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쇠퇴했습니다. 줄여서 인쇠는 흔히들 쓰는 말로 치유계(격한 사건이나 음모, 충격적인 반전은 커녕, 일상적인 사랑이나 우정, 그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을 배제한 소설)의 소설이건만, 보통 지루하며 잔잔하기 마련인 치유계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라지만 필자는 치유계라는 말을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설명하기 편하니까<-)

우선 충격적이다면 충격적인 제목. 내용도 말 그대로 신 인류(요정)이 구 인류(인간)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구 인류가 되어버린 인간은 점점 쇠퇴해간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치유계 소설인 만큼 핵전쟁으로 황폐화된 도시, 자연파괴를 일삼아 뒤틀어진 생태계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어떠한' 사건에 의해 정보의 단절이 이뤄지고, 그로 인해 국가와 같은 기본적인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오게 되는 자연적인 도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물론이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도 요정과의 전쟁은 커녕 문화적 충돌마저도 배재되어 있다. 일어나는 사건도 읽다보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잔잔한 사건이나 가끔씩 폭소하게 만드는 코미디 요소들이 전부이다.

인쇠는 그야말로 어디 하나 트집 잡을 곳 없는 치유계 소설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충격적인 제목이 눈길을 끈다. 총 몇권으로 완결될지는 모르나, 뒤에는 대체 어떠한 내용이 있는 것일까? 이대로 쇠퇴하는 것인가. 아니면 신 인류와의 조화를 통해 공존하는 스토리가 될 것인가... 4권까지 읽은 지금도 가끔 책 표지를 보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흠이라고 잡기는 어려우나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째. 이 책은 아동용이다. 작가후기에도 나오지만 작가인 다나카 로미오씨가 아동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고 하는데, 정녕 책 안의 내용 일부분은 아동으로써 이해가기 어려운 내용이 나온다. 인류 생태학이니 뭐니. 전문수준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아동이 이해가는 다소 어려운. ...어찌보면 10대 후반의 아이들(?)이 읽을 만한 내용이 나온다.

둘째. 신 인류로 조명한 요정의 이야기가 부족하다. 물론 이것은 아직 4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일단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요정과 연관되어있다. 하지만, 정작 요정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요정의 말썽에 의해 일어나는 '인간'의 모험이라던가, 요정의 장난에 의해 일어나는 '인간'의 우여곡절. 등등. 신 인류로써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에 설명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기사, 아동용이라 그런것은 필요없으려나?.

유치원의 하루 일과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각 유치원마다 시간 배분은 물론 표기 용어도 모두 다르니 대강의 흐름만 참고하세요.

시간	활동
9 : 30	등원, 인사하기
9 : 40~10 : 30	자유선택활동
10 : 30~10 : 40	정리정돈, 화장실 다녀오기
10 : 40~11 : 00	간식
11 : 00~11 : 40	실외 놀이
11 : 40~11 : 50	실외 놀이 정돈, 이동 후 손 씻기
11 : 50~12 : 20	대집단 활동
12 : 20~1 : 10	점심 준비 및 식사
1 : 10~2 : 00	오후 자유선택활동 또는 소집단 활동
2 : 00~2 : 15	오후 대집단 활동 또는 자유선택활동
2 : 15~2 : 30	정리정돈 후 귀가 인사

┃등원, 인사하기┃

아이들이 유치원에 도착하면 교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때 당연히 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겠지요. 인사를 나누는 장소는 유치원에 따라 마당, 현관, 교실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교사가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갖지만, 교실 안에 다 같이 모여 앉아 노래로 인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교사는 그날 아이들의 건강 상태나 기분 및 출결 상황을 확인하고, 아이들이 옷을 벗고 자기 물건을 정돈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자유선택활동┃

교실의 각 흥미 영역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활동을 하는 시간입니다. 흔히 엄마들은 교사가 알림장을 확인하거나 다른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아이들을 그냥 놀려두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이 아주 많은 것들을 효과적으로 배우는 제일 중요한 시간입니다. 저는 하루 일과표에 50분을 배정해 두었는데, 자유선택활동을 중시해서 제대로 운영하는 유치원의 경우 1시간 30분에서 2시간까지 배정합니다. 부모들의 눈치를 보느라 최근에는 30~40분 정도로 줄이고 대집단 활동이나 소집단 활동을 늘리는 유치원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리정돈, 화장실 다녀오기┃

정리정돈은 유아기에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생활 습관이므로 모든 아이들이 함께 치우는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화장실은 아이들이 어릴수록 언제든 자유롭게 갈 수 있지만, 유치원에 다니면서 때론 미리 화장실에 다녀온 뒤 다른 활동에 집중하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간식┃

아이들에게는 영양상 간식이 필요하지요. 요즘은 부모가 늦게 퇴근해서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이 많아 아침밥을 못 먹기 일쑤라 오전 간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간식을 먹는 시간이나 양은 아이들이 집에서 아침을 먹고 오는지, 점심시간은 언제인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실외 놀이┃

