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참으로 유쾌한 책을 읽었네요. 전혀 웃기려고 쓴 책이 아니고, 사료검증도 철저한데 중간중간 저자의 날카로운 '독설'을 보면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네요. 흔히 재야사학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죠. 일제가 말살한 역사를 되찾고 우리의 민족정신을 되살린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취지는 참 좋죠. 그리고 역사를 잃어버렸다면 찾아야죠. 
근데 이 아저씨들이 하는 소리가 가만보면 참 말이 안된단 말이죠. '한단고기'같은 근원도 알 수 없는 사서를 들고나와서 고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는가 하면 정식 사서라도 자기들이 보고싶은 부분만 따오고 한자 강독도 아마추어라고 밖에 할 수 없죠. 그걸 갖고 이제 끼워맞춰서 억지로 누더기옷으로 한국사라고 만들어놓은 것을 보면 참 가관이죠. 
우리 민족의 고대 강역은 거의 중동지역에까지 이르고 우리민족은 참 위대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정말 그런것 같아요. 만주벌판을 호령하고 지금의 중원지역을 다 차지하고 있었던 위대한 민족.. 그런데 우린 뭐에요? 한반도에 짱박혀서 굉장히 찌질하게 지내고 있죠. 그리고 이건 다 일제가 조작해서 그런거래요.
가만봐도 말도 안되는게 설령 고대에 그만한 영역을 가진 부족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적자가 우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어요? 그리고 그 많은 유물과 사서들은 어떻게 반박할 것인지.. 이 사람들은 출처도 불분명한거 들고와서는 근거과 확실한거에 술에 물타듯 혼란스럽게 만들죠. 
그리고 반박하면 식민사학자네 뭐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단 말이에요. 한번쯤은 사서라도 제대로 강독해보고 진지하게 학문을 탐구하는 자세를 가져보았으면 좋을텐데 이미 종교적 광신에 빠진 듯하기도 하고...
그리고 결국 크고 강해야만 자랑스럽다는 논리는 인정할 수 없네요. 역사라는건 크고 강해서가 아니라 어떤 모습이든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의 발자취를 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여 지금의 시대를 보고 앞으로 우리의 나아가야 할 길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얻는 것인데 그냥 무조건 크고 강해야만 한다고 하니...
그렇게 잘난 민족임을 강조하는데 나치독일의 아리안족 제일주의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한단고기'이런거에 대해 한번쯤 들어보고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시는 분들은 이 책 한권 읽어보세요. 거의 모든 것이 집대성 되어 있는, 그리고 저자 아저씨의 '독설'이 나름 유쾌한 책이에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열광을 했다면, 제목으로보나 다룬 시대로 보나 로마인이야기의 후속편일 것만같은 이 책을 안사고는 못베겼을 듯 싶네요. 과연 로마인이야기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특유의 필력을 보여주리라 생각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실망스럽죠. 중세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지중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사라센 해적과 이슬람 세력의 발흥, 해양도시, 비잔티움 제국, 십자군 전쟁인데, 이 중에 십자군은 그 양이 너무 방대하다는 이유로 좀 많이 축약했고 해양도시에 대해서는 다른 책에서 다루었다는 이유로 넘어가고, 비잔티움 제국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없이 엑스트라로만 등장하고 이슬람 세력에 대해서도 별 언급없이 책 한권이 거의 이탈리아의 정세와 사라센 해적들의 이야기, 그리고 포로로 잡혀간 유럽인들을 구하는 이야기로 되어 있어요. 
이슬람 세력의 발흥에서도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이베리아 반도쪽 이야기는 별로 없고 그냥 사라센 해적들이 이탈리아를 공격하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버리고 후반부에서는 몇년에 무슨 기사단/수도회가 몇명을 구하고 그러면서 나오는 에피소드들 소개하고 있는데 로마인 이야기에서처럼 뭔가 짜임새를 가졌던 구조도 없고 그냥 연대기를 읽는듯한 느낌이 드네요.
물론 이 시기를 이렇게 다룬 책이 한권쯤 있는 것도 괜찮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좀달라서 좀 많이 아쉽네요.

이제 슬슬 낙엽이 지고, 떨어지는 가을이다.
흔히들 가을을 탄다,고 하는데 아마도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난 자연의 열기가 식으면서,
1년 농사의 결실을 거두고 이루고자했던 목적이 사라진 허전함 때문일까.
가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계절인 듯하다.
특히, 사랑, 삶, 인생이란 것을 생각하기에 이만큼 어울리는 계절이 있을까.

"사랑은 한줄의 고백으로 온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솔직히 말해, 사랑에 대해 생각하던 중 눈에띈 책 제목 때문이다.
사랑이란 뭐고..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진행되고.. 하는 문제들.

사랑이란 머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몸으로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성숙한 사랑이란 뜨거운 열정과 함께 그것을 성찰해볼 수 있는 머리도 필요하지 않을까.

책은 연애소설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한 연애담을 적어놓진 않았다.
사랑이란게 뭘까를 고민하고, 사랑인 것과 사랑 아닌 것,
남녀 사이의 진정한 사랑은 어떠해야할까를 고민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쏟아내고 있는데 
말투는 뜨거운 열정에 둘러싸여 있다기보단 너무 '가을'적이어서
일면으론 너무 차갑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도 사랑을 이렇게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떨어지는 낙엽과 붉은 저녁노을과,
거실 탁자에 놓인 쟈스민 차 한잔과, 브람스의 음악에 둘러싸여 읽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