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첫 번째,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처세할 것인가?”, 두 번째, “운명은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처세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세 번째,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운도, 당신의 운명도 바뀐다.”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말이다. 지금껏 나는 첫 번째 질문을 다룬 책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언제 어디서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중요한 경험을 해왔다. 어린시절부터 학창시절, 군 생활, 사회생활, 친구와 선,후배, 직장 상사와 부하, 이웃, 지역사회의 무수히 많은 사람들.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처세할 것인가에 관한 자기개발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모두 성공학에 관한 것들이다.

 

이에 두 번째 문구인 운명은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처세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은 이 책 속에 나온다. 운명이란 말이 문구 앞에 놓여있으니 운명이 주어다. 다시말해 운명이 주인공인 셈이다. 결국 이 책은 운명학에 관한 책인 듯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주제로 한 시리즈로 천(天)을 주제로 한 <돈보다 운을 벌어라>와 지(地)를 주제로 한 <사는 곳이 운명이다>에 이어서 마지막 인(人)을 주제로 한 이 책 <사람이 운명이다>까지 나왔다.

 

그러나 나도 지금껏 살아오면서 항상 운명을 논할때면 “천-지-인 삼위일체”를 강조했었다. 인생을 논하거나 운명을 논하거나 길흉화복을 논할 때, 점괘를 보고자할 때면 늘 “천-지-인” 즉, 때와 장소와 사람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가 아니면 결코 좋은 운이 연결되지 않는다고. 사람의 운명은 아무 때나 되는게 아니며 하늘도 스스로 돕는자를 돕듯이 어떤 일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때와 장소와 누군가 인연의 끈이 잘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연의 끈을 연결시킬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데 그 누군가는 아무 때나 아무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게 아니다.

 

세 번째,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운도, 당신의 운명도 바뀐다.”는 말은 이 책 표지에 있는 문구다. 분명 두 번째와 세 번째 문구는 같은 문구처럼 보이지만 확연히 뭔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가 운명이 주인공이라면 세 번째는 나 또는 당신이 주인공이다. 즉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당신이 누구를 만나느냐?”,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 “당신의 운 - 행운이나 불행은 당신에게 달려있으며, 당신의 운명은 당신 스스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지않는다면 어떻게 내 운명을 누구에게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책 표지에 표현된 문구를 보는 순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 ‘천지인 시리즈’를 선물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은 두 번째 문구처럼 운명학에 관한 책이 아니다. 저자는 주역을 바탕으로 8괘와 64괘에 녹아있는 운명학 원리를 깨닫게 하고자 8괘에 녹아있는 사람의 성격, 8가지 인간형을 비롯하여 64괘에서 사람과 관련된 30여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고 난해하여 굳이 8괘와 64괘를 사례로 들어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왠만한 독자라면 별로 재미없어 할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8괘와 64괘의 기본원리를 소개하고 그것과 연계하여 논리를 전개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44가지 주제를 '귀한 인생, 천한 인생’, ‘누구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당신의 운명이 바뀐다’, ‘귀한 처세가 귀한 운명을 만든다’, ‘타고난 운명에 머물지 마라’ 등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저자는 “인생의 모든 길흉화복은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용 중에도 “우리 자신이 운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 책은 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세상을 산다는 것은 곧 사람을 만나 함께 한다는 뜻이다.“라는 글들이 눈에 띈다. 결국 이 책은 두 번째 문구와 같이 운명학에 관한 책이 아니라 세 번째 문구처럼 운을 만드는 방법, 즉 우리(나, 당신)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 요령, 길라잡이, 처세술을 가르치고 있다. 44시간 동안 ”앞으로 어떻게 운명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관한 저자의 재미있는 특강을 직접 경험해 볼 좋은 기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 칼 필레머는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이다. 2006년부터 인생의 모든 길을 걸어본 사람들의 축적된 경험과 조언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물려받아야 할 가장 빛나는 정신적 유산이라고 확신하고 기념비적인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코넬대학교 인류 유산 프로젝트’이다. 교수는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각계각층의 노인-현자들을 인터뷰한 방대한 자료들을 여러 사회과학적 도구로 철저한 검증을 거쳐 완성한 프로젝트 결과물이 바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라는 책이다. 전 세계 독자가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책으로 선택할 정도로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시켰다. 그래서 “세계를 감동시킨 코넬대학교 인류 유산 프로젝트”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게 되었다.

 

칼 필레머 교수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2011년부터 “세계를 감동시킨 코넬대학교 인류 유산 프로젝트 제2탄”을 시작하였다. 제1탄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 인생 70년 이상을 경험한 현자들로부터 삶의 전반적인 분야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아름다운 부부생활-결혼을 주제로 한다. 평균 40년 이상 부부생활을 경험한 700여 명의 현자들로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살아온 비결 아닌 비결을 찾아내었다. 그러나 책 표지에서 표현한 ‘또 하나의 위대한 인류 유산 프로젝트’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저자가 쓴 제1탄과 제2탄이 전 세계 독자들이 감동을 받을 정도로 위대한 인류 유산 프로젝트가 아니라 방대한 자료를 축적하였다는 것에서 이러한 표현이 나온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 내용으로 봐서는 결코 위대한 인류 유산 프로젝트는 너무 심하지 않나 싶다.

