오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인들만 해도 이러한데, 우리나라에 붇어닥친 카메라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포토홀릭's 노트>는 이처럼 카메라와 사진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책이다

<커피홀릭's 노트>를 쓴 박상희 씨의 책으로 <커피홀릭's 노트>에서 보여준 오밀조밀한 글솜씨와 아기자기한 그림이 <포토홀릭's 노트>에서도 돋보인다

 

나는 사진이나 카메라에 완벽한 무외한이다

내게 카메라는 소소한 일상을 담는 도구일 뿐, 사진 또한 평범한 일상의 기록물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카메라의 사용법도 50%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이다

그저 내가 찍고자 하는 사람이나 풍경 혹은 물건이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찍히면 된다는 무심한 생각을 가졌다

그런 나에게 <포토홀릭's 노트>는 낯설고 생소한 내용이 가득한 책이다

로모나 토이카메라 정도는 어디서 들은 기억은 있어서 그나마 덜 이질적이었지만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나는 일종의 신세계를 탐험하는 듯했다

이 다음에는 각종 사진 기법과 사진 인화, 인화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에 대한 설명이 줄을 잇는다

물론 이 부분도 내게 모두 처음보는 것들이다

 

하지만 사진과 카메라를 좋아하고 관심있는 사람이 이 책을 접했더라면 어땠을까

마치 물만난 고기라도 된 듯 신나게 이 책을 읽어내려가지 않았을까

저자의 세심한 설명과 다양한 기법에 번쩍 눈이 뜨이는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

여러가지 카메라의 매뉴얼을 보면서 흥미로운 정보를 얻게 되었다고 기뻐할 지도 모른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자신의 사진찍기에 적용해 보고 싶은 마음이 저절도 생길런지도.......

그래서 <포토홀릭's 노트>이 카메라와 사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책이라는 것이다

 

<포토홀릭's 노트>는 4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두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많은 페이지를 빼곡히 글로 채운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직접 그린 그림들이 함께 어우러졌다

비록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사진을 보는 게 좋았다

어떤 사진에 어떤 기법이 적용되고 어떤 현상으로 인해 사진이 탄생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저 보는 게 좋았다

무엇이든 알고 접근하면 좀 더 친근하고 쉽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어떨 때는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게 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포토홀릭's 노트> 이야기 중에서 저자의 `조금 긴 프롤로그'편이 가장 흥미로웠지만 훗날 사진이나 카메라에 더욱 관심이 생긴다면 나중에 또 한 번 읽어도 좋을만한 책이 될 것이다

 

2010년이 시작한 지도 벌써 26일, 1월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계획을 세운곤 한다

비록 작심삼일로 끝나더라도 신기하게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이루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새해계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건강관리나 다이어트, 외국어공부와 같이 보편전인 것들이 하나씩 포함되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 독서도 빠지지 않는 항목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내게 책읽기는 매해 계획에 들어가는 것 중 하나인데, 새해에는 특히 자기계발서를 고르게 된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연말에 풀어졌던 마음가짐을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마커스 버킹엄의 <강점>을 만나게 되었다

두 글자로 똑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제목의 <강점>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가진 책이다

<강점>의 부제인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에너지"라는 말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다

실제 <강점>을 읽으면서 나는 독특한 경험을 했는데, 정말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주체할 수 없는 흥분감을 맛보았다

원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런 책은 처음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책만 읽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 나를 들뜨게 하고 자연스럽게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강점>은 제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자가 가진 강점에 주목하자는 내용이다

우리 말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것에서 보듯,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혹은 기질적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마커스 버킹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보다 약점에 
주목하고 약점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주로 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각자 가진 강점은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서 그것이 강점인지도 모르는 채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함께 알아냈다고 한다

그래서 마커스 버킹엄은 사람들이 가진 강점을 재인식하고 개발하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게 된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내가 못하는 것, 자신없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면서 정작 잘하고 능력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설사 내가 잘하는 분야가 있더라도 그것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게 미덕이라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어서 본의아니게 자신의 강점을 숨기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는 말이다

 

<강점>에서는 먼저 우리의 강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강점을 알기 위해 수첩을 하나 준비하여 일주일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즐거웠던 일, 흥미로웠던 일, 잘해냈던 일을 그때그때 적어나가라고 한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의 기록을 살펴본 후 세 가지 정도의 짤막한 문장을 만들어 나만의 강점선언을 하는 것이다

이는 가족이나 회사 상사, 동료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나의 강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협조를 구하는 것도 필요하는 것이다

마커스 버킹엄은 우리가 가진 약점은 아무리 노력해도 강점으로 탈바꿈시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할 수는 있지만 강점이라는 영역으로 속하게 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기에 잘 못하는 것을 억지로 노력하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을 잘 알고 그것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나 워런 버핏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고,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지닌 사람들을 파트너로 두면서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택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듣고보니 꽤 설득력 있는 말인 것 같다

사람은 제 아무리 성공했다 할지라도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하지 못할 바에는 자신이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사람과 손잡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하지만 약점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강점을 적었던 수첩의 뒷면에 강점을 알아내는 방법과 반대의 경우를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이 역시 약점선언을 해보는 것이다

마커스 버킹엄은 자신의 약점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차피 약점은 고치기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자신의 약점과 맞부딪치보다 유연한 사고로 대처하는 것이 낫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람들은 나에 대해 잘아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정말 나에 대해 잘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점>을 읽으며 내가 무얼 잘하고 어떤 것을 할 때 기쁜지 또는 이것과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저자가 조언한대로 하나씩 차곡차곡 기록을 했다

기록을 했다고 해서 아직 이것을 구체적으로 내 생활에 적용을 시켜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록한 것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알게 된 것 
같고, 나도 잘 몰랐던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았다

 

<강점>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선하고 상쾌한 느낌이다

내가 올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을 일깨워주는 책인 것 같다

2010년 새해 내게 기분좋은 생각을 안겨준 <강점>, 앞으로도 고마운 책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