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글과의 대면은 광고 말고는 없었다.

몇 번 북 카트에 넣어두고 망설이다가 대략적 내용을 탐지하고 읽었는데 인문서의 또 다른 보석을 발견한 셈이다.

인문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독자로서 이런 책을 만난다는 것은 과히 행복한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것 저것 다른 책들에 대한 상식과 해박한 작가의 상식과 이해가 더해져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저기 줄을 치고 다시 소개하는 책들을 찾아보고 하면서 나의 지식 창고는 충만해져갔다.

이미 읽었던 책들은 다시 한 번 다른 시각으로 점검하게되고 읽어야 할 책들은 매김을 당하면서.....

직업상 다독과 상상력을 겸해야 함은 이해되는 바 그의 책 사랑은 과히 부러움의 경지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트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거야.(1904년 11월, 카프카)'

 

인문서란 사람을 배려하는 학문이어야 하고 사람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학문임을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

그의 책사랑에 공감하며 그의  책을 읽고 무한산 포만감을 느끼며 책장을 덮었다.

그 포만감은 다른 이들에게 전해져 지금 그들도 포만감에 무척이나 겨워하고 있음이다.

오늘도 책은 내게 여전히 내 무뎌진 감수성을 향해 내리찍는 도끼가 되고 있다.

여러분들도 행복한 도끼에 내려 찍혀보시길 감히 권해드립니다.

 

 

토지를 한달 동안 쉼없이 읽었던 것이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

고등학교 시절 방학을 이용하여 읽기 시작한 책은 손을 놓을 수가 없었었다.

지금도 토지의 내용은 나의 책역사속에 오버랩되어 윤기를 더하고있다.

tv를 통해서도 여러번 방영되었을 만큼 우리 국민적 정서가 함껏 담긴 소설이고, 작가의 노고가 세월속에 깊이 묻어 탄생한 작품이다보니 더욱 애착이 가는 까닭인 듯하다.

한 시대를 상징하는 평사리를 무대로 최씨일가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우리 조상들이 삶을 대변하고 있다.

최참판댁 몰락과 부흥속에 여러 인물들이 같이 등장하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간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인물들의 혼돈하거나 어지러워하지 않는다.

인물들의 개성과 상징이 뚜렷하여 작가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명연기 박원숙의 '임이네'는 단연 압권이다.

책 속에서 봤던 극악한 연기를 그녀처럼 정확하게 표현한 연기자는 드물지 않을 까 싶다.

여러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시대의 상황과 민초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

작가가 타계한 지금도 토지가 국민 도서로 읽혀지고 있는 것은 우리네 삶의 역사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이 흘러 후손들도 이 책을 읽고 빛나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을 믿는다.

지금 토지 전권은 내 책장 속에서 힘차게 손짓하고 있다.

'책속으로 어서 들어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