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메라는 말이 한국으로 들어와 왕따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미미했던 이 악행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는 듯하다.

10대 왕따 학생 집단 폭행, 2년 내내 폭행, 직장 왕따 등등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기사 헤드라인을 지금도 적잖게 접할 수 있다.

어느 집단에서나 왕따가 존재하지만 가족 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왕따 대상이 나라면 얼마나 슬프고 우울할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것 같다.

그런데 여기 그 숨막히는 일상을 보내는 한 아이가 있다.

아스카는 12살의 어여쁜 아이지만 자신과 달리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오빠 나오토와

엄마 시즈요에겐 천덕꾸러기며 무관심의 대상이다.

생일날도 "태어나지 말았어야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말이다.

그로 인해 그 여린 아스카는 마음의 병을 앓기 시작하는데

이내 그 충격으로 말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비를 쫄딱 맞고 열이 펄펄 끓던 채로 기절한 아스카를 보며 자신의 잘못에 정신이 번쩍 든 나오토는

그때부터 아스카에게 힘을 주고자 물심양면으로 노력한다.

시즈요의 가시 돋친 말과 행동은 계속되고 있지만 말이다.

나오토의 도움으로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된 아스카.

아스카는 이때부터 변화하기 시작한다.

작은 생명에도 소중함을 느끼고 외조부모의 사랑이 전해져 마침내 아스카의 말문도 열리게 한다.

그러나 엄마 시즈요의 마음은 굳게 잠겨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쾌활하고 명랑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아이로 거듭난 아스카는

자신의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던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고

몸이 불편한 메구미를 진실된 마음으로 대하며 남다른 우정을 쌓아간다.

외할아버지와 메구미의 죽음으로 아스카는 많이 힘들어했지만 그로 인해 더 성숙한

아이로 거듭난다.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아빠와 냉랭하기만 했던 엄마 시즈요의 마음을 돌려놓을 정도로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은 아스카를 사랑하는 사람들, 아스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아스카의 생일을 축하하며 끝을 맺는다.

책을 읽는 초반부터 아스카의 아픔이 전해져 눈물이 나더니 끝은 아스카가 행복해져서 눈물이 났다.

아이와 부모 모두가 읽으면 좋을것 같은 책 해피버스데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목숨은 없고

불필요한 존재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세상을 살아가며 변화하는 것이지 그 생명 자체의 존엄성은 부정할 수 없음을 이 책은 전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의 마지막 해 피 버 스 데 이 !는  어떤 말보다 감동으로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