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음악과 사랑의 합성어 뮤지코필리아.

신경과 전문의이자 책의 저자인 올리버 색스가 수년간의 경험과 환자들의 사연을 모아서 만들어낸 책이다. 음악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부터 시작해서 음악이 뇌에 미치는영향등을 알기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하지만 책에서 중점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음악을 통해서 여러 질병이나 질환등을 치료하는 것이다. 단순히 귀로 듣는것으로만 알았던 음악의 풍부한 세계와 그에 반응하는 인간의 신체기관의 모습은 정말이지 색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음악과 뇌의 상관관계는 20여년을 살아오면서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던 문제였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서 원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것이 너무나 쉬워졌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음악에 대해 갖는 관심도 점점 식어가는 듯 싶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음반을 구입하지 않으면 음악을 듣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면 특정 장소를 찾거나 부유한집안에서나 들을법한 것이 음악이었다. 그렇기에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도 뜨거웠다. 하지만 요즘은 어디서든 손쉽게 음악을 구할 수 있다보니 불법복제가 난무하고 음반시장마저 침체되어가는등 사람들 스스로가 음악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것이 안타까울뿐이다.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이유가 무엇일까? 음악은 정말이지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 사람이 느끼는 희노애락을 마음대로 조절해버린다. 아마 이 또한 음악이 뇌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기에 몸이 반응하는게 아닐까 싶다. '번개 맞고 갑자기 음악을 사랑하게 된 남자', '음악공포증', '음악환청'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정말로 대단하다. 흔히 음악성이라는 재능을 타고난 이들의 경우는 선천적으로 음악 자체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자신의 색깔을 입혀 재탄생시키는것이라 한다. 음악을 공감각으로 표현한다거나 음악에도 색이있다는것은 정말이지 흥미롭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음악으료 색을 표현했던것이 생각났다. 절대음감을 거슬러 올라가 음악 서번트들은 음악을 귀로만 듣는것이 아니라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이지 부러운 재능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 책이 다루고 있는 소재때문에 상당히 어려울것이라 생각됬으나 막상 읽어보니 의외로 쉬웠다. 이미 10권의 책을 발표했음을 말해주듯 필력이 대단한 듯 싶다. 아마도 그의 직업인 신경과 전문의라는 특성덕분에 뇌-음악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었을거라 짐작된다. 인체의 신비는 정말이지 세월이 흘러도 쉽게 풀리지 않는 것 같다. 현대의학으로 불치병이라 진단받은 병들조차 음악을 통해 기적을 발휘하는것도 그렇고, 약이나 물리적인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치료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점은 내가 지닌 지식의 한계로 인해 책이 전해주려하는 많은 것들중의 일부만을 건질 수 있었단 점이다. 조금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이가 본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보통 사람들이 읽기에 어려운 것은 아니다.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 뮤지코필리아"는 지금껏 생각해본적 없던 관계에 대한 놀라움과 음악을 보다 심도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