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설득할 수 있는 비결이란 것이 있을까? 역지사지로 바꾸어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 많다. 나에게 있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내 의견을 잘말해서 남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그 설득중에서도 물건을 파는 설득은 정말이지 자신이 없다. 내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서 관심이 가면서도 나정도 되면 방법이 없는것 아닌가 걱정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EBS에서 방송했었던 다큐 방송 5부작을 책으로 낸 거여서 방송도 한번 찾아 보았다. 각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일반인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느낌이었다. 솔직히 책보다는 영상으로 보는게 훨씬 편했고 영상을 보고나서 책을 보니 이해도 빨랐다. 그러나 영상으로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책으로 읽으면서 발견한 부분도 있다.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제일 처음에 나오는 7:3 법칙이다. 누군가를 설득시키려면 7:3 비율을 지켜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들어주는게 7, 내가 말하는건 3 이 되게 하는 것이다. 말을 친절하게 들어주면 상대방은 마음을 열게 되고 내가 말하는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데이터를 활용하고 유형별로 공략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반박을 하려면 감정적인 것 말고 오류를 지적하라. 들어주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용기백배하여 나와 비슷하게 들어주는 것은 잘해도 말하는건 잘하지 못하는 도전자의 경우가 되어 재미있게 보았다. 이번이 마지막 버스가 아니라는 것도 인상에 남았다. 이번 기회에 안되면 다음에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여지를 남기는 것이 좋다. 마지막에 휴대폰을 빌려서 통하하는 미션도 재미있었다. 3번 성공하는데 평균 5~6번은 시도해야 할 거라고 추측했던 도전자들의 두려움을 깨고 모두 선뜻 빌려줬다. 잘 안해줄 것 같지만 오히려 직접적으로 부탁하는게 가장 빠를수도 있다는 것 역시 신선한 깨달음이었다.

 

설득의 유형 4가지 SCAF는 성취형, 표출형, 우호형, 분석형인데 예전에 해 보았던 성격유형검사 DISC와 무척 유사하다. D=성취형, I=표출형, S=우호형, C=분석형으로 각각 대입해볼 수 있다. 보통 D형(성취형)은 지위가 있는 사람들한테 많이 나타나는 성격으로 과정보다는 과정이나 사례보다는 결과를 먼저 보고를 하는게 좋다. I형(표출형)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게 중요해서 항상 웃고있고 자신을 화려하게 꾸미는 편이며 일보다는 사람들과 노는걸 더 좋아하나 직감이 뛰어나다. S형(우호형)은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자신의 불만을 잘 말하지 못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기도 한다. C형(분석형)은 과정을 중시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다. 등등 두가지를 비교해 보며 보았더니 상당히 재미있었다. 만일 책을 보고 유형별로 좀 더 알아보려면 DISC도 한번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내가 분석형이라 이런걸 재밌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평소 클래지콰이의 노래는 무척 좋아했지만 특별히 가수나 작곡가가 누구인지는 잘 몰랐다. 눈에 띄는 호란만 좀 기억에 남았을 뿐이다. 그러던 중 알렉스에 대해 알게 된건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TV 프로를 통해서다. 잦은 이벤트로 여자들의 환심을 사고 남자들의 적으로 분류되었던 알렉스에 대해 부드럽지만 살짝 느끼하고 가식적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알렉스가 쓴 책을 읽어보면서 이런! 알렉스의 팬이 되었다기 보다는 그의 일상에 뛰어들어 단번에 친구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그의 성장 배경과 다문화를 이해하는 관점을 보며 방송이라 어느정도 꾸밈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가식적이기 보다는 자신의 면모를 많이 보여줬던 것도 같고 알면 알수록 진국인 친구다 싶다.

 

캐나다로 이민간 중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온 그, 클래지 콰이가 알렉스와 호란이 보컬을 맡고 있고 DJ 클래지가 중심이라는 것, 그의 누나와 형에 대한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음식에 대한 기억들과 함께 풀려나간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부드럽고 이야기잘하고 요리까지 잘하는 이 남자 알렉스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될 것 같다. 그의 요리에 대한 기억과 맛집, 요리 소개가 담긴 이 책이 알렉스만큼이나 알차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번에 4집을 들고 나와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보다 눈에 잘 안띄지만 그래도 무엇을 하든 속은 깊은 친구일거라며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알렉스가 말한 흔한 밥숟가락 하나가 요리도 하고 먹기도 하려면 중요하듯이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즐기며 하루하루 먹는 음식들에 고마움을 느끼며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작은 행복을 큰 행복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회사 마케팅팀에 속해 있는 디자이너로서 회계와 세무에 대해 잘 몰라 항상 답답함을 느껴왔다.  관심을 좀 가져봐야지 하던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데 초보탈출이란 작은 글자가 확대되어 보이는 듯 했다. 회사가 돌아가는 것과 우리팀에서 하는 일들을 대강이라도 알고 싶으니 지루하겠지만 참고 읽어보리라 하고 마음 먹었건만 진도가 잘 나가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나오는 고사성어는 무척 재밌게 잘 읽히는데 회계 용어를 정리한 페이지들은 방금 읽은 내용도 생각이 안나고 역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기업의 회계 내용을 일반 가정의 가계부와 비교하는 방식 등으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다는 것은 알겠고 책의 구성방식과 표도 잘 정리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생소하고 관심 없던 것이 한번에 어찌 이해되고 기억될 수 있을까. 지은이는 포기하더라도 3번은 읽고서 하라고 한다. 기업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라 원래 일반인에게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고 독려해준다. 두번 세번 읽어볼때 제발 느낌이 달라지길 바라고 있다.

 

이책의 1~3장은 회계, 4~5장은 세무에 대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회계는 회계에 대한 기본이론, 계정과목의 이해, 제무제표 분석으로 크게 나누어 설명하는데  대차대조표, 제무제표 등 단어는 들어봤지만 이렇게 자세히 읽어본 것이 처음이라 무척 생소했다. 4장의 세금 상식은 필요한 부분을 골라가며 읽다보니 상식이 좀 더 풍부해 진 것 같아 좋았다. 매년 머리 아파하던 연말 정산 이야기가 반갑게 느껴졌다. 5장의 혼자서 하는 세무신고는 혹시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무척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대학때 경영학을 전공하던 친구들이 회계를 기본으로 배우면서도 무척 어려워했던 게 생각난다. 그걸 이만큼이라도 풀어서 설명해 주어 나처럼 수학과 기호를 싫어하는 정반대의 사람도 읽을 수는 있구나 싶다. 지은이가 쓴 기업의 언어라는 표현처럼 회계가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듯이 느껴졌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간단한 문법을 상식 수준에서 쉽게 알려주며 회화중 꼭 필요한 것만 알아도 쓸모가 있으니 잘 알아두라고 하는 것 같아 읽어두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