 

이 책은 사랑, 결혼, 관계에 대한 인생 선배님들의 생각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삶, 사랑 그리고 사람에 대한 30가지 지혜를 독자들에게 팁으로 제공한다. 이 30가지의 조언이 곧 이 책의 전부요, 이 책 전체의 핵심은 곧 이 30가지 충고라 할 수 있다. 총 30가지 조언을 6개씩 다섯 등분하여 1장 타인과 일생을 함께 한다는 것에서는 마음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라. 사랑한다면 더 똑똑해져라와 같은 조언을, 2장 함께 살아갈 날들을 위한 대화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하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다. 가까울수록 예의가 필요하다.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언제 말하느냐가 중요하다와 같은 조언을 제시한다.

 

3장 어두운 인생길에 서로가 등불 되어에서는 일과 가정 사이에는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각자 잘하는 일을 맡되 서로를 믿어라. 빚으로부터 벗어나라와 같은 충고를, 4장 혼자가 편한 내가 당신과 살아가는 이유에서는 절대 화난 채로 잠들지 마라.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와 같은 조언을,. 5장 함께 나이 들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에서는 조건 없이 존중하라.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져라. 무거울수록 가볍게 넘겨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죽는 날까지 서로 사랑하라와 같은 지혜를 제공한다.

 

이 책은 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살면서 수 많은 고민을 참고 이겨낸 삶의 지혜, 인생의 참된 지혜를 얻은 인생 선배님들의 부부생활에 대한 철학에 대하여 우리들에게 멘토로써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각 주제별로 주제에 맞는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과 충고를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 저자 칼 필레머 교수의 철학적 혜안과 삶, 사랑, 사람에 관하여 남다른 해법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새롭다. 그래서 나름 다른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부부생활, 결혼생활에 대한 인생 선배님들의 경이로운 발견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부부, 중반이후의 부부들에게도 권하겠다. 더 욕심이 있다면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 젊은 부부들에게, 필요하다면 앞으로 결혼 하게 될 젊은이들 모두에게 한번쯤은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책 『비열한 역사와의 결별, 징비록』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의미있는 책이다.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이 아닌 저자 나름대로의 징비록이 아닌가 싶다. 16~17세기 동아시아 국제 정세와 전쟁애 대한 최고 권위자라 할 수 있는 저자가 지금까지는 성웅 이순신 장군을 재조명한 것에 머물러 있다가 이번에는 같은 시대의 서애 류성룡을 재조명하게 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은 조선 선조때 오늘날 해군 참모총장인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전쟁중에 직접 쓴 「난중일기」를 기초로 한 것이다. 영화 명량이 2014년 7월 30일에 개봉되었고, 명량이란 책은 7월 14일에 발행되었다. 그러나 그 책은 영화 명량을 그대로 소설화한 것으로 책만 읽어도 영화를 본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 영화, 그 소설을 통해 임진왜란의 당시 상황과 명량대첩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었다.

 

반면, 서애 류성룡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징비록”은 KBS 광복7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로써 2015년 2월 14일에 첫방영 되었다. 시대적 배경은 난중일기와 동일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지만 징비록은 그 당시 영의정이며 최고지휘자인 도체찰사, 지금의 합참의장인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의 모든 상황과 직접 경험한 것을 전쟁이 끝난 후 후대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과 같은 일을 다시는 되풀이 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반성하는 의미로 저술한 것이다,

 

이 책은 드라마 징비록이 첫 방영 된 2015년 2월 14일에 발행되었다. 결국 영화 명량이 나오기 바로 전에 책이 나왔듯이 이 책이 드라마 징비록이 방영되는 날 발행된 것을 볼 때 이 책은 드마마 징비록과 나름 관련이 깊다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이 책을 모태로 출발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드라마의 첫 방송 내용과 이 책의 서두 부분이 우연치고는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는 것 또한 우연일까? 나는 드라마 첫부분을 보고나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이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을 소개하는 것처럼 책 제목과 내용 전개가 비슷한 듯하나 저자의 의도하는 바는 사뭇 다르듯이 드라마 징비록 역시 서애 류성룡이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이상이 아닐까? 아니 또 다른 목적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덮고나서 다시한번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전쟁기간 중의 전장상황과 국내, 국제 정치적 배경 등에 대하여 해군 참모총장 이순신 장군이 남쪽 바닷가에서 군사들과 백성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면서 바라본 시각과 합참의장 서애 류성룡이 한양에서 임금과 함께 행동하면서 바라본 시각이 어쩜 이토록 똑같을 수 있을까? 두 사람의 관계도 그렇지만 같은 시대에 같은 시각으로 작성된 책이 어쩜 이렇게 완벽하게 일치할 수 있을까 신기하기만하다. 후세에 두 사람의 책을 같은 시기에 재조명하는 책과 영화와 드라마가 나오게 된 이유는? 그 동기와 배경이 수상하다 아니할 수 없다.

 

드라마 징비록의 주인공은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로 잘 알려진 김상중씨다. 의심스러운 일이나 무엇인가 잘못된 일을 찾아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시청자들에게 문제의식과 해결방법의 틀, 마인드를 깨뜨린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다. KBS는 징비록이란 드라마를 통해 모든 시청자들에게 나름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와 드라마의 작가와 어떤 관계인지 KBS와는 또 어떤 관계인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그렇듯 이 책의 저자 또한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가 아닌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을 통해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도에 결코 잊어서는 안될 과거 일본에 대해 다시금 반성의 기회로 삼고, 현재의 일본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나아가 앞으로 일본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징비록과 지난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반복되어 진다는 역사의 진실 앞에 엄숙히 경고하고 있다. 저자의 깊은 역사의식과 일본에 대한 경고를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가 2013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니,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그날이 머지않았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