신체 활동뿐 아니라 실내에서의 긴장을 풀어내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부모들은 이 시간도 집 앞 놀이터에 나가 뛰어노는 시간과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치원의 실외 놀이를 유심히 관찰해 보면, 많은 아이들이 섞여 놀면서도 안전사고가 훨씬 덜하고 몇몇 아이들끼리 나름의 규칙과 순서가 있는 놀이들을 만들어 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놀기, 차례 지키기, 아이들과 합의해 만든 놀이 규칙 지키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교사가 늘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실외 놀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이 시간도 최근에는 부모들의 이해 부족으로 체육 교사를 따로 불러서 다 같이 뭔가를 배우거나 해보는 식으로 운영하는가 하면, 20분 내외만 배분해서 자투리 시간처럼 생각하게 되는 실정입니다. 실외 놀이 공간이 부족한 기관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문제고요.
실외 놀이가 끝난 뒤에는 곳곳에 흩어져 놀던 아이들을 모으고, 함께 치우고, 다시 교실로 들어와 손을 씻은 후 다음 활동을 준비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활동적으로 놀다 보니 얌전히 말을 듣지 않아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대집단 활동┃

유치원에 따라서는 대집단 활동을 한 뒤 실외 놀이를 하기도 하고, 실외 놀이를 한 뒤에 대집단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대집단 활동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게 느껴지신다는 엄마들이 많은데, 말 그대로 아이들이 모두 함께 모여서 하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다 같이 모여서 같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도 있고, 어떤 지식이나 활동은 모두 함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어서 대집단 활동 시간은 꼭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을 주제로 진행할 때 아이들에게 ‘가족마다 구성원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려면, 전부 한자리에 모였을 때 상이네 집 이야기도 듣고 종수네 집 이야기도 들어보면서 비교하면 쉽습니다. 또한 책 읽기, 노래 부르기와 같은 활동을 자유선택활동으로만 제공하면 어떤 아이들은 전혀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모두 모였을 때 교사가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식으로 대집단 활동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유치원에 처음 온 5세 아이들은 10분 정도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해도 큰 성공입니다. 많은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억지로 30분 이상씩 앉혀놓는데, 실제로 5~10분이 지난 뒤에는 “지희야, 그렇게 누우면 옆 친구가 불편하겠다”, “두리야, 여기 보자”, “영식아, 그렇게 일어나서 돌아다니는 것 아니야. 지금은 자리에 와서 앉아”라는 말을 하다가 시간이 다 갑니다. 잘 앉아 있는 아이들은 그 때문에 더욱 지루해지고, 잘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은 교사에게 지적받고 잔소리를 많이 듣게 되어 자기 존중감이 떨어질 수 있지요. 그런데도 다 같이 앉아서 뭔가를 해야만 아이들이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 때문에 점점 대집단 활동 시간이 길어지는 추세입니다.

┃점심 준비 및 식사┃

영양과 식습관도 중요하지만 내 손으로 점심 준비와 정돈도 조금씩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에서는 할 생각도 안 하던 일을 유치원에서 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순전히 아이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기로 보느냐의 시각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 일에 익숙하지 않아 잘 못하지만,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실수할 기회를 주면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의젓한 모습을 보입니다. 혼자 먹기, 스스로 식판과 수저 정리하기 등을 점점 잘해내면서 아이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오후 일과┃

오후의 일과는 기관에 따라 차이가 많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오전보다 융통성 있게 운영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은 많은 친구들과 흥분해서 놀다 보니 더 피곤해지기도 하고, 아이 나름으로는 집에서보다 많은 일들을 스스로 하면서 신경을 쓰기 때문에 피로감을 쉽게 느끼기도 하고, 왁자지껄한 곳에서 몇 시간씩 지내는 일이 힘들기도 합니다. 그냥 재미있게 노는 것이 뭐가 피곤하냐고 말씀하시는 엄마들이 많은데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지요. 점심 이후에는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자기 상태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편이 좋습니다. 대부분은 오후에도 대집단 활동이나 소집단 활동 중 한 가지를 잠깐씩 하게 됩니다.
소집단 활동은 아이들이 소그룹으로 모여서 활동하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자유선택활동보다는 좀더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함께하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어떤 주제로 함께 책을 만들거나 각자 아빠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은 교사가 옆에서 챙겨줄 필요가 있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한꺼번에 그 같은 활동을 하기는 힘듭니다. 이럴 때 그룹을 나눠 한 그룹이 먼저 편지 쓰기를 하는 동안 나머지 그룹의 아이들은 다른 활동을 합니다. 시간이 되면 서로 바꿔서 활동하는 식으로 소집단 활동은 진행됩니다. 때론 대집단 활동처럼 모든 아이들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아이들이 함께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소집단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 활동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은 다른 활동을 할 자유를 줄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정리정돈 후 귀가┃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아이들과 그날을 돌아보면서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내일은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갖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이런 습관들이 몸에 배면 아이들은 자기가 한 일에 대해 평가해 보고 그 결과를 다음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게 됩니다.

지금까지 유치원의 하루 일과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유치원에서 하루 일과를 계획할 때는 개별 활동과 집단 활동이 균형을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 같이, 혹은 교사의 주도로 배우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유아기에 더 중요한 것은 혼자서 스스로 배우는 시간이니까요. 또한 때론 혼자 하고 때론 같이하는 다양한 형태의 활동들이 유아의 흥미를 유지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유치원에서는 아이가 교사와 상호작용을 해야 잘 배웠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교사와 함께하는 상호작용, 아이들끼리의 상호작용, 그리고 아이 혼자 교구나 놀잇감과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모두 들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유치원 아이들의 발달과 학습의 기본 요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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