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쉐프~"
이젠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단어다.
한 방송국의 월화드라마 탓인데..
파스타를 소재로 주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꽤 많은
사랑을 받으며 얼마 전 종영했다.
사실 드라마를 전부 보진 않았지만 감각적인 구성이나 이탈리아 요리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서 보는 즐거움을 안겨줬던 나름 괜찮은 드라마였다.
그렇게 파스타에 조금은 관심을 가질 때쯤 보통날의 파스타를 읽게 되었다
보통날의 파스타는 저자가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이탈리아 파스타 이야기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면모가 파스타에 숨어있다고 하는데 인구가 1,2만 명만 되어도
도시나 마을을 대표하는 파스타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 수만 가지의
특별한 파스타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파스타는 극히 한정적이다.
이탈리아의 파스타들이 전부 들어오지 않은 탓?
아니면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사랑받는 파스타만 만들어지는 탓?
이유야 어찌됐든 좀 더 다양한 파스타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고 중간 중간
레시피도 소개되어 눈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있으니 이 책 당분간은 여러 번 펴볼 것 같다.
다양한 파스타는 모양에 따라, 재료에 따라 나뉘는데 아무래도 가장 익숙한 건 스파게티인 것 같다.
전문 파스타 가게가 아닌 일반적인 피자가게에서도 흔히 메뉴에 오르는 것이 스파게티니까!!
책을 보다 재밌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내가 좋아하는 크림소스 스파게티, 더 자세히 말하자면 카르보나라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에선 카르보나라란 ’크림소스’와 동의어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카르보나라는 크림소스가 아니다.
공정도 복잡하지 않고, 들어가는 재료도 단순하다.
....
이탈리아에서 카르보나라를 먹은 한국인의 소감을 물어보면 대개는 인상을 싼다.
짜다, 뻑뻑하다, 누린내 난다... 좋은 소기가 안 나온다.
-p 87.89
오호라 이탈리아 요리는 간결하고 맛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처럼 면을 뒤덮는 소스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할 것 같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게 된다면 크림소스, 그러니까 카르보나라는 절대 시키지 않으리라!
또한 그곳에는 피클을 주는 가게가 거의 없다고 하니 이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탈리아의 파스타 이야기에 한창 빠져 읽고 있다 보면 소위 말하는 사진빨 잘 받은
파스타 사진과 파스타 레시피가 등장하는데 늦은 밤이나 새벽녘에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그 시간대에 읽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사진에 자극받아 잠재되어있는 식욕을 깨워 주섬주섬 무언갈
집어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테니 말이다.
그만큼 요리책 못지않게 맛깔스럽게 찍은 사진은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더불어 살이 늘어나는 소리, 청각적(?) 효과도 느낄 수 있다.
요리책만 보기엔 좀 아쉽고
그렇다고 글자만 좌르르 나열되어 있는걸 읽자니 뭔가 전문서적 같은 기분이 들어
거부감이 들 때! 이야기와 사진이 함께한 책은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는 장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날의 파스타 10점 만점에 8.9점주고 싶다.
너무 인색한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동안 내 늘어난 살들에 대한 혹독한 평가다 -.-
참, 맨 마지막페이지에 요리사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을 테스트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는데 소소한 재미가 있다.
그 결과가 궁금한자들이여 당장 해보도록!
물론 정확한건 아니니 재미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