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중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
사실 그녀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많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왜냐하면, 그녀를 노벨문학상으로 이끌어준 작품 대지의 영향이 크다.

-빈농에서 시작해 대지주가 되는 왕룽의 이야기는 중국을 아주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가 당연히 중국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후 그녀는 사회 인권운동가로 활동하였는데
<펄 벅을 좋아하나요?> 의 작가 안치 민은 중국 정부로부터 그녀가 미국 문화 제국주의자라는
비난을 하라고 명령을 받는다.
그 후 맹렬히 그녀를 비난하던 안치 민은 1996년 시카고에서 우연히 읽게 된 대지를 읽고

펑펑 울다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펄 벅.
그녀를 떠올리면 늘 대지를 연관지어 생각한다.
그만큼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중국을 사랑한 그녀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교사 활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부모님 덕에 펄 벅은
어린 시절부터 중국에서 자라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겠다던 아버지는 중국인들과 동화되지 않고
확실히 서양인도 아닌 그렇다고 동양인도 아닌 채로 지내게 된다.
그런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지는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 펄은 결혼했지만
그 결혼생활은 불행했고 설상가상으로 펄의 딸 캐롤은 정신지체아였다.
밖으로 내도는 남편 때문에 그 고통은 배가 됐고 캐롤에 대한 죄책감으로 펄은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 책 <펄 벅을 좋아하나요?> 는 펄 벅의 어린 시절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묘사하고 있고 윌로우라는 친구를 만나
함께 자란 이야기, 평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윌로우와 함께 강둑을 거닐며 경극 호접몽의 한 대사를 마치 중국인처럼 외우던 펄을

보고 있노라니 그녀는 중국인이라는 표현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대를 향한 꿈이 나를 사로 잡았죠

이리저리 헤매다 마침내 당신을 찾았어요

다정하게 툇마루에 앉아서

당신이 부르는 달콤한 옛 노래를 듣네

문득 잠에서 깨보니

주변에는 아무도 없네요

환하게 빛나는 달빛이

시든 꽃잎을 비추어 주네요

당신은 저 먼 곳으로 떠나버린 것 같아요

- p77 호접몽의 한 부분

그리고 이 책은 당시의 중국사가 여실히 드러나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격정의 사회 변화를 겪으며 중국의 폭압 정치
펄 벅과 월로우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그녀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가슴이 찡해진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하나 숨어 있다.

그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을 통해 여자 펄 벅, 대지 작가의 펄 벅
그리고 재해석된 펄 벅을 만나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펄 벅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부천시에 펄 벅 박물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인데
우리가 얼마나 펄 벅을 사랑하고 그녀의 작품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